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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전주세계소리축제]요나 김 "공연 보고 치열하게 논쟁하길 바란다"

14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로비에서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작 심청 관객과의 대화 열려
요나 김 연출가 “육체적, 정신적 한계 부딪쳐…매일 치열하게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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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로비에서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작 '심청' 관객과의 대화가 열렸다./사진=박은 기자 

창극의 문외한도 ‘심청가’는 안다. 소경인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삼백석에 몸을 팔아 인당수에 뛰어드는 모습은 ‘효심(孝心)’을 상징하는 장면이 됐다. 

지난 13일 공개된 2025년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작 ‘심청’은 완전히 달랐다. 국립창극단과 공동제작한 판소리씨어터 심청은 전통 판소리 심청가와 설화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심청은 효녀라는 타이틀을 걷어내고 억압받는 이 땅의 모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 희생을 감내하기보다는, 착취와 폭력에 맞서서 살아남는 자로 그려진다.

14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로비에서 열린 ‘심청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연출자 요나 김은 첫날 공연 소감에 대해 “이번 작품을 하면서 육체적‧정신적 한계에 부딪쳤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출연진들이 제가 만든 그림 안에서 예술성과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했고 매일이 치열했다”고 말했다. 

이날 관객과의 대화에는 연출자 요나 김과 영상카메라 담당 벤야민 뤼트케, 연출 어시스턴트 다니엘라 키제베터, 심청 역의 김우정‧김율희, 심봉사 역의 유태평양‧김준수 등이 참석했다. 이왕준 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이 모더레이터로 동석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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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작 '심청' 공연 모습/사진=전주세계소리축제 제공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연출가 요나 김은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작인 심청 안에 입체적인 인물들을 배치시켰다. 단순히 선악으로 규정되는 인물이 아닌 다층적으로 인물을 탐구해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실제로 무대에서 심청은 ‘효녀’가 아닌 사회적 약자의 얼굴을 하고, 심봉사는 철없고, 이기적인 인물로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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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작 '심청' 공연 모습/사진=전주세계소리축제 제공 

기존의 틀이나 가치가 완전히 깨졌기 때문에 무대에 올라야 하는 소리꾼들의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첫째 날(13일) 개막무대에서 심청을 열연한 김우정은 “작품을 본 관객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꼈을지 궁금하다. (저는) 행위 예술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공연 소감을 말했다. 이어 “심청을 소재로 했지만 전통 심청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며 “다른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공연에 임했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심봉사로 열연한 유태평양도 “연기하는 게 굉장히 어렵기도 했지만, 매일매일 찾아가는 재미가 있었다”며 “같은 사람이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더라도 감정들이 다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공연 소감을 밝혔다. 

원작을 현대적인 시선으로 재해석하며 새롭게 뒤엎었지만 연출가가 끝까지 고수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심청가의 ‘눈대목’을 그대로 사용한 점이다. 

요나 김은 “(사설) 단어는 하나도 바꾸지 않았다. 고전적 음악과 텍스트 그대로를 가지고 간다 해도 새로운 환경을 제시하면 새로운 시너지와 관점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전이 지닌 아우라를 해치고 싶지 않았기에 그대로 보존하고, 환경과 세트에만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조화로움을 찾아냈다고 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공연으로 첫 선을 보인 ‘심청’은 다음달 3일부터 6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요나 김은 “표를 사서 공연을 봐달라”며 “공연을 보면서 서로가 생각과 느낌을 주고받았으면 한다. 대화의 장을 촉발시키고, 논쟁에 대해서 치열하게 싸우게 만드는 게 저의 역할이다. 이제 시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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