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전력이 24일 오후 1시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도쿄전력은 이날부터 17일 동안 하루 460t씩 총 7800t의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바다로 방류할 예정이다. 내년 3월까지는 전체 오염수의 2.3%에 해당하는 3만1200t을 방류할 계획이다.
이번 방류는 일본 정부가 지난 2021년 4월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기로 결정한 후 2년 4개월만이다. 주변국과 태평양 연안국가의 시민사회단체 뿐만 아니라 자국민들의 반발에도 방류를 강행했다.
원전오염수가 바다에 쏟아지기 시작한 이날 불안감은 이미 전북지역에 도달해 있었다.
오염수 방류 개시 후 만난 수산물 업자와 식당 업주들은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이겨내고 생업을 이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다.
효자동에서 횟집을 하는 박기철 씨(57)는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에 버려지면 사람들이 회를 먹으러 오겠냐”며 “앞으로 1년이고 2년이고 기다리면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버틸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고 답답한 심정을 밝혔다.
10여 년째 전주중앙시장에서 수산물을 판매하는 정모 씨(67)도 걱정이 앞서는 건 마찬가지.
정 씨는 “안 그래도 시장 찾는 사람도 줄어가는데 우리 같이 물고기 가져다 파는 사람들은 그냥 죽으라는 거다”며 “적어도 방류를 할 거면 사람들이 해산물을 먹어도 안전하다고 안심은 시켜놓고 방류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전주 명물로 알려진 종합경기장 인근 튀김집 사장님의 근심도 깊어져만 갔다.
32년째 튀김집을 운영하는 이희순 씨(63)는 “오징어튀김이 제일 많이 나가는데 너도나도 방류 전부터 물량을 확보하느라 오징어가 없다”며 “바다에 오염수까지 방류가 되면 앞으로 오징어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은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을 야기하고 있었다.
회사원 김대건 씨(31·평화동)는 “조금 있으면 명절인데 차례상에 올라갈 수산물을 미리 사둬야 하나 고민이다”면서 “건강에 영향에 미칠까 걱정돼 당분간은 수산물 소비를 지양할 것 같다”고 밝혔다.
주부 안모 씨(48·풍남동)도 “앞으로 평생 수산물을 안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인데 걱정이 크다”고 답했다.
전북지역 시민단체들도 오염수 방류에 반발하면서 행동에 나서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방류 2시간 전인 오전 11시께 전주시 풍남동 국민의힘 전북도당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대표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만 부각시키며, 바닷물로 희석해 기준치 이하로 농도를 낮추면 환경에 영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최종적으로 해양에 버려지는 방사성 물질의 총량에는 변함이 없고, 비단 삼중수소 외에도 반감기(방사선 물질의 양이 처음의 반으로 줄어드는데 걸리는 시간)가 긴 탄소14(반감기 5730년)와 아이오딘129(반감기 1570만년)도 포함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류는 이제 시작일 뿐 앞으로 30년 간 진행될 예정이다”며 “우리 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오염수 방류를 하루 빨리 중단시켜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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