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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43주년] 광주 민주묘지·전일빌딩 가보니⋯'피 끊는 항쟁' 생생

광주전남기자협회주관 5·18민주역사기행 진행
연대하는 역사⋯전북 관련 콘텐츠 개발 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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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빌딩245에서 한국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이 해설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송은현 기자

43주년 5·18민주화운동을 일주일 앞둔 지난 12일 오전 10시에 찾은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화창한 5월의 푸르른 날씨는 그날의 아픔과 상반돼 가슴이 더욱 아려왔다.

1980년 5월 18일을 기억하기 위해 민주묘지를 찾은 학생, 시민 등의 얼굴에는 엄숙함이 가득했다.

이날 기자도 전국에서 모인 한국기자협회 소속 기자 40여 명과 민주의문 아래에서 두 손을 가지런히 포갠 채 엄숙한 마음으로 차례를 기다렸다.

이후 추모 순서 차례가 되자 모두 하늘 높이 솟은 추모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전까지만 해도 묘역에 안장된 이들에 대해 얕은 ‘지식’으로 추모했던 마음가짐이 한 걸음, 한 걸음 뗄 때마다 말할 수 없는 무거운 ‘감정’으로 바뀌며 마음을 짓눌렀다. 

나란히 누워있는 희생자들의 묘비에는 그들의 배우자 혹은 자녀, 부모님들이 남긴 그들을 향한 마음이 적혀 있었다.

기자로서 이들이 계엄군의 총알과 곤봉 아래 짓밟히는 모습을 두 눈 똑바로 봤음에도 단 한 줄 싣지 못해 붓을 내려놓았던 선배 기자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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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광주일보 건물이었던 전일빌딩245에는 시민들을 향해 헬기 사격을 했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있다./사진=송은현 기자

이어 무고한 시민들을 향해 계엄군이 무차별 헬기 사격을 했던 장소인 동구 금남로 245 전일빌딩을 찾았다.

빌딩 외벽 곳곳에는 헬기 사격의 탄흔들이 보여 그날의 참상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어둡고 치열했던 과거로 돌아가듯 빌딩 내 계단을 통해 헬기 사격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진 전시실에 도착하자 묘역에서는 느낄 수 없던 그날의 생생함이 전해져 왔다. 

총 270군데 탄흔을 간직하고 있는 이곳에서 마지막까지 계엄군에 저항했던 이들과 함께 나란히 서봤다.

43년 전 그날을 겪지 못한 기자가 그날을 기억하게 만드는 알 수 없는 힘이 있었던 공간이었다.

5·18을 기억하는 것을 넘어 생생하게 살려내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그리고 그날을 왜곡하고 부정하려는 이들과 맞서는 장소였다.

특히 5·18을 콘텐츠화해 모든 이들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과 노력이 돋보였다.

김철원 광주MBC 취재팀장은 "지금까지 ‘알리는 것’에 치중돼 있던 5·18을 언론이 앞장서 ‘연대하는’ 5·18로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5·18 유족들이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등 사회의 아픔을 보듬어 가는 등 모든 과정에 5·18과 광주가 함께 해 우리 사회 곳곳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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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3월 전남 담양군 고서면 성산마을에서 전두환과 이순자가 숙박한 기념으로 남긴 기념비석으로 '전두환 대통령 각하 내외분 민박마을' 이라고 써 있다. 민주화 이후인 1989년 전남 담양에서 민주화 열사들이 묻힌 망월공원묘지로 가져와 비석을 부순 후 참배객들이 비석을 밟고 갈 수 있도록 땅에 묻었다./사진=송은현 기자

전북 역시 5·18 첫 희생자인 이세종 열사부터 근대화 속 모든 민중항쟁의 기원인 동학농민혁명 등이 있다.

최근 이세종 열사 추모비 건립과 더불어 동학농민운동 사적지들을 조명하는 등 이들을 부각하기 위한 지역사회의 노력이 이어져 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들을 기억하는 것에 머무는 것은 아닌가 싶었다. 아니 기억조차도 ‘우리’만 기억하는 단계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광주가 5·18을 대하는 모습을 통해 전북이 이세종 열사와 동학농민운동을 어떤 방식으로 기억해 나가고 발전시켜 한국 사회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게 할 것인지 지역사회의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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