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휴전을 이틀 앞두고 전사한 정읍 출신 고 정인학 일등중사(현 계급 하사)가 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19일 유가족 요청에 따라 충청남도 천안시에 위치한 유가족 자택에서 고인의 신원확인 통지서와 호국영웅 귀환 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고 정인학 일등중사는 국유단이 2000년 4월 유해발굴사업을 시작한 이래 신원이 확인된 249번째 6·25 전쟁 전사자로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태생으로 확인됐다.
고인은 4남 6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는 부친이 운영하는 농산물 소매업을 도우며 생활했다. 이후 6·25전쟁이 발발하자 1951년 9월 18살의 나이로 입대해 2년 동안 수많은 전투에 참전했다. 그러던 중 1953년 7월 ‘적근산-삼현지구 전투’에 참전해 휴전을 이틀 앞두고 전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인학 일등중사의 유해는 지난해 11월 적근산-삼현지구 전투가 치러진 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 원남면 주파리 일대에서 발견됐다. 당시 발견된 유해는 고인을 포함해 총 19구였다.
이중 고인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결정적 단서는 당시 함께 발굴된 ‘인식표’였다.
국유단은 정인학 일등중사의 유해와 함께 발견된 인식표를 근거로 병적부를 확인한 후 행정기관과 협력해 유가족의 소재를 파악했다. 이후 고인의 여동생인 정병숙(69) 씨를 찾아 유해와 유전자 비교 및 분석을 통해 남매 관계를 확인했다.
유전자 시료를 제공한 정병숙 씨는 고인이 전사한 이후 태어나 생존 당시 모습을 알지 못하지만, 매년 현충일이 되면 정읍시 충무공원에서 열리는 추모 행사에 부모님과 함께 참가해 오빠의 모습을 상상하곤 했다고 밝혔다.
정 씨는 “지난해 11월 국유단 탐문관이 시료채취하러 온다고 할 때는 어머니가 꿈에 보였고, 유해를 찾았다고 국유단에서 방문하겠다고 한 전날에도 아버지가 꿈에 나왔다”며 “아마 오빠의 유해를 나보고 받으라고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국유단은 “6·25 전쟁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고령화 등으로 인해 유가족을 찾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6·25 전사자의 신원 확인을 위해 국민의 동참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6·25 전사자 신원 확인을 위한 유전자 시료 채취는 전사자 유해를 찾지 못한 친·외가 8촌 이내 유가족이라면 전국 보건소, 보훈병원, 병무청, 예비군동대, 국유단을 통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제공한 유전자 정보를 통해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원의 포상금도 지급된다.
디지털뉴스부=문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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