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저류시설이 전북지역에 턱 없이 부족하지만 도내 각 지자체는 우수저류시설 확충에 미적거리고 있다. 수십 년에 한 번 사용을 위해 만든다는 것에 대한 의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데 몇 십년에 한 번꼴로 사용을 하는 시설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서 “악취도 풍기고, 공간자체를 많이 차지하다보니 주민들의 반대도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다른 국가도 상황은 같을까.
프랑스의 경우 도로나 운동장 밑에 대형 물탱크를 만들어서 100년 빈도의 강우에 대비한다. 저장된 물을 폭염이 있거나 가뭄이 닥쳤을 때 활용하기도 한다. 미국도 운동장 지하 등에 저류 시설을 만들어 많은양의 비가 내릴 경우 저장했다가 방류한다.
일본 도쿄는 1988년부터 2005년까지 1015억 엔(약 1조 4600억 원)을 투입해 지하 43m 지점에 대규모 터널을 지었다. 폭우가 내리면 넘치는 물을 터널에 가둬 놓은 뒤 이후에 물을 방류한다. 유사 시에는 방공호로도 활용하기도 한다. 일본 사이타마현에도 상하폭 최대 18m, 길이 6.3㎞의 배수 터널이 건설되어 있기도 하다. 연평균 강수량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은 말레이시아의 경우도 터널 양쪽에 각각 140만 톤, 60만 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저장소를 구비하고 있다. 터널은 평소 차량으로 사용되다고 비가 많이오면 차량 통행을 막고 빗물저장소로 전환된다.
많은 비로 인해 침수피해를 막기 위한 한 방법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대형 우수저류시설을 확보해 침수피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단순 우수저류시설이 아닌 다용도 우수저류시설로 활용해야 한다고도 조언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안전이라는 것은 몇 십년이든 100년이든 단 한 번의 인명‧재산피해를 막기 위해 설치하는 것”이라며 “경제적인 개념으로 접근한다면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상기후는 계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시간당 100㎜ 이상의 폭우도 대비해야 한다”며 “대형 우수저류시설 확보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해경 전북대 건축공학과 교수도 “대형 우수저류시설을 지으면 많은 면적이 필요한 만큼 지하에 저류시설을 만들고 지상토지는 공원이나 주차장 등 공영시설을 만들면 된다”면서 “일본 등과 같이 우수저류시설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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