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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토론회, 전북에서 먼저하는 게 맞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다음 주부터 민생토론회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생토론회가 아직 열리지 않은 곳이 전북과 경북, 광주, 제주 등 4곳인데 곧 찾아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 민생토론회는 지난 1월 4일 경기도 용인 중소기업인력개발원을 시작으로 지난 3월 26일 충북 청주시까지 총 24번의 민생토론회가 열렸다. 그러나 이 토론회는 4·10 총선거를 앞둔 선거 개입과 관권선거 논란으로 중단됐다. 가는 곳마다 지역현안에 대한 선심성 보따리를 풀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이제는 총선도 끝났고 민심도 확인됐다. 그런만큼 그동안 가지 못한 곳을 찾아 민생토론회를 재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윤 대통령도 직접 재개 의사를 밝혔고 구체적 로드맵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총선 이후 재개되는 민생토론회는 전북이 가장 먼저 하는 게 옳다고 판단한다. 전북은 윤 정부 들어 가장 소외되고 핍박받은 지역으로 꼽혀서다. 윤 대통령의 뜻이 어떻든 결과가 그렇게 되었다. 단초는 지난해 8월 새만금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에서 비롯되었다. 잼버리 실패 책임을 두고 중앙과 지방이 공방을 벌이며 힘 없는 전북은 각종 불이익을 받았다. 새만금 SOC 예산이 대폭 삭감되고 멀쩡한 기본계획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도 각종 국가사업에서 보이지 않은 차별을 받았다. 이로 인해 도민들은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도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 첫 재개 지역으로 전북을 선택했으면 한다. 일부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여권 득표율이 낮은 호남과 무조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경북만 뺐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에 이를 불식시켰으면 한다. 그리고 재개 여부와 함께 과연 알맹이 있는 토론회가 될 수 있느냐도 문제다. 그동안 쏟아진 과제만 244개에 이르고 이를 뒷받침할 재정 여력이 쉽지 않아서다. 전북에는 많은 현안이 쌓여있다. 새만금 SOC 사업 후속조치,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원, 대광법, 동학농민혁명법, 전주가정법원 설치법, 금융중심지 지정, 바이오특화단지 지정 등이 그러하다. 윤 대통령은 현장에서 전북도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으면 한다. 귀를 활짝 열고 소통의지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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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5.12 17:24

오수 세계명견테마랜드, 대한민국 반려동물의 수도 임실

1974년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에도 실릴 만큼 유명한 이야기인 오수의견 설화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10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시대 문인인 최자가 쓴 <보한집>에 전해지는 이 이야기는 술에 취해 잠든 주인을 불길에서 구하고, 숨을 거둔 충견을 다룬 설화로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주인인 김개인이 자신을 위해 목숨을 바친 개를 기억하기 위해 자신의 지팡이를 개의 무덤 앞에 꽂았는데, 이 지팡이가 실제 나무로 자라게 되어‘개 오(獒)’와‘나무 수(樹)’를 합한 게 지금의 지명‘오수’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오수는 충견의 상징이자, 의견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12만 585㎡에 달하는 오수의견관광지와 얼마 전 성황리에 끝난 <오수의견제와 함께하는 임실N펫스타>는 모두 1000여년의 설화가 모티브가 된 지역의 소중한 문화관광 자산이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오수의견관광지 일원에서 열린 <제39회 오수의견제와 함께하는 임실N펫스타>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5만여 명의 반려인들이 방문했다. 전북특별자치도 임실군을 반려동물과 반려인들을 위한 대한민국의 성지로 알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축제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500만 반려인 시대를 맞아 임실군 오수면은 주인을 살린 의로운 개의 고장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우리 군은 오수의견 관광지를 중심으로 한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기반시설을 갖춰나가고 있다. 반려동물 입양에 필요한 기초지식과 반려동물 교감 및 소통 교육을 시행할 반려동물지원센터를 내년 1월이면 정식 개장하고,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캠핑장도 오는 7월이면 새롭게 문을 열게 된다. 여기에 전국에선 처음으로 공공 동물장묘시설인 오수 펫 추모공원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여기에 머무를 순 없는 일이다. 1000여년의 충견의 역사가 서린 오수를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명견의 성지로 만들어 가야 한다. 1500만 반려인들이 오수 세계명견테마랜드에 와서 훈련도 시키고, 반려견을 데리고 와서 음식도 함께 먹고, 함께 잘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세계적인 명견을 만나고 교감할 수 있는 명견빌리지와 반려동물 교육시설, 아무런 제한 없이 맘껏 속도를 내며 질주하는 경견을 관람할 수 있는 경견장, 그리고 100실 규모의 애견호텔까지 갖춘 세계명견테마랜드를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세계명견테마랜드는 3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추진 중이다. 세계명견 이야기를 ICT 기술과 접목 강렬한 시각적 요소와 감성을 자극하는 청각적 요소를 융합한 몰입형 미디어아트를 비롯하여 전시와 체험 공간 조성 및 반려동물 친화 관광에 적합한 테마별 소규모 체류형 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반려동물 관련 전문대학이 활성화된 일본처럼 반려견들을 위한 전문인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전문대학을 반드시 유치, 전북펫고등학교와 대학까지 연계된‘펫 전문교육의 메카’로 육성해야 한다. 그래서 전국에 있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외국에 있는 사람들도 관광은 물론 교육 차원에서 꼭 들러볼 수 있는 그런 곳을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극복해야 할 현실의 벽은 너무 높다. 많은 사람들이 세계적인 명견을 볼 수 있는 명견빌리지를 만들려면 관계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축산부의 예산확보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협조가 쉽지 않다. 더욱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경견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경견장 같은 시설 건립도 관련법 제정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래서 오수 세계명견테마랜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북특별자치도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적극 나서주길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대한민국 치즈의 수도 전북특별자치도 임실군이 천년의 의견 설화를 담은 대한민국 반려동물의 수도가 되는 그날까지~. /심민 임실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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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12 17:24

전북 경제영토 세계로 넓힐 절호의 찬스

1,200년 전 ‘해상왕’ 장보고는 국제적 해상무역을 이끈 거상이자 글로벌 한상(韓商)의 시초였다. 고려의 개성상인도 아라비아까지 진출하며 ‘코리아’의 명성을 떨쳤다. 조선의 만상 임상옥, 안중근 의사를 도운 러시아 갑부 최재형, 일제에 맞설 비행학교 설립․운영 자금을 댄 미국의 ‘라이스 킹’ 김종림도 한상의 원조다. 한상이 꼭 거상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00년대 초 하와이로 이주해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했던 노동자, 연해주에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강제 이주된 고려인, 우리나라 근대화의 종잣돈을 댄 파독 광부와 간호사, 50도가 넘는 열사의 중동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군 건설노동자 같은 한상들도 있었다. 이처럼 조국을 떠나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 세계 한상들이 전북특별자치도, 전주로 몰려온다. 오는 10월 22일부터 2박3일간 열리는 제22회 세계한인비지니스대회 참석을 위해서다. 장소는 전북대학교. 세계한인비지니스대회는 2002년 세계한상대회로 출발했다. 첫 해 28개국 968여 명이 참가한 대회가 매년 50여 개국에서 평균 4,000명 이상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한인비즈니스대회로 성장했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서 열린 21회 대회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이마트 등 대기업과 15개 광역지자체도 참여했다. 참가업종도 무역·상공업 중심에서 금융, 환경, 문화, 스마트 분야로 다양화됐다. 1만7,183건의 투자 상담과 1,940만달러의 현장 계약을 기록했다. 계약 상담 규모는 5억7,260만달러에 달했다.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각 대회마다 시대적 상황과 개최지의 특성을 반영하며,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많은 성과와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도출해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개최되는 대회는 열정과 도전정신이 뛰어난 청년들의 세계무대 진출 창구가 되고 있다. 이번 세계한인비지니스대회가 특별한 이유는 우리 전북특별자치도의 경제 영토를 전 세계로 넓힐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 때문이다. 전북특별자치도로 힘찬 걸음을 내딛은 우리의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김관영 지사도 전주의 강점인 한옥마을과 전통문화에 이차전지 등 신산업을 연계한 대회를 준비하겠다며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하고 전북·전주의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현재 우리 도는 농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탈피하여 라이프·에너지·모빌리티·문화관광 등 미래 첨단산업으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 결과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선정된 새만금 지역에 LG화학, SK온 등 관련 기업들의 투자가 10조 원을 넘어섰고, 완주 수소특화 산업단지는 국가 첨단산업단지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도 최근 들어 가장 역동적인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지역에서 세계한인비지니스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은 세계 각지의 한상들에게 우리 전북의 위상을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글로벌 명문으로 발돋움 하고 있는 전북대학교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이기도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최 기관뿐만 아니라 전북특별자치도민 모두의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 참가자 모두가 전북특별자치도에서 하는 한인비지니스대회는 확실히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 수려한 캠퍼스를 가진 전북대학교에서 풍성한 가을의 향연이 기대된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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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12 15:47

시외버스 경영애로 방치는 도민의 발을 묶고 운수 노동자의 고통을 부른다.

필자는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때가 많이 있다. 그러나 버스를 타면 승객이 많을 때도 10명 이상인 것을 자주 보지 못했고 3~4명이 타는 경우를 흔하게 본다. 이렇게 승객이 적으면 회사는 적자가 많이 나겠구나하는 생각과 승객은 이 버스가 아니면 어떻게 이동할 것인가를 생각하다보면 교통약자의 지역간 이동에 시외버스 교통이 얼마나 고마운 이동수단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버스운송사업은 수익사업이므로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승객의 요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경우 버스요금이 높아지게 되어 교통약자의 요금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이동에 제약을 받고 생활의 불편을 겪게 된다. 또한 형편이 나은 사람은 자가용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므로 자원도 없는 우리나라에서 승용차가 늘어남으로 사회적 비용이 증가될 것은 불문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버스 요금을 사업자 마음대로 올리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버스 운송에 사용된 부족한 비용을 보조하는 제도로 운영하게 한 것이다. 또한 국민의 이동권을 보호해야 하는 일은 국가의 책임인데 모두 국가가 맡아서 하는 것은 고비용이 필요하다. 옛날 서울시영버스에서 보듯이 운영 효율도 떨어지기 때문에 민간에서 운영하도록 하고, 버스운행에 지장이 없도록 재정을 지원하고, 필요할 때마다 제도를 개선해 여객자동차법 제51조에 28개 항목이나 두고 시장·군수·구청장까지 지원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지자체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버스에 부족한 지원을 하여, 특히 전북은 운송환경과 수입이 열악해 사업자의 경영난과 운수 노동자는 임금 체불로 고통을 호소한 것을 왕왕 본다. 정부는 국민의 이동권 보호해야 할 사업을 민간 사업자가 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도화하고 있는데, 정상적인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면 버스는 멈출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일은 있을 수 없는 일로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국민의 이동권 보호 책임을 몰각하고, 직무 유기하고 있다는 지탄을 받지 않으려면 정상적인 지원을 하여 버스가 멈추지 않게 해야 한다. 교통약자의 이동에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은 국가와 지자체의 책임으로, 사업자는 적자라고 버스를 운행하지 않고, 버스를 타려는 국민은 목적지로 이동해야 하는데 버스가 오지 않고 있을때 초조했던 일을 겪었다고 생각해 보자. 산간 벽지에는 청정한 환경과 전기 사용으로 TV와 인터넷 사용, 가전제품도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어 생활에 불편이 없으나, 교통이 없으면 떠날 수 밖에 없게 되고, 결국 지역은 소멸 된다. 또한 시외버스가 소멸되고 있으니 터미널이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한데 시외버스를 상대로 시설된 터미널이 시외버스가 소멸되고 있는데 터미널인들 유지될 수 있겠는가?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북특별자치도 교통정책과에서 운송비용을 직접 조사하고 부족한 비용에 대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개년 년 평균 77.6%만 지원했으며, 금액으로 200억 9005만원을 적게 지원함으로써 매년 평균 50억여원씩 부족하게 지원한 것인데, 이 경우 지출한 운송 비용을 직접 조사 확인하고, 지원해주지 않으면 운송사업자는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이같은 상태에서 운수 노동자들 임금이 정상 지급될 수 없을 것이다. 재정지원은 운송사업자를 위해서가 아니다. 사업자를 통해서 국민이 저렴한 요금으로 지역간을 편리하게 이동하도록 하는데 있다. 전북의 대중교통정책은 전북 도민의 이동권에 관한 중요한 도정으로 지역간 이동이 도민의 생활인데 도민의 편리한 생활을 위해 시급하게 대책을 세워 도민의 이동에 불편이 없도록 하는 일이 바른 도정이라고 할 것이다. 정책 당국자들은 시외버스운송사업 경영이 정상화 되도록 하고, 운수 노동자가 임금으로 불안없이 운전하게 하여 도민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하게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장영달 우석대학교 명예총장∙헌정회 국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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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12 15:47

'맹탕 청문회' 가 남긴 것

전주시 산하 기관장에 대한 첫 인사청문회가 팽팽한 긴장감 없이 막을 내려 뒷말이 무성하다. 무엇보다 인사청문회에 기대를 걸었던 후보자의 송곳 검증이 크게 못미쳐 후한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전주시의회도 처음 시행하는 만큼 약간의 시행착오를 감안한다 해도 기본 취지가 실종된 데 대해 시선이 곱지 않다. 후보자의 도덕성뿐 아니라 경영 능력, 전문성 등을 짧은 시간 안에 검증한다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쉽지는 않다. 그런 만큼 고도의 전문 지식과 꼼꼼한 자료 준비가 청문위원에게 요구된다는 목소리다. 실제 사상 처음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이번 청문회는 여론의 주목도 면에서도 실패했다. 후보자 경력과 관련해 자격 시비가 일부 제기됐지만 이슈를 만들어낼 만한 질의응답도 없었다. 오히려 후보자의 거침없는 답변이 화제가 될 만큼 청문위원들의 존재감은 그야말로 미미했다. 여느 청문회에서 흔히 보았던 가시 돋친 설전은 고사하고 일상적인 회의처럼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물론 여기에는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도덕성 검증이 비공개로 진행됨에 따라 맥빠진 탓도 있다. 일각에선 태생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민주당 일색 의회와 같은 당 출신 시장이 이끄는 집행부 관계를 보면 원래 한통속인데 뻔하다는 반응이다. 도의회 청문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기억하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청문회 모습은 여야 적대 관계가 뚜렷한 국회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지난 2일 전주시의회는 전주농생명소재연구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기초의회에선 군산에 이어 실시한 이날 청문회는 지난해 지방자치법 개정 이후 인사청문회가 가능토록 법적 근거가 마련된 데 따른 것이다. 청문회 대상은 주로 전주시 산하기관이다. 근본적 도입 취지는 인사권자의 독단과 전횡을 예방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절차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 기초단체장의 공정한 인사를 담보하기 위한 의회 견제구 성격이 강한 만큼 청문위원의 준비 여부가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을 깊이 되새겨야 한다. 인사청문회 칼날이 무딘 이유는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종이 호랑이’ 로 전락한 게 결정적이다. 한쪽에선 ‘요식 행위’ 란 비야냥거림도 들린다. 설령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하더라도 인사 강행을 막을 수 없는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부적격 논란의 후보자라도 임명권자가 밀어붙이면 인사청문회 절차는 무의미해 진다. 그러한 핸디캡과 더불어 과도한 신상 털기로 인해 도덕성과 능력 검증이 뒷전인 상황에서도 인사청문회가 주목을 끄는 건 후보자의 정보 제공과 국민의 알 권리 충족 때문이다. 이처럼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일부 영향이 있겠지만, 지방의회 청문위원들의 자질과 준비 부족으로 ‘맹탕 청문회’ 가 진행됐다면 그건 차원이 다른 문제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05.09 16:55

작업자 건강을 지키려면 방제 안전수칙 준수가 답이다

준비하고 대처한 사람에게 아픔은 없다. 상토주무(桑土綢繆)의 사자성어 뜻은“새는 폭풍우가 닥치기 전에 뽕나무 뿌리를 물어다가 둥지의 구멍을 막는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하여 닥쳐올 재앙을 막을 수 있다. 농업에도 철저한 준비와 준수사항을 잘 지켜야 하는데 농산물을 생산, 유통, 저장을 위해서 병충해 방제가 필요하다. 농약을 사용함으로써 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과 관리를 할 수 있으며 농업인의 노동 부담도 줄인다. 그러나 잘못된 방식으로 농약을 사용하면 농약 중독과 안전사고가 발생한다. 국내에서 농업인에게 발생한 안전 재해는 산업재해보상보험 지급기준으로 일반 산업보다 약 1.4배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농업인 안전재해 중 하나로 농약 살포 작업 중 이거나 살포 후 조치 미흡으로 걸릴 수 있는 농약 중독이 있다. 농약 취급 작업자는 상업용 농약 생산 및 배합에 종사하는 산업 근로자, 농업 및 공중 보건 문제 관리를 위한 농약 살포자와 보조원, 농약으로 처리된 경작지에 들어가는 농업 노동자, 농약을 처리된 제품을 사용하는 산업 근로자, 농약으로 처리된 밀폐된 공간에 들어가거나 농약으로 처리된 물품을 다루는 비산업 종사자가 있다. 농약에 따른 질병은 대부분 급성이며 주로 흡입, 접촉을 통해서 나타나지만 드물게 섭취를 통해 나타나기도 한다. 농약에 의한 주요 표적 기관은 피부, 눈, 호흡기 점막, 소화기 및 신경계이다. 농약 중독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농약 사용 시 가장 잘 실천하는 안전 지침 준수율은‘농약 살포작업 후에는 비누로 목욕을 한다’ 91.0%였으며, 가장 지켜지지 않는 안전지침은 ‘1시간 작업 후 10분 휴식을 한다’가 42.3%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농약 전용 보호구 착용은‘보호장화’가 전체 농업인의 53.5%로 가장 많았으며, ‘보호모자’ 40.8%, ‘농약 살포마스크’ 31.6% 등의 순으로 나타나 아직 보호구 착용 비율이 상당히 낮다. 따라서 농약을 사용할 때 준수사항으로 ① 농약을 담은 봉지와 병에는 농약을 사용할 때의 주의사항이 기록되어 있으므로 설명서를 숙지하고 사용한다. ② 농약은 다른 어떤 부위보다 피부를 통해서 흡수가 잘되기 때문에 방수성 의복으로 몸의 노출 부위를 감싸주어야 하며 반드시 고무장갑, 마스크, 방제복, 보호안경, 고무장화를 착용한다. ③ 농약을 살포한 날에 술을 마시면 간에 부담을 주어서 중독을 더 무겁게 할 위험이 있다. 이처럼 농약 중독과 재해를 막기 위해 농촌진흥청에서는 농약 중독 예방을 위한 올바른 농약사용 지침서와 소규모 농사업장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길라잡이를 만들어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있으며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농업인 지도를 통해 외국 근로자도 농약 사용준수를 하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농업은 재해 위험도가 높은 산업이므로 농약 사용 중 떨어짐, 쓰러짐 등 근로자들이 부상하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2022년부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상시근로자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인체에 해로운 취급이나 사용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 사업주가 농기계 사고 또는 농약 중독에 의한 질병 등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감소대책을 지켜 생명과 신체를 보호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4.05.09 16:55

천천히 보아야 보이는 것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봄이 와서 들판에 꽃이 피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구다. 매년 꽃들이 만개할 즈음이면 학교도 새 학기를 맞아 수업과 행사 등으로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가곤 한다. 하지만 올 봄에는 그 계절의 아름다움을 자세하게 그리고 오래 볼 수 있었다. 10년 이상 필자를 괴롭히던 무릎 통증을 치료하고자 약 2개월 전에 수술을 받았다. 그 후 회복하는 동안 지팡이에 의지해 걷다보니 아무리 바쁜 일이 있더라도 천천히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그동안 잊고 있었던 봄의 화사함, 마른 가지에 싹이 돋고 꽃이 피는 자연의 신비함, 캠퍼스에서 명랑하게 재잘거리는 학생들의 모습이 자연스레 눈에 들어왔다. 그동안 바쁘게 살아온 시간을 잠시 멈추고 나의 삶을 돌이켜보았다. 지금까지 앞만 보면서 달려오다 보니 무심히 지나쳤던 일, 중요하지만 우선순위에 밀렸던 일 등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고, 주변의 따뜻한 봄날과 활기 있는 삶의 모습에 눈길을 돌리게 된다. 담장에 피어있는 라일락의 그윽한 향기를 맡다보니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교수가 생각이 났다. 그는 비교적 젊은 시절에 의과대학 교수로 임명되어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방학이 되면 제자들과 함께 필리핀 무의촌으로 의료봉사를 나가곤 했다. 대학병원 특성상 여름휴가는 일주일 남짓했는데 그 황금 같은 휴가를 의료 봉사하는데 다 쓰고 돌아와서는 소진된 기력을 회복하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모습은 여름휴가 기간 가족과 여행을 다녀온 필자를 매번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는 퇴직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정기 건강검진에서 암이 발견되었고 치료를 위해 휴직 신청을 하였다. 그 해에는 해외 봉사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평소와 다름없이 의료 봉사를 다녀왔다. 친구들은 그에게 ‘몸이 아프면 좀 쉬어야지, 왜 무리를 해서 해외 봉사를 다녀왔냐?’, ‘나이가 들면 자기 자신에게도 신경을 써야한다.’라는 걱정 어린 충고를 했지만 돌아오는 그의 대답은 비교적 간단하였다. ‘지금까지 여름방학이면 매년 가던 의료봉사여서 올해도 가야될 것 같아 조심하면서 다녀왔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것이었다. ‘몸이 안 좋으면 이기적이고 소심한 마음으로 바뀌어서 하던 일도 소극적으로 대처하는데, 어떻게 저렇게 의연한 삶을 살 수 있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그의 병은 치유되었고 정년퇴직 후, 신변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의료 활동을 위해 해외로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에 대한 추억은 무릎통증 하나 때문에 소심하게 작아지는 나를 바라보면서 다시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잠깐 멈추어 생각해보니, 무릎 수술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움직임 등에 다소 불편함이 있지만 오히려 바쁘게 살아왔던 과거보다 조금 더 여유가 생겼고,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친구들과 이웃, 봄의 아름다운 모습을 기억하며 빙그레 웃을 수 있게 만들어준 전환점이 되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몸과 마음이 약해지다 보니 자연스레 이기적으로 변하고 소심해지는 경향이 생기지만,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나에게 감동을 주었던 벗들의 귀한 모습을 생각해보고 다시 한 번 힘을 내봐야겠다고 다짐한다. 계절의 여왕인 5월, 하루가 다르게 초록이 짙어지고 라일락, 아카시아 꽃향기가 퍼지는 거리를 천천히 걸어보자. 바쁘게 지내왔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나와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걸어야 보이는 것’들을 느끼고 자신을 회복하는 따뜻한 봄날 을 맞이할 수 있는 5월이 되기를 바란다. /오덕성 우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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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09 15:14

화장품 어택, 그리고 남겨진 것들

2021년, 전국적으로 환경의 가치를 담고 있는 상점에서는 다 쓴 화장품 용기를 모으는 가칭 ‘화장품 어택’을 진행하였다. 유리용기나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사용을 다한 화장품 용기는 자연스럽게 분리배출을 하지만, 사실상 90% 이상은 재활용이 불가능한 재질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재활용 가능’한 처럼 보이지만 사실 아더(Other), 불투명 유리 등은 재활용이 불가능했다. 우리의 요청사항은 다음과 같았다. 1. 환경부는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 표시 및 분리배출 표시에 관한 고시’에서 화장품 용기에 대한 적용 예외를 철회하라! 2. 화장품 업계는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받은 화장품 용기에 재활용 어려움을 표시하라! 3. 화장품 업계는 한시 빨리 재질과 구조를 변경해 재활용과 재사용이 가능한 지속 가능한 포장재로 변경하라! 즉, 생산자의 재활용 책임 강화를 기준으로 수거된 공병은 다시 화장품 용기로 재활용 되도록 하고,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로 생산자의 재활용 책임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였는데, 재활용 어려움 등급 표기 개선 촉구를 위해 2주 동안 7,500여 명의 온라인 서명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모았고, 전국 88곳의 상점에서 8,000개에 달하는 화장품 용기가 모여 LG생활건강에 기자회견으로 목소리를 낸 결과 화장품 업계의 '재활용 어려움' 등급 표시 면제 혜택이 중단되었다. 화장품 어택의 남은 과제는 아래와 같다. 첫째, 재활용 어려움 90% 화장품 용기의 재질을 조속히 개선하여 펌프에서 금속 스프링을 제거하는 등의 사례를 참고하여 재활용이 가능한 단일 재질로 변경하는 것이다. 둘째, 화장품 업계는 실효성 있는 공병 회수 체계를 마련하여 구조가 단순하고 크기가 큰 샴푸, 린스 같은 바디 제품은 재활용이 용이한 재질로 변경해 분리배출 원칙에 따라 재활용 체계에서 수거가 될 수 있도록 하고, 부피가 작고 내용물 오염이 우려되는 스킨케어 및 메이크업류는 화장품 업계가 책임지고 재활용하는 것이다. 셋째, 화장품 업계는 세척, 건조, 살균이 용이하고 내용물 리필이 편리한 재사용 용기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과 자원 순환을 위한 ‘리필 재사용’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2024년에 바라본 지금은 어떨까? 화장품 멀티샵만 가도 ‘Re 플라스틱 사용’, ‘비건 화장품’, ‘친환경 용기’, ‘쉬운 라벨 제거’ 등이 기업의 마케팅이 되어 소비자를 자극하게 되었다. 2023년 4월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20~60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의 결과 응답자의 90.7%에 해당하는 907명이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라고 답했고, 또한 응답자의 95.3%이 "일반 제품과 비교하여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겠다"라고 답했다. 화장품 내용물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포장재를 줄이고, 재활용 가능성이 높은 포장재로 대체하는 것까지, 소비의 트렌드가 물건의 가치를 우선적으로 판단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화장품 어택’은 나비효과(나비의 작은 날갯짓처럼 미세한 변화, 작은 차이, 사소한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나 파장으로 이어지게 되는 현상)를 직접 경험하였고, 나 하나의 목소리는 미약하지만 함께하는 연대의 목소리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 빨대 어택, 통조림 뚜껑 어택, 아이스크림 스푼 어택, 일회용기 포장 용기 어택, 일회용 컵 어택 등 다양한 어택을 통해 조금씩 변화하는 세상에서 힘을 보탰다. /서늘 제로웨이스트숍 늘미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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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09 15:14

주택을 양도하기 전에 세대분리 괜찮을까

주택을 팔기 전에 많이 하는 고민이 양도세에 대한 고민 일 것입니다. 1주택자라면 기간요건만 채워서 비과세를 받을 수 있지만 2주택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양도세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한 고민이 많을 것입니다. 만약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자녀와 같이 거주하고 있어 2주택자가 된 경우라면 세대분리를 하려고 생각을 많이들 하실 것입니다. 1세대1주택 비과세 요건은 양도일 현재의 세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주택을 양도 하기 전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자녀를 다른곳으로 잠시 주민등록을 옮겨 놓아 세대분리 하여 1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시켰다고 생각 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기 전에 고려해보셔야할 부분이 있습니다. 양도일 전 세대분리에 대하여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별도세대로 보겠으나, 단순히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받기 위해 주민등록을 옮긴다든지 또는 임시로 이사하고 주택 양도 후 다시 본래대로 전입하는 경우에 별도 세대로 볼 수 없다는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의심이 들 경우 과세관청은 기획분석 및 조사나 감사 등을 통해 검증대상이 될 수가 있고, 사후관리대상에 선정되어 형식적으로 세대분리가 이루어졌는지를 감시하여 본래세대로 전입을 하였는지 지속적으로 확인을 합니다. 만약 납세자들은 실제 생계를 달리 하여 1주택자 비과세신고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등록 이전을 하지 않아 2주택자라고하여 과세통지가 온다면 적극 사실 입증하여야 합니다. 각각의 생활근거지에서 별도로 생활을 한 증거들을 제출하여야 하는데 예를 들면 전화가입증명서, 아파트관리비납부영수증, 병원진료기룍, 신용카드거래내역, 배달영수증 등이 있습니다. /조정권세무회계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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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09 15:13

K한지마을 전주한지 세계화 메카로 키워라

한지 세계화의 구심점이 될 K-한지마을 조성이 첫발을 떼면서 향후 전주가 명실공히 한지의 메카로 자리매김 할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올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전주의 대변혁을 이끌 10대 프로젝트 중 하나로 한지 세계화의 구심점이 될 K-한지마을 조성을 제시했다. 이에따라 전주시가 한지의 세계화를 위한 구심점이 될 'K-한지마을'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데 차츰 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 'K-한지마을 조성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으며 현재 기본 구상을 토대로 용역을 추진할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총사업비는 국비 65억 원, 지방비 75억 원, 민자를 포함해 190억 원 규모다. K-한지마을 조성사업의 주요 내용은 닥나무경관림, 한지문화예술촌, 숙박·연수원, 한지역사기록관 조성 등이다. 지역주민과 한지 작가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전통문화 예술촌이 조성되면 전주한지의 고유한 문화자산을 보전하는 기록 공간과 일자리 창출 효가가 있을 전망이다. 전주시와 호흡을 맞춰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이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중인 사업인데 확실한 결실을 거두기를 강력 촉구한다. 기본구상안에는 K-한지마을 조성에 적합한 입지로 서서학동 일원 흑석골이 유력한 후보지 중 하나로 꼽힌다. 기존에 한지 제조시설을 보유한 한지복합문화공간으로 전주천년한지관이 조성돼 있어 한지문화 홍보와 체험 등이 쉽다는 거다. 한지문화의 전통성과 산업화는 서로 지향점이 다르기는 하지만 어느 하나를 포기할 수는 없다. 전주한지의 역사를 전시하고 문화자원을 보전하기 위한 공간을 조성해 전주한지의 가치를 보전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단순히 전통적 가치뿐 아니라 대중성을 기반으로 한 산업화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전주한지가 세계 문화재 복원시장에서 일본의 화지와 당당히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전주한지는 이미 루브르박물관 '바이에른 막시앙 2세 책상' 복원, '고종황제와 바티칸 교황간 친서' 복본 등에 사용되면서 문화재 복원용지로서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으나, 길 길이 멀다. 지금보다 더 대중적인 인기를 끌어야 하고 또한 산업화의 가능성도 더 키워야만 장기적으로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전주의 전통문화 육성에도 일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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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09 14:29

새만금 수상태양광사업 돌파구 급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역점 추진한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이 숱한 논란 속에 좌초 위기에 놓였다.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은 새만금호 28㎢에 2025년까지 2.1GW급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8년부터 추진됐다. 1단계 1.2GW 중에서는 새만금개발청이 500MW, 전북특별자치도·군산시·김제시·부안군 등 지방자치단체가 400MW, 한국수력원자력이 300MW를 각각 담당하기로 했다. 하지만 송·변전설비 사업자 선정과 사업 주체간 계통연계(전기수송 설비) 비용분담금 문제 등에 막혀 답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이 사업과 관련해 특혜, 비자금 조성, 정·관계 로비 등 각종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업의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수상태양광 사업이 좌초되면 새만금 개발 사업 전체가 타격을 받는다. 우선 새만금에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SK E&S의 사업 포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만금개발청은 지난 2020년 수상태양광 200MW 발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SK E&S를 선정했다. SK E&S는 새만금에 약 2조 원을 투자해 창업클러스터 및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하고, 수상태양광 사업권을 넘겨받았다. 하지만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이 연이어 차질을 빚으면서 기업에 투자 철회 빌미를 주고 있다. 새만금지역에 계획된 지역주도형과 투자유치형 태양광사업이 함께 추진되지 못하면 계통연계가 불가능해 SK E&S의 수상태양광 사업도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SK E&S측에서 투자 철회를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기업에서 마냥 기다리지만은 않을 게 분명하다. 일각에서는 육상태양광 1·3공구 사업을 통해 사업수행 능력을 보여준 새만금개발공사를 통해 좌초 위기에 놓인 수상태양광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새만금개발공사에서도 새만금개발청에 사업 참여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에도 사업 정상화 방안을 찾기 위한 사업주체들의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성과는 없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새만금 수상태양광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할 국책사업이다. 사업 정상화를 위한 돌파구가 급하다. 사업주체 변경도 필요성이 인정됐다면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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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5.09 13:19

가정의 달이 더 서러운 독거노인

가정의 달인 5월은 가족과 관련된 행사가 빼곡하다. 어린이날부터 어버이날, 부부의날 등이 그렇다. 그러나 싱그러운 5월처럼 즐거워야 할 가정의 달이 더 서럽고 소외된 계층도 있다. 독거노인이 대표적이다. 가족없이 홀로 살아가는 독거노인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별이나 이혼 등으로 혼자 살기 때문에 정서적으로도 외롭고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이들이 서럽지 않도록 자치단체 등에서 각별히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에 따르면 독거노인은 199만3344명으로 전체 노인 가운데 21.1%를 차지했다. 지역적으로는 전남 26.3%, 경북 24.6%, 경남 24.3%, 전북24.2% 순으로 독거노인 비율이 높았다. 전북은 65세 이상 노인인구 42만3128명 중 10만2400여 명이 독거노인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2021년 23.2%, 2022년 24.0%에서 꾸준히 증가한 것이다. 문제는 독거노인을 포함한 65세 이상 노인들의 빈곤율과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점이다. OECD가 지난 1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가처분소득이 전체인구 기준 중위소득의 50% 이하인 노인빈곤율은 40.4%로, OECD 평균 14.2%의 3배에 육박했다. 또 10만명 당 자살율은 70세 이상 37.8명, 80세 이상 60.6명에 이르러 역시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 또 돌봄 없이 홀로 임종을 맞이하는 고독사(무연고사)의 경우 2010년 680명에서 2021년 3378명으로 늘어났다. 이들 빈곤과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고령노인 중 상당수가 독거노인이다. 이제 우리는 독거노인 200만명 시대에 진입했다. 이들은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하기가 쉽지 않고 평소에 균형잡힌 식사도 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들이 빈곤과 외로움으로 인해 자살 충동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 정부는 2012년 독거노인종합지원대책을 발표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으나 아직도 맞춤형 지원은 미흡하다. 최근에는 지역사회통합돌봄사업이나 응급안전 안심서비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돌봄서비스 확대 등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돌봄의 사각지대는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 독거노인에 대한 관심과 지원으로 서럽지 않은 가정의 달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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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08 15:59

문화·예술을 활용한 지역 활성화와 사회적 결속 강화

전북특별자치도가 인구소멸 위기 지역이라는 오명을 썼다. 이는 전북 도내 경제와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타개하는 방안 중 하나인 지역 문화·예술을 활용한 지역의 활성화와 사회적 결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본 필자는 주장하는 바이다. 특히, 이를 단순한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 되어야 할 시점이다. 이에 필자는 전북특별자치도가 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구체적인 문화·예술 지원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 활성화다. 즉, 지역 특색의 발굴함과 동시에 이를 활용하자는 것이다. 전북특자도 내 14개 시·군 지역은 각각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갖고 있다. 이들 지역이 가진 독특한 문화적 자산을 활용해 개별화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지역의 독창성을 강조하고,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중요하다. 예를 들어, 군산의 근대문화 유산을 활용한 역사 여행 프로그램, 완주의 전통 공예품을 전시하는 아트마켓 등은 이 지역만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프로젝트다. 그리고, 무형문화재 가치가 높은 지역인 남원과 임실 등의 전통 문화·예술 프로젝트도 이러한 접근은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전북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둘째, 창작의 장려와 문화 다양성의 확장을 위하여 지역 예술가들을 위한 지원사업이다. 지역 예술가들과 문화예술 단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것은 이들의 창작 활동을 촉진하고, 그 결과물이 지역사회 내외로 퍼지게 된다. 예술가들에게 창작 공간, 자금 지원, 전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는 지역 문화의 다양성을 증진시키고, 전북도를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공동체 중심의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실시해 지역 내 사회적 결속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동체 중심의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것은 사회적 결속을 강화하는 데 중요하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주민들에게 지역 소속감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벽화 프로젝트, 지역 축제, 문화 워크숍 등은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세대 간 소통을 촉진할 수 있다. 넷째, 지속 가능한 문화·예술 활동을 위해 전북특자도는 단기적 성과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는 정기적인 평가와 함께 지역사회의 변화에 맞춰 계획을 수정, 개선해야 함을 의미한다. 효과적인 정책 실행을 위해 지역 문화예술위원회 같은 전문 기구의 설립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국의 성공적인 문화·예술 정책을 분석하고, 이를 전북도 특성에 맞게 적용하는 것은 시행착오를 줄이고, 효과적인 전략을 신속하게 도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국내외의 사례를 꼼꼼히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북만의 독창적인 문화예술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전북특자도가 이러한 전략을 통해 문화·예술을 활용한 지역 활성화와 사회적 결속을 강화하고, 인구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특성을 잘 파악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실질적이고 맞춤형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다. /이정린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남원1선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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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08 15:46

'춘향제' 놀러가세!!

내일 5월 10일은 제94회 남원 춘향제의 전통축제가 열리는 날이다. 이 행사는 오는 16일까지 1주일 동안, 그 옛날에 이팔청춘 춘향이가 향단이와 함께 그네 타는 놀이를 하는 중에 이몽룡 님을 만나서 백년해로의 가약을 맺게 되었다는 전설의 누각 광한루원(廣寒樓苑 보물 제281호)을 중심으로 여러 곳에서 화려하고 흥겹게 펼쳐진다. 올해로 94년 회차라니 가히 그 역사와 전통을 자랑할 만하다. 1931년 일제 강점기에 남원권번(券番)의 기생들 몇몇이 뜻을 모아서, 만고열녀 춘향의 굳은 정절과 아름다운 사랑을 기리고자 제향을 모신 것이 그 출발점이고 효시였단다. 잘은 몰라도 경남 진주(晉州)의 개천축제와 더불어서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의 민속행사가 아닌가 싶다. 지난 4월에는 남원 고향 땅에 내려갈 일이 있었다. 그것은 나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양주분이 계시는 노암동의 산소(山所)에 성묘(省墓)하고, 10여 명 남짓 살아있는 다정한 옛친구들 죽마고우(竹馬故友)를 만나서, 서로들 얼굴을 보고 술도 한잔씩 돌리고 웃음꽃을 피며 담소도 나누고 회포를 풀고자함이었다. 그런데 승용차의 귀향길이 낯설기만 하다. 전에는 전주에서 임실 오수를 거쳐서 남원 교룡산성의 동쪽 향교동 도로였는데, 현재는 남원시 사매면의 터널 세 개를 더 지나서야 교룡산성의 서쪽 동네 만복사지(萬福寺址)가 있는 왕정동(북남원)으로 해서 시가지에 도착하게 된다. 상전벽해(桑田碧海)라더니, 시내 지도는 더욱 어리어리하다. 옛적에 시내의 중심지가 되는 「제일은행 사거리」는 모두 새 건물로 둔갑해 있다. 제일은행 자리는 ‘MG새마을금고’, 그 옆의 유명한 남원극장 터는 ‘SK증권과 김진영치과’ 등등. 나에게 있어 춘향제는, 1950년대 초 중고교의 10대 소년시절을 추억하기로 한다. 그때는 6.25 한국전쟁의 참혹한 뒤끝이라 궁핍과 간난시련 속에서 참으로 살아가기가 힘들고 어려운 세월이었다. 그래도 해마다 음력 ‘4월 초파일’ 춘향제 날이 돌아오면 남녀노소 너나 할 것 없이 남원 사람들은 신나게 기분 좋고 저마다 달뜨기 마련이다. 광한루에서부터 남원극장이 있는 제일은행 사거리의 동서남북 큰길가 푸른 가로수 끝에는 청사초롱이 봄바람에 나부끼고, 풍물 걸궁패들은 귀창이 떨어지게 날나리 소리를 앞세우고 북과 꽹과리 징 장구를 울리면서 길거리가 미어터지게 흘러간다. 덩실덩실 춤추며 뒤따르는 것은 술주정꾼과 건달뿐만 아니라 코흘리개 애송이들도 줄레둘레 한 몫을 놀고 ---- 그뿐인가. 활쏘기 궁도대회, 장사씨름대회, 곡마단의 써커스, 신파악극단의 <비 내리는 고모령>, 용성국민학교 운동장에서 밤마다 틀어부는 ‘리버티 뉴스’(대한뉴스)와 활동사진 등등. 그러나 역시 하일하이트는 남원극장에서 펼쳐지는 우리나라 명창들의 판소리 발표회. “그런께로 명창 임방울 선생이 내레오고, 남원 출신 박초월이도 오고, 또 김소희도 서울서 왔다는구만. 워매, 신나고 좋은 거!” 그날 밤 남원극장은 입추의 여지없이 초만원을 이룬다. 임방울 선생의 <쑥대머리>에 객석에서는 추임새와 함께 한숨과 눈물이 절로 나오고, 김소희의 <춘향가> 한 대목은 찬탄과 오금을 저리게 하는구나. “때 좋다, 벗님네야. 남원 춘향제 귀경 가시제라우, 잉! ~~“ /노경식 (극작가, 대학로연극인광장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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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08 15:45

전북 정치, 이대로는 안 된다

총선이 끝나고 한 달이 지났다. 전북 총선을 되돌아본다. 결과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몰표와 싹쓸이였다. 전북 정치의 ‘독점적 구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 선거의 결과들이 진정으로 전북을 위해 작동해왔는지, 전략적으로 옳은 선택인지, 이대로 괜찮은지, 많은 의문이 생긴다. 정치는 표심을 향해 작동한다. 표심을 움직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움직이지 않는 표심은 정치권의 시선을 끌지 못한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는 행정수도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어 충청표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노 대통령도 “재미 좀 봤지”라며 행정수도이전 공약이 충청표심을 움직였음을 시인했다. 덕분에 충청은 세종을 얻었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에 가덕도신공항을 선물했다. 보궐선거 귀책사유 시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규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후보를 낸 탓에 결과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지만, 공항 선물이 표심이 움직일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은 분명하다. 어떤 경우에도 표심이 움직이지 않는 전북은 정치권 투자리스트의 맨 하단에 있다. 37년 전 노태우 후보가 립서비스로 던진 새만금이 생생한 사례다. 공사는 매우 느리게 아직도 진행 중이고, 공항은 아직도 그림만 그리고 있을 뿐이다. 전북은 한쪽에게는 항상 잡힌 물고기이다. 잡힌 물고기에게는 먹이를 주지 않는다. 그러니 항상 배고프다. 한쪽은 무슨 미운 짓을 해도 표를 받는다는 것이 정해져 있으니 신경 쓰지 않는다. 다른 한쪽은 무슨 예쁜 짓을 해도 표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 정해져 있으니 신경 쓰지 않는다. 결국 어느 쪽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전북은 방치된다. 전북의 선거는 투표 전에 결과가 먼저 정해진다. 때문에 당선이 예정된 당의 권력자는 전북을 고려하지 않고 충성심을 기준으로 후보를 선정한다. 후보나 의원들은 권력자에 대한 충성 경쟁에 몰두할 뿐, 일을 잘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결국 당도 의원도 전북에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전북은 또 방치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독점의 폐해는 심각하다. 독점 구조에서 공급자는 갑이고 소비자는 봉이다. 전북 정치도 독점의 폐해가 심각하다. 소비자가 다른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을 아는 정치 공급자는 소비자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서비스나 품질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전북의 정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변방으로 밀려난 전북 정치는 중앙은 고사하고 전북조차 챙기기 버겁다. 정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니 경제를 추동하지 못한다. 정치와 경제가 함께 뒷걸음질 치고 있다. 전북 정치, 이대로는 안 된다. 독점적 정치 구조를 깨트려야 한다. 몰표와 싹쓸이는 정신승리는 될지언정 삶을 개선하는 진짜 승리는 아니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정치를 만드는 것이 진짜 승리다. 경쟁구도를 만들어 구애경쟁을 시켜야 한다. 경쟁을 시키면 정치는 수시로 선물을 들고 찾아와 머리를 조아릴 것이다. 전북이 잘 살기 위해서는 전북 정치가 살아나야 한다. 전북의 정치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다양성이 복원되고 경쟁구도가 형성되어야 한다. 전북 정치의 다양성과 경쟁구도는 전북이 잘 살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전북이 잘 살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조배숙(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 국민의힘 비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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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08 15:45

전주-완주 통합의 키맨

키맨(Keyman)이란 어떤 조직에서 문제 해결이나 의사 결정을 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한동안 잠잠했던 전주완주 통합 문제가 요즘 화두로 등장하면서 일부 단체들이 찬반 의사를 심심치 않게 피력하고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몇몇 키맨의 손에 이 문제는 달려있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 지사, 우범기 전주시장, 유희태 완주군수, 그리고 완주를 지역구로 둔 안호영 의원이 이 문제에 관한 한 키맨이다. 그중에서도 결정적인 키맨은 바로 안호영 의원과 유희태 완주군수다. 전주권은 항상 통합 찬성 여론이 높은 만큼 우범기 전주시장이나 전주 출신 김윤덕, 이성윤, 정동영 의원 등은 상대적으로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가 어려운 구조다. 사실 전주완주 통합 문제는 전적으로 완주군민과 전주시민들이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결정하면 되는 단순한 문제다. 지난 1997년, 2009년, 2013년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통합을 추진했으나 결론은 완주군의 반대로 번번히 무산됐다. 통합이 될 경우 과연 득인가, 아니면 실인가 그 부분을 보는 시각부터 찬반양론이 엇갈린다. 찬성측은 역사와 생활권이 같고 광역행정의 잇점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측은 결국 완주군민들만 손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면 결정적인 기회였던 2013년 6월로 돌아가보자. 당시 송하진 전주시장과 임정엽 완주군수는 통합에 대해 의견을 함께하고 김완주 당시 지사도 처음엔 이들과 뜻이 같았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 당시 완주군에서의 통합 찬성 비율이, 통합 반대 비율보다 10% 정도 높았기에 주민투표에서 통과가 예상됐으나 결론은 반대가 11%나 많아 부결됐다. 완주를 지역구로 둔 당시 최규성 국회의원이 강력히 반대하면서 완주지역 지방의원 등이 대부분 반대에 나섰다. 김완주 지사도 나중에 방향을 틀면서 결국 통합이 무산됐다는 관측이 나돌았다. 그러면 만 11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은 어떨까. 냉정하게 보면 겉공기는 좋아 보여도 통합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당시엔 송하진 전주시장과 임정엽 완주군수의 통합 의지가 강력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우범기 전주시장의 통합의지가 단호해 보이지는 않고, 유희태 완주군수는 말을 아끼고 있으나 결코 통합에 찬성하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규성 당시 의원에 비해 안호영 현 의원이 덜 격렬하게 반대하기에 가능성은 좀 열려있는 편이다. 안 의원은 “완주군민들의 충분한 숙의과정이 필요하다” 면서도 “전북특별자치도가 더 잘될 수 있도록 동부권 등의 균형발전이 필요하다”고 원론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내후년 완주군수를 염두에 둔 후보군이나 전현직 완주군의원들은 대체로 찬성보다는 반대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직 완주지역 키맨들이 통합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완주군민의 마음을 얻는 획기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1월 18일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변수가 된 전주완주 통합 문제에 대해 키맨인 안호영 의원과 유희태 완주군수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최대 관심사다. 주민투표가 올해 안에 치러질 공산이 커지면서 키맨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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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4.05.08 14:52

후반기 앞둔 지방의회, 감투싸움 추태는 그만

제12대 지방의회가 오는 7월 출범하게 될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후반기 의회는 2026년 6월 3일로 예정된 제9회 지방선거와 직결되는 만큼 차기 자치단체장을 염두에 둔 의원들이 의장과 부의장·상임위원장 등의 감투를 놓고 일찌감치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아무래도 단체장 선거에 나가려면 유권자들에게 얼굴과 이름을 알릴 기회가 많은 감투를 차지하고 싶을테니 전반기보다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는 벌써부터 8명의 의원들이 차기 시장·군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후반기 의장 및 상임위원장 입지자들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각 시·군의회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지방소멸 위기의 시대, 집행부와 더불어 지방자치의 양대 축인 지방의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주민의 대변자로서 집행부 견제·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지역의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 후반기 원 구성 과정에서 다시 진흙탕 감투싸움과 나눠먹기 관행을 떨쳐내지 못해 파행을 자초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지방의회를 대표하면서 의회를 이끌어 가야 할 의장은 매우 중요하고 책임이 큰 자리다. 당연히 의회를 대표할 수 있는 정치력과 경륜, 인품, 그리고 추진력을 두루 갖춘 인물을 뽑아야 한다. 이런 조건을 모두 갖춘 인물이 없다면 차선책으로 가장 근접한 인물을 찾아야 한다. 개개인의 친분이나 밀실담합, 외부 압력에 의해 의장을 선출해서는 안 된다. 지역 주민들은 중앙정치권과 닮은 모습의 지방의회를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동안 의장과 부의장·상임위원장 등의 감투를 개인의 명예나 영달을 위한 기회로 여기는 의원들이 많았다. 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 출마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감투에 욕심을 내는 의원들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런 사람이 의장이 된다면 본연의 역할은 소홀히 하면서 엉뚱한 곳만 기웃거릴 게 뻔하다. 결국 지방의회의 기능과 역할, 위상은 실추될 수밖에 없다. 지방의원들이 의장직을 놓고 패거리를 지어 불협화음을 내는 최악의 상황도 우려된다. 인구 위기를 극복하고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어야 하는 시점이다. 지방의회의 역할도 막중하다. 후반기를 다시 진흙탕 감투싸움으로 시작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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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5.08 12:35

태권도를 유네스코에 등재시켜야 한다

탁구가 죽의 장막에 갇혀 있던 중국을 바깥세상으로 이끌어내면서 미국과 수교를 앞당겼다. 스포츠가 냉전체제의 만리장성의 두터운 벽을 허물었다. 올림픽을 4년마다 동∙하계로 나눠 개최하는 것은 인류애를 바탕삼아 전 세계인의 우의 도모를 통해 평화를 가져오자는데 깊은 뜻이 담겨 있다. 동족간의 전쟁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우리도 이 때문에 더 국제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참가를 확대하고 있다. 국기인 태권도 만큼 전 세계인에 한국을 전방위로 알려온 스포츠도 없다. 전세계 213개국에서 2억여명이 태권도를 배우고 읽혀 오면서 한국을 태권도 종주국으로 각인시켰다. 지금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K∼컬쳐도 태권도가 일찍부터 전 세계로 보급되면서 밑바탕을 깔아놓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태권도는 단순한 무예가 아니라 한국인의 혼과 정신이 깃든 스포츠다. 그래서 태권도를 UNESCO에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는 게 급선무다. 씨름이 남북한 합의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기 때문에 그간 태권도도 남북한 양측이 물밑에서 노력하고 있어 등재 가능성이 높아졌다. 태권도의 본향인 전북은 지난 2016년 10월14일자로 태권도를 전북지방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다른 시∙도가 문화재 지정을 안 받아 전북이 오는 17일부터 시행되는 국가유산기본법에 따라 태권도를 국가유산으로 등재시키는데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됐다. 2014년 4월 개장한 무주태권도원이 있기에 태권도를 우선 국가유산으로 등재시키는 것은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지역도 국제태권도 대회를 유치해서 개최하는 등 나름대로 태권도를 통한 지역관광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어 전북도도 국가유산 등재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왜 태권도를 유네스코에 등재시키려고 노력하는 걸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남북한이 합의해서 태권도를 유네스코에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시키면 태권도가 더 발전하면서 세계인으로부터 더 많은 사랑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등재 과정에서 반드시 남북한 합의하에 추진해야 하므로 그간 강대강으로 치닫았던 남북한의 대결국면도 사그라지면서 평화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운용 총재가 이끌었던 남한의 세계태권도연맹(WT)과 북한의 국제태권도연맹(ITF)의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유네스코 본부가 있는 파리에서 대표들간에 접촉을 해왔기 때문에 등재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남측은 익산시 금마 출신인 최재춘 김운용스포츠위원회 위원장이 KOREA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 추진단장을 맡아 지난 4월21일 여의도 63빌딩에서 국내 태권도인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네스코 등재 추진단을 공식 출범시켰다. 최근 전북도의회가 태권도를 유네스코에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시켜야 한다고 만장일치로 결의한 것도 전북이 태권도 유네스코 고장으로 발돋움 할 모멘텀이 되었다. 태권도가 유네스코에 등재 되면 그간 활성화 되지 않았던 무주 태권도원도 새롭게 도약, 명실상부한 태권도 성지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그 이유는 전 세계 태권도인이 성지인 무주 태권도원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찾기가 불편했던 무주 태권도원의 교통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전 국민을 상대로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붐조성이 필요한데 그 일환으로 무주 태권도원에서 WT와 ITF가 함께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태권도대회를 개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북 국회의원 10명 전원과 전북도,도의회와 유치추진단간 긴밀한 협조체제가 이뤄져야 한다. 한편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켜왔던 서울의 국기원 이전문제도 탄력을 받을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춘천으로 유치한 WT 본부도 무주 태권도원과의 긴밀한 협조 체제를 다져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무튼 태권도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태권도원이 있는 전북은 무예를 연마하는 태권도성지를 뛰어 넘어 평화를 이끌어 내는 스포츠 성지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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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4.05.07 18:20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어머니는 1932년생, 잔나비띠다. 어머니의 세대에서 아들이란 존재는 삶의 기둥이라, 어머니 또한 아들이 세상의 전부셨다. 그 귀한 아들을 좋은 공부 시키고자 어릴 적 대도시로 보냈으나, 오빠는 고등학교 3학년 때 그만 어머니 곁을 떠나고 말았다. 그 슬픔을 누군들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세월이 흘러 5년 전 노인성 치매 판정을 받은 어머니는 5분 전의 일은 기억하지 못해도 아들에 대한 기억과 사랑만은 생생하다. "엄마, 천국에 가면 누굴 가장 보고싶어?"라는 질문에 어머니는 항상 "내 아들 00이지"라고 답을 한다. 두 아이를 키워온 나 또한 그 사랑의 깊이를 이제는 짐작하는지라 조금도 서운치 않고 오히려 이해가 된다. 부모님은 딸들에게도 부족하지 않은 사랑을 주셨다. 내가 육아문제로 직장을 그만두려 했을 때, 두 분이 육아를 책임져주셨다. 부모님이 도와주지 않으셨다면, 지금까지 직장을 다니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부부는 아이들에게 손이 가장 많이 필요한 시기에 직장에서도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야 했다. 아버지는 아이들 유치원 등·하교는 물론 자전거도 가르쳐주시고 공놀이도 하고, 아이들의 태권도 상대역, 공기놀이, 목마 태워주기 등 아이들의 아빠 역할을 모두 해주셨다. 또한 어머니는 아이들의 식사와 집안일 등 내가 해야 할 역할을 도맡아 주셨다. 특히 한글을 가르치지 않고 학교에 보냈던 나의 교육관으로 아이들이 받아쓰기에 어려움을 겪자, 아이들 교육에 매진하셔서 처음에 20점 받아오던 아이들이 멋지게 100점을 맞아오던 것을 잊을 수 없다. 두 분 모두 평생 사셨던 곳을 떠나, 낯선 곳에서 아이들을 돌봐주시느라 삶의 패턴을 바꾸고 모든 것을 희생해주셨는데, 그때는 너무 당연하게 받았던 게 아닐까 지금 생각하면 더 죄송하고 감사할 뿐이다. 아버지는 20년 전에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 내내 우리와 함께 하시던 어머니는 2년 전 고관절 수술로 인해 거동이 힘들고 치매가 심해지셔서 두 달 전에 요양원으로 옮기셨다.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내고 찾아온 우울감이 참으로 나를 힘들게 했다. 이런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남편은 어머니를 모시고 가는 제주도 여행을 계획했다.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고, 숙소와 차를 예약하고, 여행에서 필수인 휠체어도 예약했다. 4박 5일의 일정은 월령 선인장 군락지, 사려니숲길, 서귀포 치유의숲, 절물자연휴양림 같은 휠체어 길이 잘 되어 있는 곳들과 맛집 투어였다. 어머니는 시공간의 혼재 속에 있기에 제주도라는 것을 곧잘 잊어버리셨고, 성인 기저귀를 하셔야 하는 불편 속에서 급하게 화장실을 찾거나 가까운 호텔을 찾아 기저귀를 갈아드리는 등 어려움은 종종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가 웃으며 감당할 수 있어 감사했고, 그런 중에도 서로가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여행을 다녀와서, 어머니께 여행 사진을 보여드리고 추억을 되짚어드리며, 우리는 웃을 일이 한 가지 더 늘었다. 부모님의 사랑은 당연히 생각하고 늘 내 자녀들을 먼저 생각하지 않았나 나 자신을 새삼 돌아보며, 더 늦기 전에 어머니와의 행복한 시간을 만들 수 있어 다행스럽고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야 철이 드는 딸을 기다리며 묵묵히 어버이의 사랑을 보여주신 어머니께, 오늘도 다시 한번 사랑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드린다. /이상숙 전주시 국제협력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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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0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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