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서 교통범죄수사팀, 지난 광복절 무면허 폭주족 일당 10명 전원 검거
폭주족 전원 검거 이례적…75일간 이어진 교통팀 끈질긴 수사 집념 덕분
박완근 교통범죄수사팀장 "시민 안전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
 
   "이미 자기들 사이에서 '경찰은 우리를 못잡는다'라는 인식이 박혀있으니 갈수록 대담해지죠. 그걸 깨고 싶었어요."
도심에서 난폭운전을 일삼던 폭주족 일당 10명을 일망타진한 익산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박완근 경감의 말이다. 오토바이 번호판을 제거하거나 헬멧 등으로 얼굴을 가린 폭주족들은 신원을 특정하기 어려워 전원 검거는 이례적인 일이다.
경찰관들의 검거에 대한 집념과 끈질긴 추적으로 추가 범행을 막을 수 있었다는 평이 나온다. 익산서 교통범죄수사팀을 만나 그날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봤다.
지난 7월 23일 오전 5시. 고요했던 교통범죄수사팀 사무실에 다급한 112 지령 전화가 울렸다.
박 경감은 "원광대학교병원 앞 도로에서 폭주족 때문에 운전하기가 겁난다는 신고가 6건 넘게 접수됐다"며 "현장에 나가보니 폭주족 일당 5명이 시속 200㎞ 이상 달리며 난폭운전을 일삼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미 폭주족 일당들은 경찰이 자신들을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해 더욱 대범해져 있었다는 게 박 경감의 설명이다. 대부분이 얼굴을 가리고 빠르게 달려 단속 카메라에 잘 찍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경찰을 전혀 개의치 않는 이들은 매주 2∼3건의 관련 신고가 들어올 만큼 주기적으로 폭주행각을 벌였다.
박 경감은 "개인의 재미를 위해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이들을 더 이상 놔두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팀원 4명이 의기투합해 23일부터 익산시 전체 단속카메라 50여 개와 순찰차 블랙박스 등을 분석했다"고 했다.
분석 도중 7월 23일 오전 4시 10분께 폭주족 일당과 대화를 나누던 흰색 카니발 차량을 발견, 해당 차주를 통해 그의 고등학교 후배이자 폭주족 일원인 A군(19)을 특정해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A군을 비롯한 폭주족 일당은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다. 이들은 얼굴이 드러나지 않아 특정이 어렵다는 것을 믿고 사전에 말을 맞춰오거나 무작정 아니라고 잡아떼기 일쑤였다.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찰나 폭주족 일당의 SNS 계정에 광복절 다음날인 16일 폭주를 뛴다는 예고글이 올라왔고, 사전에 이를 인지한 교통팀은 순찰차와 채증장비를 총동원해 주요 도로에 배치했다.
박 경감은 "예고시간이 조금 지난 16일 오전 2시부터 폭주족 7명이 도심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며 "확실한 신원 확보를 위해 순찰차로 최대한 이들에게 다가가 얼굴 부분과 오토바이 생김새를 집중적으로 찍었다"고 말했다.
이날 폭주족 일당은 자신들이 수사망에 들어왔다는 생각도 못한 채 오전 4시까지 2시간 가량 순찰차 앞에서 곡예운전을 벌이며 50여 차례 이상 교통법규를 위반했다. 교통팀은 사무실로 복귀한 뒤 촬영된 모든 영상을 편집하고 분석했다. 동원된 촬영 장비도 많았기에 분석 기간만 2주일 이상 걸렸다.
그렇게 시간대별로 찍힌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전보다 명확하게 얼굴과 오토바이가 특정된 장면이 여럿 포착됐고, 덕분에 일당 10명을 전원 검거하고 지난 12일 검찰에 송치했다. 75일동안 이어진 끈질긴 수사가 빚어 낸 값진 성과였다.
박 경감은 팀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수사에 몰두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안전에 대한 사명감 덕분이라고 밝혔다.
박 경감은 "이번 검거로 폭주 행각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싶었다"며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억울한 피해를 겪는 시민이 없도록 교통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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