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충경로 및 웨딩의거리 일대 불법 노상적치물에 인도 실종
하루에만 관련 민원 10건 이상, 완산구 "전주시와 논의해 적극 단속 예정"
"인도로는 아예 통행이 어려워요. 이곳을 지나는 시민과 주민들은 다 차로로 걸어 다니고 있어요.”
9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충경로. 자연스레 차로로 통행하고 있는 김모 씨(32)는 상가가 무단으로 인도에 내놓은 노상적치물을 가리키며 이런 말을 건넸다. 그는 "생계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정도가 심하다"며 "차량이 다니지 않는 길도 아니라 위험한 상황인데도 몇 년째 그대로다. 구청에선 뭘 하는 건가 싶다"고 토로했다.
이날 충경로를 비롯해 객리단길, 웨딩의 거리 일대 인도는 상가에서 내놓은 상품 진열대와 입간판 등에 가려져 있었다. 여기에 불법 주차한 차량까지 뒤섞여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인도의 존재조차 모른 채 당연하다는 듯 차로로 통행하는 모습이었다.
많은 방문객이 몰리는 전주 대표 관광지 한옥마을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주말새 태조로를 지나 경기전 뒤편 은행로 일대에 이르자 한복대여점과 카페, 점집 등이 인도에 버젓이 적치물을 늘어놓고 있었다. 특히 은행로에 자리한 한 전동차대여업체는 좁은 일방통행로에 5m가 넘는 애드벌룬을 설치해 행인들의 통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전주 구도심 일대 상가들이 불법 노상적치물을 인도에 펼쳐놓으면서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할 구청인 완산구는 개선을 위한 주기적인 단속에 나서지 않고 있어 행정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완산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8월 특별단속반을 구성해 16일간 구도심을 비롯한 관내 불법 노점상 및 노상적치물 정비에 나섰다. 적치물이 인도를 불법 점유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을 선제 조치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단속은 인력의 한계로 일회성에 그쳤다. 여전히 구도심에서 불법 노상적치물 관련 신고는 하루에만 10건이 넘는 등 계속되고 있다.
이미 현장 주민들 사이에서 관련 문제는 해묵은 골칫거리로 자리 잡은 실정이다.
충경로에서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지연 씨(36)는 "인도까지 영역을 확장한 일부 상가들로 인해 인파가 몰리는 주말마다 차량과 행인들 간에 고성이 오가거나 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광경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며 "제대로 된 단속이 없으니 다른 상인들이 인도를 자기네 소유물인 줄 아는 것 같다. 구청에서 하루빨리 조치해줬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완산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노상적치물로 인한 도로 점유가 문제시되고 있는 사실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구도심 일대의 쾌적한 가로환경 조성과 주민 안전을 위해 전주시와 담당 인력에 대한 확충을 논의하고 적극 단속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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