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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기사

담임부터 자유학기제, 고교학점제, 수업계획까지 과중 업무 맡는 교사들

정부, 줄어드는 학생 수와 비례해 교사 수 정원 감축 기조
전북서도 교사 초중고 200여 명 감축에 따라 교사 업무 과중
전북도교육청 “기간제 교사 채용 등 대책으로 교사 업무 낮추는 방안 등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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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북일보DB

#1. 전북지역 면 단위의 작은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A씨는 담임업무와 선생님들의 시간표를 짜는 수업계, 자유학기제 운용 및 계획까지 전담하고 있다. 그 외에도 A씨가 전담한 업무를 합치면 총 6개에 달한다. A씨에게 업무가 집중된 이유 중 하나는 학교 내 교사 수가 줄어들면서 대체자가 없기 때문이다.

#2.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일반사회 교사 B씨는 주말에도 카페에 앉아 지리와 경제 과목을 공부한다. 교사 인원 감축 이후 새로운 선생님을 뽑을 여력이 없어 B씨가 타 과목 수업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B씨는 이외에도 담임교사와 고교학점제를 담당하고 있다.

일선 교사들이 지쳐가고 있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전북지역 공립 중등 임용고시 선발 경쟁률은 9.47대 1로 297명의 교원을 선발하는 시험에 2813명의 수험생이 응시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들어간 학교 현장에서 이들이 마주한 것은 엄청난 양의 행정업무다.

지난해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공립 교원 정원을 3000명 줄이기로 결정, 이에 전북도교육청 역시 올해부터 200여 명의 교사를 감축했다.

중학교는 자유학기제, 고등학교는 고교학점제 등 다양한 교육 제도가 도입되면서 교사의 업무가 다변화되고 있지만 교사 수는 감축되는 모순적인 상황이다. 교사 수가 부족한 농어촌학교는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

처리해야 하는 행정업무량은 학교 규모와 관계없이 비슷하지만 교사 수가 적기 때문에 3~4명이 해야 할 업무가 1명에게 주어지고 있다는 것이 교사들의 목소리다.

보통 담임교사를 하면 과도한 행정 업무를 배정하지 않는 것이 관례이지만 교사 수가 줄면서 담임교사들은 담임 업무 외에도 자유학기제·고교학점제, 수업계획 등이 몰리는 상황이다.

여기에 학교 교사가 줄어들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 타 학교 교사를 파견, 그로 인한 업무 공백을 남아 있는 교사들이 다시 채워야 해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만약 교사 파견을 받을 수 없는 학교일 경우 남아있는 교사가 전공 외 과목을 공부해 학생을 가르쳐야 하는 상황도 있다.

이와 관련해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한시적 정원 외 기간제 교사 318명을 고용해 업무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며 “교육부에 소규모 학교도 유지되어야 하는 현실을 반영해 학생 수가 아닌 학급 수로 교원 수를 반영해 달라고 요구 중”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교육 당국이 추진하려는 행정 혁신 추진이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소규모 학교의 월급관리와 각 학교 전산망 설치 업무 등 교육지원청에서 한 번에 처리하면 될 일을 학교별 담당교사들이 하고 있다”며 “도교육청에서 직종별업무표준안을 제정해 전산직 교육행정직을 뽑아 각 교육지청에 배치해 교사의 행정업무 부담을 덜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 근본적으로는 10명 이하의 학교는 신속히 통폐합을 이뤄 학생들의 학습 효과와 사회성을 기르고 과밀학급에 교사를 더 배치하여 학생과 교사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송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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