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이 6일 도내 대표 미제 사건 중 하나인 ‘전주 백선기 경사 피살 사건’의 '스모킹 건(유력증거물)'인 분실 총기를 찾아내면서 20년 넘게 미제였던 사건이 해결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너진 공권력’, 백 경사 피살 사건
전주 백 경사 피살 사건은 지난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9월20일 새벽 0시50분께 지금은 사라진 전주시 금암2파출소에서 백선기(당시 54세) 경사가 숨진 채 동료에 의해 발견됐다.
백 경사는 당시 목과 가슴 6곳이 흉기에 찔려 쓰러져 있었다. 또 소지하고 있던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이 장전된 38구경 권총이 사라진 상태였다.
경찰은 전과자와 인근 불량배, 정신이상자 등 300여 명을 용의선상에 두고 수사를 벌였다. 1만6000명이상 탐문 수사를 벌이기도 했다. 특히 사라진 총기가 2차 범행에 사용될 수 있어 전주 시내 곳곳에 무장병력을 배치했고, 수시로 검문도 실시했다.
그러던 중 경찰은 사건 발생 넉 달이 지난 2003년 1월 20일 20대 초반의 용의자 3명을 절도 혐의로 검거한다.
이들은 조사과정에서 백 경사 사건과 관련 있음을 자백했다. 진술 내용에 의하면 피살사건 넉 달 전 용의자 3명은 무면허 오토바이를 타다 백 경사에게 적발됐다.
이후 압수된 오토바이를 돌려받기 위해 경찰서로 향한 이들은 실랑이 과정에서 백 경사를 살해하고 권총까지 탈취했다고 진술했다.
사건이 해결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경찰이 직접 물증인 권총과 범행에 사용된 흉기를 찾지 못하면서 용의자들은 진술을 뒤집었다.
용의자들은 사건 발생 시간에 현장에 있지 않았다는 알리바이를 밝히고 자백 진술이 강압에 의한 허위자백이었다고 주장했다. 파출소 내부 비디오 녹화방식 폐쇄회로 (CC)TV는 작동되지 않아 화면 증거도 없었다.
또 주범격인 용의자 1명이 군에 입대하면서 살인 혐의로는 기소되지 못했고 절도 혐의로만 2개월 정도 복역한 뒤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결국 경찰은 사건 용의자와 사라진 권총을 찾지 못한 채 수사본부를 해체했고 이는 전북 경찰 대표적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확보된 증거물 감식, 피의자 수사 본격화할 듯
사건 발생이후 경찰은 사라진 권총과 범행에 사용된 흉기를 찾는데 사활을 걸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다 20년 만에 사라졌던 백 경사의 권총을 울산에서 찾아내면서 수사가 새국면을 맞게 됐다.
지난주쯤 "20여년 전 백 경사 피살 사건 당시 현장에서 사라진 총기를 범인으로부터 건네 받아 직접 숨겼다"‘는 건설 현장 노동자의 첩보를 확보한 경찰은 철거를 앞둔 울산의 한 숙박업소 천장에서 권총을 발견했다.
해당 총기는 일련번호 조회 결과 숨진 백 경사가 소지하고 있던 권총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세월이 지났지만 권총내 지문과 DNA 확보등 감식에 주력하고 있고, 노동자의 진술에 나온 범인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백 경사 피살 사건이 발생하기 전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께 발생한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사건은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주차장에서 현금 수송용 가방을 운반하던 은행 출납과장(당시 45세)을 권총으로 살해한 뒤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갖고 도주한 사건이다.
당시 범인 2명은 범행 두 달 전인 10월 15일 대덕구 송촌동 일대에서 도보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은 뒤 권총을 탈취하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백 경사 피살 사건과 대전 강도 살인 사건 모두 경찰 권총이 핵심 증거물이었던 만큼 전북경찰은 사건 해결을 위해 조만간 피의자에 대한 특정과 더불어 조사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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