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태조 이성계의 본향이자 조선왕실의 뿌리다. 조선건국의 꿈이 시작된 곳이다. 유구한 역사 속에서 새 왕조를 세워 태조라 불린 사람은 ‘이성계’와 ‘왕건’ 둘 뿐이다.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전북을 걷는다. 전주 한옥마을 중심에는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이 있다. 조경묘, 조경단, 오목대, 이목대 등이 몰려 있다.
특히 전주는 경기전에 국보 제317호 태조 어진을 봉안하고 있다. 태조 어진을 전주에 봉안한 것은 개성의 목청전이 이성계의 구저(舊邸)에, 영흥의 준원전이 이성계의 탄생지에 설치된 것과 마찬가지로 전주가 왕실의 본관이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으로 영흥의 준원전만 남았지만, 경기전은 본관지에 세워진 조선 왕실 최초의 기념물로서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조선 건국 시조로서 이성계는 특별 예우를 받아 따로 태조진전이 설치돼 어진이 봉안됐다. 전주를 찾는 시민께 많이 알려진 ‘태조 어진 봉안 의례’는 숙종 때 경기전 태조어진을 모사하기 위해 한양으로 갔다가 다시 전주로 모셔왔던 의례를 재현한 것이다. 조선왕조 역사와 의례를 보여주는 소중한 행사다.
전주 경기전은 2012년에 국보로 승격됐고, 현재 대한민국에서 온전하게 현존하는 유일본이다. 전북과 태조 이성계의 연관성은 국내 학계에서 계속해서 연구해 왔다. 태조 유적지와 유물의 76%를 우리 전북특별자치도가 보유하고 있다. 전주, 남원, 임실, 진안, 장수 등지에 고루 분포한다. 그야말로 전북을 상징하는 역사문화자산이다.
‘태조 이성계’는 고려 말에서 조선 초로 이어지는 역사적 전환기의 주역이다. 리더십과 혁신, 통합의 상징이기도 하다. 전북 지역에서 이어지는 다양한 태조 이성계 설화를 모아 문화와 역사를 흥미롭게 후손들에게 더욱 알려야 한다.
오는 13일, 국회에서 ‘태조 이성계 국회 정책포럼’ 토론회가 열린다. 전북특별자치도에서와 학계에서도 다시 한 번 힘을 모은다. 태조 이성계의 전북역사문화자산의 문화관광자원화를 함께 논의하고, 태조 이성계와 전북의 역사적 의미를 되짚어 보는 자리다. ‘태조 이성계 역사전당’ 건립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이 마련될 예정이다.
전북 외의 관련 유적은 주로 박물관에 소장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지역에서 바로 연계하여 살아 숨쉬는 유적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은 전라북도가 유일한 현실이다. 전북자치도는 지난 20년부터 추진해온 ‘태조 이성계 유적지 역사탐방’을 올해부터 확대 추진한다고 한다.
태조 이성계 역사전당이 전주에 만들어지게 된다면, '1380년 남원 황산에서 왜구를 크게 무찌른 황산대첩 역사관, 초상화 전문 박물관도 생각해본다. 조선왕실의 뿌리이자 조선 건국의 꿈이 시작된 전북에서 '이성계 유적의 숨결'을 더욱 세세히 느낄 수 있겠다.
전북에 광역적으로 분포된 태조 이성계 콘텐츠의 구심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명 ‘랜드마크’ 가 필요하다. 전북특별자치도 원년, 국회와 전북도, 전주가 관광문화축제와 연계하고 국책사업을 더욱 발굴해 나가겠다. 전주 경제 활성화를 넘어 대한민국의 전통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에도 기여하리라 기대한다.
민·관·학·연이 힘을 합쳐서 ‘태조 이성계’ 역사 자원을 간직한 보고인 우리 전북을 관광 문화자원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그 중심에서, 전주를 대표해 자부심을 가지고 앞장설 것을 약속드린다.
/정동영 국회의원(민주당·전주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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