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이 개똥 천지에요. 산책로 한복판에 강아지 대변이 덩그러니 있으면 화도 나고 답답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면서 공공장소 ‘펫티켓(pettiquette)’을 지키지 않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 올바른 펫티켓 문화 정착 및 인식개선 등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의 숫자가 점점 증가하는 만큼 부작용도 함께 속출하고 있어 반려인들의 적극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6일 오전 전주시 송천동 세병공원은 쌀쌀한 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이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한 시민은 반려견이 용변을 보자 곧바로 가방 안에 준비돼 있던 배변 봉투를 꺼냈고 주변을 말끔하게 정리한 다음 냄새가 나지 않도록 향수까지 뿌린 뒤 자리를 옮겼다.
잠시 뒤 다른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온 초등학생들이 보였다.
강아지가 풀숲에 들어가 대변을 봤지만, 친구와 이야기 삼매경에 빠진 학생들은 자리를 그냥 떠났다.
공원 입구에 비치된 팻말에는 ‘배설물이 생겼을 때에는 즉시 수거해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었지만 기자가 30분 간 산책로를 돌아본 결과, 곳곳에서 동물의 배설물이 발견됐다.
산책로에도 반려견의 배설물들이 덩그러니 놓여있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시민 김병준(32)씨는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길 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진 배설물을 수시로 발견하곤 하는데 기분이 좋지 않다”며 “겨울에는 냄새가 비교적 안 나고 벌레도 없어 피하면 되지만 날이 따뜻한 시기에는 정말 고역”이라고 말했다.
전주시 덕진공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길 곳곳에서 동물의 배설물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띄었다.
시민 한정희(72·여)씨는 “키우는 강아지가 예전에 길가에 놓여있던 동물의 대변을 먹은 적이 있어 배설물이 있으면 돌아가게 된다”며 “강아지와 산책 나온 시민들이 배설물 꼭 수거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농림식품축산부가 발표한 ‘2022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전북지역에서 길러지는 반려동물의 숫자는 약 15만4000여 마리로, 20만 가구 이상이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책 중 반려동물의 배설물 미수거 적발 시, 동물보호법 13조에 따라 해당 지자체가 1차 5만원, 2차 7만원, 3차 이상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전주를 비롯, 군산과 익산시 등 도내 대부분 지자체에서 배설물 미수거로 적발돼 과태료 부과가 이뤄진 경우는 없었다.
이와관련, 전주시 관계자는 “관련 민원이 사진, 영상으로 접수되더라도 해당 인물의 신원을 특정하는 것에 행정적인 어려움이 있고 단속을 나가도 현장 적발에 어려움이 있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는 “반려인들의 펫티켓 미준수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반에 걸쳐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을 저하시키는 행위”라며 “반려동물을 키울 자격이 없는 사람들을 걸러낼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 제고와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 교육제도 등 법과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동물복지를 증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최동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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