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무더위에 배달오토바이 소음과도 전쟁 '이중고'
이같은 상황속 업체, 오토바이 공임비 3~5만 원에 머플러 변경
지자체, "불법 개조 오토바이 근절을 위해 최선 다하겠다"
 
   여름철을 맞아 열대야로 인해 창문을 열고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전북지역에서 불법 개조돼 '굉음'을 내뿜으며 달리는 오토바이와 새벽시간대까지 배달을 하고 있는 오토바이들로 도민들이 더위와 소음으로 인한 '이중고'를 겪고 있다.
23일 기상지청에 따르면 전날 밤 전북지역에서 11개 시·군이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지역별 최저기온은 전주가 27.7도로 가장 낮았고, 고창 27.4도, 무주 27.2도, 부안 27.1도, 김제와 남원 각각 26.7도, 군산 26.5도, 완주와 익산 각각 26.1도, 순창 25.7도, 장수 25.5도 순이었다.
그런 가운데, 잠을 못 이루는 이들이 밤늦게까지 음식을 배달해 먹으면서 배달 오토바이가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를 누비고 다니고 있는데, 가뜩이나 더위로 잠을 못 이루는 도민들은 소음과 싸우면서 짜증을 호소하고 있다.
전주시 우아동에 거주하고 있는 서모 씨(29)는 “열대야로 안 그래도 더워서 예민한데, 겨우 잠든 뒤에 오토바이 소리에 깨면 정말 화가 솟구친다”고 호소했다.
현행 소음·진동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오토바이 소음 단속 기준은 105dB이다. 열차 통과시 철도변 소음이 100dB인 것과 비교한다면 상당히 느슨한 규제다.
이에 지난해 환경부는 105dB을 초과했을 때 뿐만이 아닌 인증·변경인증 표시값보다 5dB을 초과해 운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추가했다.
만약 오토바이의 배기소음 인증값이 80dB이라면 해당 오토바이의 배기소음은 85dB 미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규정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소음기가 불법 개조된 오토바이들은 그 소음이 정도를 넘어설 정도다.
남원시 도통동에 거주하는 김모 씨(56)는 “창문을 닫고 있어도 집 안까지 오토바이 소리가 쩌렁쩌렁 울리기도 한다”며 “단속을 하고 있는지 솔직히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통상적으로 오토바이 소음기 소리를 더 키우는 일선 개조업체들도 더운 여름철 불법 운행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일부 오토바이 업체들은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는 머플러(소음기)를 공임비 3~5만원을 받고 개조해 주고 있어 지자체와 경찰 등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단속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머플러 불법개조 역시 자동차관리법상 단속 대상이다.
이날 전주시 완산구의 한 오토바이 수리업체에 방문해 기자가 “오토바이 소리가 작아서 머플러를 교체하고 싶다”고 묻자 "머플러를 가져오면 5만원에 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소음 측정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현장 적발을 하기도 어렵고, 인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서 정기적인 단속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도 "관련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오토바이 운전자 단속뿐만이 아니라 오토바이 업체에도 개조 금지 관련 홍보물을 보내는 등 불법 개조 오토바이 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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