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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20대 학·연 학생 뇌경색으로 쓰러져… “지도교수 갑질” 주장

농진청 학∙연협동연구 석사과정 학생 쓰러져 중환자실 입원
가족들 "지도교수의 과도한 업무, 언어폭력 등이 원인" 주장
농진청 "일반적 독려 수준, 갑질은 아냐"⋯산재 처리 등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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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전경. 전북일보 자료사진.

“아이한테 미안해 죽을 것 같아요. 아이가 힘들다고 SOS를 몇 번이나 쳤는데, 조금만 조금만(버텨보자) 하다가 이렇게 된 것 같아요. 미안하고 불쌍해 미치겠어요.”

농촌진흥청 학∙연협동연구 석사과정으로 수련 중이던 A씨(25)의 어머니 말이다. 20대 초중반의 건강했던 청년은 지난 4월 뇌경색으로 쓰러져 중환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A씨의 가족은 농촌진흥청 소속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사인 지도교수 B씨의 과도한 업무 지시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A씨는 학∙연학생 신분으로 지난 2020년 9월부터 농촌진흥청 소속 국립농업과학원에 출근했다. 학∙연과정은 농진청과 대학이 공동으로 설치∙운영하는 농업과학분야 석∙박사학위 과정이다. 이론과 응용력을 겸비한 연구개발 인력 양성이 목적으로, 농진청과 대학에서 실습과 교육이 이뤄진다.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하려는 학생 입장에서도 연구 수련 과정에서 일정 금액의 연구수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이른바 '부모 손 벌리지 않고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농진청으로, 수요일 하루는 대학을 찾으며 석사 학위논문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 4월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져 어머니와 함께 병원을 찾았고, 그날부터 현재까지 중환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척추 혈관 손상에 의한 뇌경색. A씨 가족에 따르면 현재 의식은 회복한 상태지만, 향후 회복돼 퇴원해도 장애를 갖고 살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 A씨가 스트레스와 어깨 뭉침 등은 지속해서 호소했고, 지난해에는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한 황달 증상이, 올해는 탈모 증상까지 나타났다는 것이 가족의 설명이다.

가족들은 외동딸의 청천벽력 같은 일에 분노만 차오르는 상황으로, 지도교수 B씨의 '갑질' 을 지적하고 있다.

2020년부터 지도교수의 업무 지시와 관련해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는 게 A씨 가족과 지인들의 설명이다. 친구와 나눈 메시지 기록과 가족과의 통화, 가족이 확보한 친구들의 진술서 등에서도 A씨는 B씨에 대한 스트레스 및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 어머니는 "벌레조차 잘 잡지 못하는 아이가 참다 못해 스트레스로 쓰러졌다. 권위를 가지고 갑질하면 안되는 것 아니냐"면서 "다른 학생들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지면 안된다. 꼭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갑질 의혹과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학위 논문 작성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있을 수는 있어도 지도는 통상적인 상황이고, 일반적인 독려 수준이었다는 것. 다만, 현재 해당 사안과 관련해 청장 보고는 즉각 이뤄졌고, 산재 처리와 관련한 가족 측의 요청이 있어 신청 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지도교수 B씨는 "함께 연구 활동을 했던 학생이기 때문에 마음이 너무 아파서 무엇이라 표현하기 어렵다"면서 "그동안 서로 대화하는 과정에서 부당함을 말하는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모님 입장에서도 상당히 마음이 아프실 것이고, 어떻게 위로를 해도 말이 부족할 것 같다. 빨리 회복할 수 있길 기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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