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꿈의 소재로 불리는 탄소산업이 전라북도와 전주시, 그리고 민간기업 차원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제품화에 성공했지만 아직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탄소산업의 불모지에서 전주에 있는 한국탄소융합기술원과 민간기업이 10여 년간 연구개발을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중성능급 이상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우리보다 기술력이 앞선 일본과 독일 미국 등 선진국의 시장 진입장벽을 뚫기가 힘겨운 데다 중국의 추월 경쟁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전북도 등의 글로벌 탄소섬유시장 분석 결과, 세계 탄소소재시장 규모는 올해 355조 원에서 오는 2030년에는 1000조 원 대로 급속도로 팽창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항공우주 분야를 비롯해 자동차 에너지 등 산업 파급력이 큰 분야에서 국내 탄소기업의 기술력이 일본과 미국 독일 등 선진국보다 뒤처짐에 따라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 후발주자인 중국은 국가차원에서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세우고 탄소섬유 연구개발 및 제품 생산에 전폭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저가 공세로 시장 진입에 나설 경우 현재 우리의 주력분야인 스포츠레저 산업용 탄소섬유 시장마저 잠식당할 우려가 높다. 따라서 국내 탄소산업의 기술력과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국가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시급하다. 이번 한국판 뉴딜 정책에 소재독립 뉴딜을 포함시켜 탄소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 탄소산업은 그린뉴딜과 연계 추진하고 있는 수소자동차저장용기 실증사업과 대형풍력 블레이드용 소재 및 3MW급 블레이드 상용화 기술개발, 7MW이상 대용량 해상용 풍력발전시스템 개발 정도다. 신재생에너지 기반 구축의 연계 사업 정도로는 국내 탄소산업 육성과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기에는 역부족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세계 탄소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그린뉴딜의 핵심 분야로 탄소산업을 포함시켜 초고성능초고강도 제품 개발과 함께 가격경쟁력 확보를 통해 전북의 탄소산업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요즘도 그런지 모르겠으나 내가 초등학교 다니던 1960년대는 봄가을로 소풍을 다녀왔다. 행선지는 가까운 명승고적이었다. 당시 놀 거리가 마땅치 않았던 시골에서 소풍날은 잔칫날이나 다름없었다. 모처럼 해방된 기분인데다 김밥이며 과자, 사이다 등을 실컷 먹을 수 있어서다. 당시 내가 다녔던 학교의 단골 행선지는 백양사였다. 소풍날 비포장도로를 걸을 양이면 다리도 아프고 희뿌연 먼지를 마셔야 했다. 그래도 소풍은 즐거웠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시간은 전교생이 모인 가운데 열린 학급별 장기자랑이었다. 4학년 때쯤이었을 것이다. 장기자랑에 우리 반 대표로 반장이 나가서 빅히트를 쳤다. 나보다 두 살 위였던 그 친구는 유행가를 멋들어지게 불렀다. 반짝이는 별 빛 아래 소근 소근 소근 대는 그 날밤, 천년을 두고하는 노래가 끝나자 환호성과 함께 앵콜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러자 그 친구는 다시 청춘은 꿈이요, 봄은 꿈 나라하는 노래를 신나게 불렀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 친구가 부른 노래는 남인수의 무너진 사랑탑과 김용대의 청춘의 봄이었다. 당시 동요만 배우던 나는 깜짝 놀랐다.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보는 듯 했다. 그날 이후 그 친구는 나의 우상이 되었다. 트로트와의 만남은 그때 시작되었다. 사실 트로트는 우리의 아픈 역사 속에 서민들을 어루만지는 약손 같은 역할을 해왔다. 일부에선 촌스런 뽕짝이라고 폄하하지만 대중의 애환을 그만큼 직설적으로 대변한 음악도 없다. 오랜 멸시와 인고의 세월을 견뎌낸 트로트는 최근 방송가를 장악했다. TV를 틀면 먹방이더니 이제는 트로트 세상이다. 이러한 트로트 열풍에 화룡정점을 찍은 일대 사건이 지난 추석 KBS2 TV가 기획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가 아니었나 싶다. 2시간 동안 숨 돌릴 틈 없이 몰아친 이 공연은 전국 시청률 29.0%라는 드문 기록 뿐 아니라 트로트를 서정시와 철학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 중 내가 눈여겨 본 것은 젊은 노인가수 나훈아의 활력 넘치는 모습이었다. 73세(1947년생)의 나이에도 다이나믹한 무대로 코로나에 지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압도적인 무대스케일에다 한복과 찢어진 청바지까지 다양한 의상을 선보이며 29곡을 열창했다. 전형적인 욜드(Young Old 젊은 노인)요, 액티브 시니어였다. 욜드는 노인 대국인 일본에서 만든 말로 1946-1964년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더 건강하고, 돈도 있고, 고학력이다. 또 스마트 폰이나 인터넷에도 익숙하고 매사에 적극적이다. 한국에는 2020년 600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아무나 나훈아 같은 젊은 노인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 요소가 있다. 먼저 나이와 함께 실력을 갖춰야 한다. 트로트 가수를 예로 들어보자. 요즘 뜨고 있는 젊은 가수들은 기교는 뛰어날지 몰라도 덜 숙성된 느낌이다. 나훈아의 공연은 산전수전 다 겪은 관록이 묻어나 이것이 가수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는가. 나이 들어서도 탄탄한 내공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또 하나는 사회 공헌적 활동이다. 아마 이번 무대가 비싼 입장료를 받는 공연이었다면 큰 공감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더하여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하는 테스형이나 이날 부르지는 않았으나 광주 518을 소재로 만든 엄니 같은 노래는 사회의 아픔을 껴안고 있다. 단순한 예인이 아닌 연륜 쌓인 시대의 어른으로서 면모를 보여준 것이다. 나훈아의 공연은 급증하는 젊은 노인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준 것 같아 흐뭇했다.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남지웅(하가초 4학년) 휘익휘익 휘파람을 분다 으스스스 귀신이 온다 아야아야 뼈가 부러졌다 삐뽀삐뽀 구급차가 온다 아찔아찔 롤러코스터를 탄다 으아아악 비명이 온다 꼼지락꼼지락 휴대폰을 본다 성큼성큼 잔소리대장 엄마가 온다 제목부터가 생소하면서도 특이하다.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터질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 <온다>. 4연 모두가 시늉말(의성어, 의태어)로 시작된다. 그리고 각 연 2행은 귀신, 구급차, 비명, 잔소리가 <온다>. 한결같이 불안한 마음을 담은 보기 드문 어린이 시다. 참 어른스러운 생각들이다. 또한 지웅 어린이 시는 음성 언어와 문자 언어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앞으로 시적 재능을 넓혀 가면 대성하리란 기대를 해 본다. 지웅이 파이팅! / 최남호(아동문학가)
이은선 선이오페라앙상블 대표 우연히 티비를 보는데 연기 인생 60년이라는 나문희 선생님께서 영화 제작 발표회를 가는데 너무 떨리고 무섭다고 고백하는 모습을 보며 아, 저렇게 연륜이 있는 분도 떨리고 기대하시는구나 라고 생각이 든 적이 있었다. 그리고 연기가 60년이란다. 내 나이보다도 많은 세월이다. 그래서인지 그가 티비에서 그냥 얘기만 해도, 앉아만 있어도 괜시리 코가 찡한 느낌이 든다. 몇 마디 안 하는 생활연기에서도 마치 나의 엄마인듯 나의 할머니인듯 맘에 와 닿기도 하고 그가 조금이라도 눈물을 흘리기라도 하면 난 폭풍눈물이 나오고, 그냥 별 의미 없는 호박 고구마 한 마디 크게 외치는 게 왜 그리 웃긴 건지 한참을 배를 잡고 웃게 된다. 그리고 시상식에서 그가 내뱉은 첫 마디 또한 인상깊다.어머니의 하나님과 나문희의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도 그지만 어머니도 대단하게 느껴졌다. 딸의 종교를 존중해주고 인정해준 것이 아닌가? 딸아이야 어머니의 종교를 뭐라 할 수 없고 내 종교를 믿으시오 할 수 없는 약자이니 그의 어머니가 딸에게 자유를 준 것이지 않겠냐는 생각에서다. 그런 어머니 밑에서 컸으니 나문희 선생님 또한 어머니의 가치관과 종교관을 존중하는 저런 소감을 발표한 것은 아닐까? 이처럼 너무 갇히지 않은 생각의 소유자라는 사실 또한 그의 연기의 힘이 아닐까라고 새삼 느껴졌다. 지금의 사회적 이슈들을 볼 때 참 이런 분들만 계시면 뉴스에 나오는 험한 장면들은 보이지 않을 텐데. 종교의 자유를 이상한 곳에 붙이는 일도 없을 테고 어찌 됐건 남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으니 그런 상황들을 만들지는 않을 텐데.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어른이들이 계신다면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다시 나문희 선생님 얘기로 돌아오면 죄송한 얘기지만 젊어서부터 주연보다는 나이 든 역할을 했기에 사실 존재감이 큰 연기자의 삶을 살았던 세월은 아니셨던 거 같다. 그러나 지금의 그는 그냥 평범한 말을 조용조용 뱉어내는 데 그 말에 힘이 있는 배우가 되어 있다. 그건 누구도 할 수 없는 역할이지 않을까? 예쁘고 멋진 역할은 누구든지 맡아서 할 수 있다. 그러나 배우 나문희만의 색깔은 인생을 그렇게 산 것이 아니라면 나올 수 없는 딱 본인만의 색깔이 입혀져 있다. 그래서 생각해 본다. 나는 어떠한 색을 입고 있을까? 내가 뱉는 얘기들이 과연 힘이 있을까? 힘이라는 것이 다른 게 아니라 믿음과 신뢰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적어도 또 뻥치시네 정도는 아니길 바라는데 나에 대해 느끼는 것은 상대방이기에 내가 판단을 할 수 없어 어러운 거 같다. 사회에서 어린이들이 미래이고 희망이지만 어른이들이 본인들의 색깔을 잘 입지 않으면 미래와 희망의 색이 밝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기적인 것도 이해하겠고 개인주의적인 성향도 본인이 그렇다는데 따지고 어쩌고 실랑이하고 싶지도 않다. 저렇구나 하고 넘기면 되니까. 그런데 적어도 남에게 피해를 주는 어른이들만은 안됐으면 좋겠다. 나의 색으로 인해 남에게 상처로 번지지 않게 하는 어른님들이 되어줬으면 한다. 팍팍한 고구마 같은 시대에 나문희 선생님의 호박 고구마가 큰 웃음이 되듯 어른이들의 밝은 색채들로 어린이들이 환하게 웃을 수 있게 곱게 나이들어 갔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다. /이은선 선이오페라앙상블 대표
제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전북 지역 현안들이 철저히 외면 당한 채 마무리되어 가고 있어 도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지난 7일 시작한 국감은 총 20일 간의 기간중 12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이제는 상임위별로 국감을 정리하는 종합감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당초 이번 국감은 시작부터 정국을 뒤흔든 북한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을 비롯 추미애장관 아들 특혜 휴가 의혹, 라임 옵티머스 사태 등 대형이슈로 다른 사안이 묻힐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도민들은 상황이 어렵지만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역 발전과 직결된 현안들을 챙기고 부각시켜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했다. 도민들이 기대를 걸었던 것은 초재선의원들로만 구성된 전북지역 국회의원들이 참신하고 파이팅 넘치는 자세로 지역 현안들을 챙겨주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감이 시작된 이후 전북 현안을 챙기기 보다는 오히려 제 목소리 내기 등 개인 플레이에 급급하는데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새만금개발청이 이번 국감의 피감기관에 포함되면서 쟁점화 가능성이 기대됐던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질문은 몇 마디에 불과한 사례 등이 이를 반증해주고 있다. 전북도로서는 민감한 사안인 새만금 해수유통 문제 등을 전북도와 아무런 소통도 없이 제기해 서로 불편한 관계와 갈등만 노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이번 국감에서 지역현안이 실종된 주요 요인 중 하나로는 도내 정치권과 지자체와의 엇박자가 꼽히고 있다. 도와 정치권은 원팀 공조로 전북 현안을 풀어나가겠다고 장담했지만 소통이 전혀 안돼 말 뿐이었다는 지적이다. 다당제 구도였던 20대 국회때 보다 정치권과의 소통에 더 힘들었다는 도 실무자들의 고충이 나올 정도이니 처음부터 성과를 기대했던 것은 연목구어였던 셈이다. 제21대 전북 국회의원들은 출범초부터 초재선으로만 구성된 약한 정치력을 원팀으로 극복하며 지역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번 국감을 통해 이같은 다짐이 공염불로 드러났다. 전북 정치권은 이번 국감을 거울삼아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 할 것이다. 지자체와의 소통에 더욱 힘쓰고, 이를 점검할 수 있는 상설위 구성 등의 대안도 검토하기 바란다.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금을 떼어먹는 대부업 사기 피해가 전북지역에서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월 40대 대부업자가 전주지역 전통시장 상인과 인천지역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1600억 원대 투자사기 사건이 발생한 이후 지난 7월 전주지역 100억 원대 투자사기에 이어 최근 또다시 대부업 투자사기가 터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전주지역 피해자들에 따르면 전주 소재 한 대부업체 대표가 기업 대출이나 외환거래 등을 통해 월 5% 이상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투자자들로부터 수십억 원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수십여 명에 피해 규모는 70억 원 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불황이 심화하면서 투자 사기행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북지역 불법 사금융 피해사례가 올 1월부터 4월 사이에만 지난해보다 1.5배 정도 늘어났다. 경기 침체에다 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예적금을 통한 목돈마련이 여의치 않자 고수익을 미끼로 한 투자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 대부업 투자 사기 행각의 공통점은 시중 금리보다 월등히 높은 투자수익을 내세워 투자자를 유인한다. 은행 예적금 금리가 연간 1%대에 불과한 데도 이들 대부업체에선 매달 투자금의 1.5~2%씩의 수익을 주겠다고 속여 투자금을 가로채고 있다. 대부업체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이용한 투자사기 사건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투자 홈페이지를 개설해놓고 점조직을 통해 투자자를 끌어모아 일정기간 고리 이자를 입금해주다 한순간에 사이트를 폐쇄하고 잠적하는 수법이다. 이런 수법에 속아 전주지역에서 수십여 명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날리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초저금리 시대에 터무니없는 고수익 투자나 고금리 보장은 일단 사기임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대부업은 은행처럼 예적금 등 수신행위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고수익을 약속하고 투자금을 유치하는 행위는 모두 불법이다. 더는 대부업 투자사기 행각에 속아선 안 된다. 속는 사람만 어리석을 뿐이다. 그리고 자치단체와 금융당국도 불법 유사수신행위에 대해 강력한 단속과 함께 피해 예방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순항하는 듯 했던 전주특례시 지정 문제가 암초를 만났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가 특례시 지정에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하필 협의회 회장을 맡게 된 송하진 지사가 특례시 지정 반대에 총대를 메면서 지역 정치 상황도 꼬여버렸다. 특례시 지정을 추진해온 김승수 시장과 이를 1호 법안으로 제출한 김윤덕 국회의원(전주갑)의 향후 정치적 득실과 전북 원팀 정치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다. 그동안 전주특례시 지정에 공개적인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아왔던 송 지사는 지난주 청와대 회의에서 시도지사들의 반대 의견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식 전달했다. 시도지사들은 특례시 조항 때문에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논란을 빚고 있는 만큼 이를 삭제하거나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협의회 명의의 성명이나 입장문 발표가 아닌 대통령 직접 건의는 중앙 정치권과 지역에도 파장을 가져왔다. 청와대 회의 다음날 국회에서 특례시와 관련한 당론을 모으기 위해 열린 민주당 간담회에서는 특례시 지정에 대한 부정적 기류 속에서도 광역시가 없는 전북과 충북의 특례시 지정 무산 가능성을 안타까워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전주특례시 지정이 무산되면 전북은 지금처럼 광역시 없는 광역단체의 불리함을 그대로 안고 가야 한다. 국가예산과 정부의 정책 지원에서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특례시가 지역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는 논란이 있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낫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중앙 정부를 상대로 광역시 없는 지역의 차별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주특례시 지정 문제는 지역 정치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주특례시 지정을 민선 7기 역점과제로 추진해온 김승수 시장은 크게 손해볼 것이 없어 보인다. 특례시 지정을 위해 2년 넘게 총력을 쏟으며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특례시 조항을 담는 성과를 거뒀지만 시도지사들의 반대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특례시 지정 성공이라는 열매는 수확하지 못하더라도 특례시 무산의 정치적 책임은 피하게 됐다. 전주특례시 관련 법안을 자신의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한 김윤덕 국회의원(전주갑)은 난감해졌다. 김 의원은 전국 16개나 되는 특례시 대신 광역시가 없는 도(道)에 한해 특례시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지방자치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전주와 청주가 해당된다. 특례시 조항이 빠지면 김 의원은 1호 법안 무산의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김 시장은 특례시 지정을 위해 시도지사협의회를 설득하겠다고 밝혔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협의회 회장인 송 지사가 이미 모아진 시도지사들의 의견 번복에 적극 나설지도 미지수다. 결국 전주특례시 지정 문제는 향후 도정 원팀 협력과 지방선거 과정의 이슈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앞으로 진행될 국회의 특례시 법안 처리 과정이 주목되는 이유다. /강인석 논설위원
윤충원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우리나라가 지방자치제도를 도입한지도 벌써 30여 년이 지났다. 물론 우리의 지방자치제도는 아직도 중앙정부가 국가예산을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그러나 이제는 어느 정도나마 중앙정부의 간섭을 벗어나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지역발전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는 여지가 열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지금에 와서 전북의 지역경제 현실은 어떤가? 얼마 전 전북일보 기자들이 타 시도와 비교하여 전북의 지역총생산 최하권, 청년 고용률 전국 꼴찌, 금년도 상반기 실제적인 외국인투자 제로 등 여러 문제점들을 하이라이트로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행정당국은 한결같이 세계경제 침체 탓을 하거나 중앙정부가 수도권 쏠림현상을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해 왔다. 그런 모습을 보고 주민들 간에는 자존심이 상하고 한심하다는 말들이 무성하다. 사실 전북경제가 극복해야 할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국내 또는 외국인투자 유치의 부진 문제는 심각한 실정이다. 대규모 직접투자유치사업은 다른 사업들과 달리 중앙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지자체가 발휘하는 열정과 능력에 달려 있다. 유치에 성공할 경우 단기간 내에 지역주민들의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 법인세 등 지자체의 세입증가, 인구증가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효과를 가져 온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시대를 맞아 모든 지자체 간에는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유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전북지역의 경우 지난 30여 년 동안 힘겹게 추진되어 온 새만금의 인프라도 속도가 느리지만 점차 구축되어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지역이 타 시도와의 경쟁에서 밀리기만 하는 모습을 보면 심한 무기력증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무기력증을 떨쳐 버리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새만금개발청과 전북도청이 국내외 기업의 대규모 투자유치를 위해 비장한 각오와 함께 지금까지와는 다른 혁신적파격적인 접근방식과 전략들을 총동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특히 새만금지역 내 외국인투자 유치와 관련하여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바는 유치활동이 단순한 홍보활동에 그쳐서는 전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업의 경우를 보라. 그들은 마케팅 차원에서 끊임없이 제품가격유통촉진 전략을 수립하고, 구체적으로는 목표시장 분석포지셔닝마케팅믹스 전략을 과학적으로 추진한다. 사실 새만금도 투자유치를 위한 하나의 상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만금도 고객인 외국투자기업의 욕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종합마케팅 활동이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또 한 가지 강조되어야 할 것은 책임기관들이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한 고급 전문인력을 과감하게 보강하는 일이다. 특히 외국어능력과 전문지식을 갖춘 내국인들은 물론 유럽 등 선진국이나 싱가포르 등에서 다년간 기업유치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외국 전문가들을 다수 스카웃하여 이들의 능력을 적극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 예컨대 명망 있는 외국출신 전문가로 구성된 독립기관으로서의 상설투자유치단 운영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물론 이들에 대한 과감한 인센티브 시스템도 필수적이다. 또한 기관장들도 전문성도 없이 인맥이라는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결국 앞으로 국내기업이든 외국기업이든 유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과 과거의 타성을 과감히 부수고 새 출발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윤충원(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최근 소비자상담센터, 소비자고발센터, 소비자보호원 등을 사칭한 사기성 문자메세지를 받았다는 상담이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구글 페이 등을 통해 제품 구입 및 특정 금액이 결제됐으며, 직접 결제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소비자상담센터로 전화문의 하라는 문자메세지를 받게됐다"며 이 문자에 현혹돼 전화를 걸 경우 개인정보와 금융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상담센터와 한국소비자원의 경우 개인거래나 결제와 관련된 문자메세지를 소비자에게 보내는 일이 전혀 없으므로 사기성 문자메세지 수신 등 스미싱이 의심될 경우에는 전화번호로 연락하면 안 되고, 링크된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지도 않아야 한다. SNS메신저를 해킹해 메신저에서 최근까지 대화를 했던 대화상대에게 급하게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을 하거나, 본인 대신 쇼핑몰에서의 상품권 등의 물품을 주문해 줄 수 없겠냐는 부탁을 받는 경우에도 스미싱을 의심해봐야 한다. 만약, 결제적 피해가 의심될 경우 소비자들은 즉시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에 신고하여 피해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사기성 문자메세지 수신시 정부의 불법스팸대응센터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좋다. 소비자들은 스미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출처가 불문명한 문자메세지는 클릭하지 말고 바로 삭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스마트폰 내에 개인정보를 저장하지 않는 것이 좋겠고, SNS 등 개인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변경해야 한다. 스마트폰에 보안 및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해 바이러스 침입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스미싱 문자로 의심되는 문자를 받거나 궁금한 내용이 있는 경우,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전북지회 소비자정보센터(282-9898)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소비자정보센터 박민정 부장
윤태진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이사장 가수 나훈아는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렇게 힘들어라는 노래로 소크라테스를 소환했다. 그는 삶의 모가지를 잡고 끌고 가지 않으면 끌려간다.라며 고대 철학자를 통해 정신적 고뇌와 육체적 고통을 치유하고자 우리의 인문학적 감성을 자극했다. 스티브잡스는 기술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생각과 가치, 인격적인 표현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라는 인문학적 식견으로 놀라운 창의력을 발휘하여 애플을 세계 최고의 IT기업으로 만들었다. 그는 인문학 붐을 일으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우리는 인간이란 무엇이고 나는 또 누구인가?라고 한 단계 더 생각하면서 사물을 바라보는 통찰력도 키우고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꿰뚫어 보는 안목도 키운다. 인문학은 우리 인생의 기초체력을 만들어 주고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요즘 인문학이 다시 관심을 받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식품기업들은 기업이나 상품의 이미지를 높이고자 할 때 인문학을 접목시킨다. 특히, 회사 이름을 작명할 때 고전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사례가 많다. 고전은 책으로든 구전으로든 남녀노소가 한 번쯤 들어본 내용들이어서 소비자들과 더 빨리 친숙해질 수 있다. 상품 매출과도 연결된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동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서, 롯데는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사랑과 자유를 찾고자 했던 여주인공 샤롯데에서 따온 거다. 스타벅스(Starbucks)는 소설 모비딕에 등장하는 포경선 피쿼드호의 일등항해사 스타벅(Starbuck)의 이름을 딴 것인데 그가 커피를 무척 좋아했던 데서 착안한 것이라고 한다. 또 외식 브랜드 파파이스(Popeyes)는 미국 만화 뽀빠이(Popeye)의 이름에서 명명되었다. 국가식품클러스터 입주기업 중 1킬로 커피 브랜드도 인문학적 감성을 담았다. 기업 대표는 커피 수입을 위해 주산지 8개국을 여행하면서 받았던 감흥 그대로를 제품 이름에 담았다고 한다. 탄자니아에서는 만년설로 덮인 킬리만자로를 눈앞에 두고 커피를 마시며 은빛 정상의 위로라고 이름을 지었고, 케냐에서는 초원의 야생동물과 함께 저물어가는 석양이 천국 같았다고 하여 오렌지빛 석양이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그 외 에디오피아, 르완다,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과테말라에서도 느낀 감상을 이름에 담은 것이다. 이 제품은 문학적 이름에 간편함과 8개국 다른 맛을 골라 먹는 재미까지 더해져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가식품클러스터에도 식품과 인문학이 접목된 푸드파크가 내년부터 추진된다. 기업 제품을 지붕 조형물이나 외벽 그림으로 형상화한 맛있는 건물 만들기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레스토랑과 판매시설을 갖춘 그로서란트와 푸드카페로 먹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푸드 둘레길과 야외쉼터를 조성하여 쉴 거리도 제공하고 생산공장 견학로와 식품 박물관도 만들어 식품 지식과 식품에 대한 친근감을 한층 높여줄 생각이다. 야외 작은 예식장, 상시 박람회장, 과자마을도 조성하여 맛있는 가족 놀이터로 만들 계획이다. 푸드파크가 완성되면 회색빛 공장이 있는 산업단지가 컬러풀한 공원으로 바뀔 뿐만 아니라 시설 하나하나가 맛깔나고 문화 스토리가 담긴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식품 명소가 될 것이다. 또 국가식품클러스터 뿐만 아니라 전북익산의 이름 가치가 한층 올라가고 이곳에서 생산된 식품의 신뢰와 가치도 함께 상승할 것이다. /윤태진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이사장
김문성 국악평론가 건국 이래 트롯이 이렇게 주목받은 일은 없었습니다. 트롯이 대중음악계를 리드하고 있다. 아이돌도, 록가수도, 포크가수도, 성악가도 트롯을 부르지 않으면 스폿라이트를 받지 못한다. 불과 2년여 전, 제작비 절감을 이유로 유일한 공중파 트롯 가요 프로그램은 출연 라인업을 A급 트롯 가수에서 소위 B급으로 대거 변경했고, 출연자 대기실 한켠에 울리던 국악계보다도 못한 트롯이라는 트롯가수의 절규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말그대로 상전벽해요, 경천동지할 일이 아닐 수 없다. 2019년 한 종편사가 미스트롯 런칭을 예고할 때만 해도 이를 주목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방송가에서는 아이돌 중심의 케이팝이 대세인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는 조롱까지 나왔다. 하지만 아이돌 문화가 활성화될수록 문화소비 주도권을 쥐고 있는 40~50대의 소외는 극에 달했다. 결국 40~50대는 트롯을 택했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난 지금. 방송계의 음악콘텐츠 대부분이 트롯 물결이다.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트롯은 여전히 낙양의 지가를 올리고 있다. 리모콘을 돌려봐야 손가락만 아플 정도로 트롯 프로그램뿐이며, 심지어 언텍트 공연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그러니 트롯 가수들의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몇몇 비평가들은 무분별한 트롯 프로그램 양산이 급격한 트롯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중문화 속성상 트롯 열기도 언제든지 식을 가능성이 있는데, 현재의 과잉 양상이 그 시기를 앞당길 수 있으며, 꿀만 빨아먹은 기획사나 미디어 관계자들이 이를 걷어차고 대체 콘텐츠로 눈을 돌리게 되면, 결국 가수 양성 체계가 다소 허약한 트롯계만 한탕주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체질적 허약함은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주전공으로도 고스란히 확인된다. 이러한 이유로 안정적인 수익창출 모델을 고민하는 검은 손들이 국악계로 드리우고 있다. 기획사나 방송 작가들이 국악과 등에 마구잡이로 연락하며, 숙련된 젊은 국악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국악 소울과 트로트 소울이 한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트롯에 발을 담근 젊은 국악인들이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송가인의 성공을 롤모델 삼기엔 아직 국악에 대한 국민의 이해가 많이 부족한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젊은 국악인들의 활동이 타지역에 비해 월등히 많은 전북 지역 젊은 국악인들 역시 이러한 유혹에 심하게 노출되어 있다. 트롯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대중음악계에 외연을 넓혀가는 현상은 축하할 일이다. 40대 이상 음악 소비층들의 니즈를 잘 파악해 케이팝 일변도로 성장하던 대중음악 시장에 추의 균형을 실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반갑다. 그러나 실현 방식은 페어해야 한다. 국악계의 젊은 인재들을 쌍끌이하는 방법으로 확장하는 것은 우려스럽고 유감스러운 일이다. 트롯을 국악과 사촌격인 것처럼 생각하는 젊은 국악인들 역시 국악과 트롯 음악은 전혀 다른 DNA임을 인식하고, 잠시 잠깐의 화려함에 취하지 않아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들 젊은 제자들에게 뻗친 마수를 보고도, 이들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는 처지 때문에 쓴소리 한 번 못 하고 눈감아주는 국악계 어른들의 대오각성이다. 더불어 젊은 국악인들이 맘 편하게 공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무대를 만들어주는 정부와 국악계의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김문성 국악평론가
전라감영이 준공식을 갖고 지난주부터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그런데 전북도와 전주시가 전라감영 복원에 부여한 의미와 그간 쏟은 정성을 고려할 때 준공식과 일반 공개 절차가 초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0년 가까운 논의를 거쳐 어렵게 완성된 전라감영이기에 준공식 때 국민적 관심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도민들의 큰 박수를 받는 잔치는 있어야지 싶다.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을 몰라서가 아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굳이 감영 준공식을 서두를 일도 아니었다. 전라감영이 현존하는 기관도 아니고, 오랫동안 감영 건물 없이 지내왔다. 온라인, 약식 형태의 지나간 준공식을 새삼 문제 삼는 이유는 전국적인 관심 속에 전라감영이 갖고 있는 전주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강조할 좋은 기회를 버렸다는 아쉬움 때문이다. 기존의 전라북도청사를 허물고 이미 불타 없어진 전라감영 건물을 복원한 데는 조선왕조 500년 동안 전라도를 관할했던 전라감영의 역사적 의미를 더 높게 평가해서다. 기존 충남도청사의 경우 대전근현대사전시관으로 이용되고 있고, 옛 전남도청사는 초현대건물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탈바꿈했다. 각기 청사의 역사적 특성을 살린 활용이다. 기존 전북도청사 역시 건물의 존치 대신 전라감영을 택한 만큼 그에 맞는 활용 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복원된 전라감영은 아직 건물 중심이다. 관찰사 집무실인 선화당에서부터 내외행랑까지 7개 건물만 덩그러니 있지 실제 내용물은 미흡하다. 첨단 ICT을 접목한 실감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지만, 1회성 눈요깃감일 뿐이다. 관람객들이 이런 정도의 콘텐츠에 만족하기 힘들 것이다. 전주시는 구도심을 활성화 하는 문화공간으로 전라감영을 적극 활용할 모양이다. 그러나 복원됐다고 하지만 전라감영에 역사적 건물이 있는 것도 아닌 마당에 내용물이나 프로그램으로 감동을 주지 않으면 관광객을 불러들일 수 없다. 물론 코로나19 속에 기존 축제도 취소되고 단체 관광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서둘러 준공식을 갖고 일반에 개방했으면 복원된 전라감영의 위상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 관광객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첫 인상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겠는가.
정부가 한국판 뉴딜 사업에 새롭게 추가하기로 한 지역균형 뉴딜에서 전북이 또 다른 불이익을 받게 되지나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관행대로 행정권역 규모 비례에 따라 예산을 배정하면 도세(道勢)나 산업규모가 취약한 전북으로서는 불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북과 같은 지역에 대해서는 지역간 형평성을 고려해 특단의 정책적 배려가 요구된다. 지역균형 뉴딜 사업에는 한국판 뉴딜 전체 예산 160억원 중 절반(47%)에 가까운 75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국가 발전의 축을 지역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획기적인 지역혁신 전략이다. 지역 사업이 광역 중심으로 이루어지다 보면 재정 분배도 광역 시도가 함께 있는 권역과 그러지 않은 권역간 투자 격차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구조다. 현재 광역권별 지역 뉴딜 준비 현황을 보면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사회 안전망 지원 분야에서 부산 울산 경남권역은 8개 대표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충남 세종 대전권역도 8개, 광주 전남은 6개, 대구 경북은 5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광역시가 없는 전북은 겨우 3개 대표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광역시가 있어 준비중인 사업이 많아짐에 따라 재정 지원이 함께 늘어나는 방식으로는 지역간 균형발전을 이루기 보다는 지역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만 심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광역시는 승격 전후 예산 규모 격차는 실로 엄청나다. 광주와 대전시가 광역시로 승격될 당시만 해도 전주시와의 예산 규모 차이는 230억원과 505억원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그 차이가 약 4조원에 달할 정도로 벌어졌다.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50%가 몰려 있고, 수도권의 지역내 총생산 비중이 전국의 51%에 이르는 극단적 불균형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시책이 지역균형 뉴딜이다. 그러나 취지와는 다르게 형평에 어긋난 예산 배정으로 지역간 불균형을 오히려 고착시키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된다. 명실상부하게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행정권역 규모에 비례한 예산 분배 대신 낙후지수를 감안하고, 소멸위기 지역을 확대 지원하는 등 지역 특성을 고려하는 정책적 배려가 시행돼야 마땅하다.
삽화=권휘원 화백 출향인사들 중에는 고향 전북이 지난 30년 동안 발전하지 못한 것에 몹시 안타까워 한다. 각종 경제 지표상 꼴찌로 추락한 것에 더 분개한다. 역대 정권들이 수도권 집중화를 꾀하다보니까 그 여파로 농도 전북이 최하위로 밀렸다. 인구 180만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고 청년층이 일자리가 없어 해마다 탈전북러시를 이룬다. 산골에는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멈춘지 오래고 연간 출산인구 1만이 무너져 9천명대에 놓여 있다. 생산력이 떨어진 65세 이상 노인층의 비율만 늘어 먹고 살기 힘든 구조다. 이대로 가다간 전북 14개 시군 중 전주 익산 군산 정도만 남게 될 형편이다. 전북의 도세가 갈수록 쇠잔해 가지만 도민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날마다 같은 환경에서 반복된 생활을 하니까 매너리즘에 빠져 극복할려는 의지도 없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볼려는 도전정신도 안보인다. 전북이 이렇게 된 것은 하루 아침에 된 게 아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지난 90년대부터 30년간 이뤄진 결과물인 것이다. 이 문제의 책임은 정권탓이 일차적이지만 전북 출신 정치인들이 무능해 이처럼 되었다는 것이다. 1995년 단체장을 선출했으나 지사나 시장 군수들이 자신들 입신양명하기에만 바빴지 실질적으로 지역발전에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미래를 내다보고 돈과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시군으로 발전시켰어야 했는데도 그렇게 못했다. 당선되면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데만 혈안이 되다보니까 주로 선심성 사업에 예산을 썼다. 단체장은 지방의원과 달리 전문적인 식견과 역량이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 하지만 중앙과의 인적네트워크가 갖춰지지 않은 사람들이 단체장을 연거푸 하다보니까 시군은 외화내빈처럼 속빈강정이 되버렸다. 전북은 기업 다운 기업유치를 못했다. 지금도 노동집약적이고 경쟁력이 약한 기업이 많다. 이런 기업들 갖고선 고용효과나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제대로 적응해서 생산력을 키워나갈 기업도 많지 않다. 사회간접시설이 제대로 확충되지 않은 것도 큰 걸림돌이었다. 전북혁신도시에 와 있는 기관들도 아직도 현지화에 미적거릴 정도로 늑장을 부리고 어떻게 해서든지 서울로 빠져 나갈 궁리만 꾀하고 있다. 전북의 현실이 암담하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게 더 문제다. 그간 정부와 도가 새만금사업을 장밋빛 청사진으로 제시했지만 가시적 성과가 없어 상당수 도민들이 큰 기대를 접었다. 항간에는 새만금사업 때문에 전북이 오늘날 처럼 축 쳐지고 발전하지 못했다면서 사업 자체를 반대한 사람이 생겼다. 새만금사업이 국책사업인 만큼 새만금개발청으로 하여금 개발토록 하고 가급적이면 전북도는 다른 사업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말한다. 전북 국회의원 40%가 법의 심판대에 올라와 절름발이 신세가 되었다. 때문에 도민들이 목에 방울 달고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적극 나서야 한다.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안 나서면 전북은 도저히 꼴찌를 면할 수 없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김형중 군산대 자문교수 따뜻한 커피 한 잔 들고 숲길에서 사색을 즐긴다면 멋스러운 그림이 그려질 것 같다. 인간들은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 이성과 감정이 심한 충돌을 일으켜 불협화음을 낸다. 그러한 순간들을 조절할 줄 알며, 속으로는 상대를 탓하면서도 나를 위해 감정을 억누를 줄 아는 사람이 바로 인격자로 변신하는데 어쩌면 철저한 위선자일지도 모른다. 절제는 멀리 던져버리고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철저한 이중성으로 살아간다면 심한 질타를 받아야겠지. 인생의 계단을 나눠보면 20대는 욕망을 그려가는 시기, 30대는 자기를 만들어 가는데 충실하고, 40대는 이상과 목적을 완성하는데 바쁘고, 50대는 삶을 관조하는 시야를 넓혀가면서 익어가고, 60대에 들어서면 삶에 적신호가 서서히 찾아든다. 21세기의 70세 이후는 노후를 즐겨가면서 베푸는 즐거움을 찾아나서야 한다. 평범함을 이토록 갈구하던 때가 이전에도 있었던가? 자기만족의 일상이 그리운 시절 예기치 못한 재앙으로 기존의 사회질서가 모두 부정되는 현실에서 새롭게 정의되는 뉴노멀(새로운 기준)시대를 맞게 되었다. 어차피 익숙했던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면 나와 당신 모두가 행복감을 주는 새로운 패턴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얼만큼의 돈을 가지면 행복할까. 10억, 아니 100억? 욕심은 끝이 없겠다. 잠깐이라도 행복해 보자. 현금 1조원을 실제 만져본 사람이 있을까? 조폐공사에 근무하는 사람조차도 현금 1조원을 만져보기는커녕 본 사람이 없다는데, 1조원의 두께를 계산해본다. 5만 원 권 새 지폐 한 묶음이 500만 원으로 대략 1cm정도다. 1000만 원이면 2cm, 1억 원이면 20cm 100억 원이면 20m 1000억 원이면 200m 1조원은 2000m나 된다. 한라산의 높이가 1950m이다. 그러니 한라산 높이만큼이나 된다. 1조원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2억 원 정도 아파트 5000채의 값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가져보고 싶다는 꿈을 꿔 볼 수 있는 허상이다. 인간은 이렇게 부풀은 자기감정을 이겨내지 못하다가 한발자국만 삐끗하면 깊은 나락으로 떨어져간다. 빅토르 위고는 인생을 그린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이라는 한 인간의 마음 속에서 벌어지는 선한 자아(自我)와 악한 자아의 내적갈등에서 마침내 선이 악을 이겨내는 용감한 정신적 승리를 생생하게 그려내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삶은 전쟁터다. 그는 인생에는 세 가지 싸움이 있다고 했는데, 자연과 인간의 싸움, 인간과 인간의 싸움, 끝으로 자기와의 싸움을 해가며 살아간다. 자기와의 싸움은 선과 악, 너그러운 나와 옹졸한 나, 용감한 나와 비겁한 나, 부지런한 나와 게으른 나, 이런 두 가지의 자아가 대립되면서 우리들 마음속에서 항상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바로 고뇌와 비극의 원천이다. 인간에게서 최대의 승리는 내가 나를 이겨내는 것이다. 인간은 목적을 향한 보람된 삶을 이어가기 위해 배우고 땀 흘리는 일을 하면서 자기라는 인간을 살찌워 가는데, 그 깊이와 높이를 쌓아 올려 자기라는 개체가 최선으로 할 수 있는 삶의 두께를 일궈가는 선과 악의 그네 위에서 살고 있다. /김형중 군산대 자문교수
김주은 도르 대표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성별,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 장애의 유무에도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제품 및 사용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이라 정의되어 있다. (출처. 두산백과) 우리는 이러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일상생활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건물 입구에서 볼 수 있는 경사로와 비상구에서 볼 수 있는 눌러서 문을 여는 패닉바가 있다. 두 디자인 모두 힘이 약한 노약자부터 보행이나 신체 사용이 불편한 장애인, 짐을 들고 있어 일시적으로 몸의 사용이 불편한 성인들까지 모두가 손쉽게 쓸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왜 각광받고 있는가? 고영준 님의 사용자 중심의 유니버설 디자인 방법과 사례 책에서 살펴보면, 크게 3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 이유는 고령화이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고, 이에 따라 우리는 사회에서 노인을 배제하지 않고 함께 살아갈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은 연령에도 상관없이 사용하기 편안한 제품 및 환경디자인으로 고령화 사회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노멀라이제이션(normalization)이다. 노멀라이제이션은 사회복지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어로 고령자나 장애인 등을 격리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고 다른 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이념이라 말할 수 있다. 노멀라이제이션의 배경에는 오히려 건강한 사람들로만 구성된 사회가 사실상 비정상적인 사회이며, 장애인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대등한 인간으로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정상적이라 말하고 있다. 이러한 노멀라이제이션의 이념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확대가 필수적이다. 세 번째 이유는 세계화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많은 국가에서도 외국인 거주자 및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늘어나는 외국인을 배려하는 방법으로서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은 매우 현명한 선택이다. 위와 같은 분명한 이유들로 유니버설 디자인은 앞으로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다. 앞선 칼럼에서 여러 차례 말했던 바와 같이 우리는 장애의 범위를 더욱 폭넓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다름만으로 장애를 판별할 수 없으며, 개인의 특성을 사회가 수용하지 못했을 때 장애는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더 많은 사람을 수용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장애를 줄이는 방법이며, 그 안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때때로 유니버설 디자인 또는 무장애 환경디자인은 장애인과 노약자가 누리는 특혜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건강한 사람만이 모든 걸 누릴 수 있다는 차별적인 사고에서 나오는 말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질병으로, 사고로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으며, 장애인이 되지 않더라도 노인이 되어 이러한 환경과 제품 디자인이 기필코 필요할 때가 다가온다.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단순히 물리적인 변화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환경적인 변화와 함께 장애인과 노약자를 사회에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우리 모두의 배려와 노력이 있어야만 진정한 변화를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현재 최선을 다해 타인을 배려하고 함께하려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분명 훗날의 우리에게 다시 돌아올 행동과 시선이 현재 우리의 노력만큼 따뜻할 것이다. /김주은 도르 대표
이경한 전주교육대학교 교수 코로나19로 인한 부정기적인 등교와 불규칙적인 가정 학습이 반복되면서 학생들이 학습의 리듬을 잃고 있다. 학부모 또한 불규칙적인 등교로 인한 자녀의 돌봄과 가정학습 문제로 매우 힘들어 하고 있다. 최근에 학교와 학부모 등이 겪은 교육 경험들은 미래사회에서는 학교만으로 미래교육을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는 곧 자연스럽게 학교와 지역공동체 간 협치의 중요성과 절실함을 보여주고 있다. 학교는 공교육의 틀을 넘어서 지역사회로의 확장을, 그리고 지역공동체는 지역의 울타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학교 밖 교육에도 책무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는 새로운 일상으로 고통을 겪기도 하지만, 우리가 공생하지 않으면 공영할 수 없다는 교훈도 배우고 있다. 미래교육의 최전선인 학교와 그 학교를 품고 있는 지역사회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상호 공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때론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치의 주체와 그 책임 소재를 두고서 논란을 빚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가 그토록 아끼는 미래 세대를 위하여 더불어 교육하자는데 동의하고 있다. 요즘에는 교육자치와 지방자치가 만나서 마을교육공동체라는 이름으로 협치를 실천하고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교육공동체라는 이름으로 협치를 하는데 있어서, 그 기본정신은 한 아이를 기르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격언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강점기 또는 전후 베이비붐 세대들의 학령기에 온 마을주민들이 나서서 자녀 교육을 위해 학교 부지를 내놓고 노동을 제공하며 마을에 학교를 세웠던 역사에서 그 정신을 찾을 수 있다. 이런 정신과 경험에서 미래교육의 지혜를 배우고, 이의 구체적인 실천이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치를 통해서 이루려는 교육공동체이다. 학교와 지역사회는 상호 협치를 통하여 미래 세대들이 교육이 꼭 필요한 시기에 낙오되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학교는 학생들의 역량을 기르는 장이고, 지역사회는 교육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이제는 상생을 넘어서 공생과 공영을 실현하는 교육 체제로서 학교와 지역사회의 역할과 책무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미래교육을 위한 교육공동체를 구축하여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치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학교 안과 밖을 중심으로 한 교육활동을 실행할 필요가 있다. 보통 협치는 학교의 정규 교육시간을 마친 후에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학생들의 발달수준에 맞추어서 초등학생들은 학교의 시설을 중심으로, 그리고 중고등학생들은 학교 밖의 시설을 중심으로 교육공동체를 구축하여 교육활동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 교육자치와 지방자치가 일원화된 유럽 국가에서는 지역사회가 중심이 되어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한 방과후 센터를 많이 운영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학교는 교육을, 그리고 지역사회는 복지를 강조하면서 상호 협치를 수행하고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역할 분담을 통하여 교육공동체로서 협치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해당 부처별로 산발적으로 실시 중인 각종 활동들을 일원화 하여 교육 협치 사업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하나가 되어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서 공생 교육으로 나가는 길에 미래교육의 희망이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이경한 전주교육대학교 교수
송승욱 기자 오염된 땅을 정화하는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정답은? 정화책임이 자연인(개그맨 이승윤)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토양환경평가를 하지 않았다면 말이죠.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개그맨 이승윤과 함께 만든 캠페인 광고의 카피다. 토양환경보전법은 오염토양을 양수하거나 임차한 자에게도 오염정화책임이 부가됨을 명시하고 있다. 토양환경평가는 오염정화책임의 한계를 명확히 규명하는 제도적인 장치다. 하지만 익산 평화지구 주거환경 개선사업 시행자인 LH는 부지 양수과정에서 토양환경평가를 행하지 않았다. 고의 누락이라면 직무유기이고, 몰랐다면 업무태만이다. 지난해 9월 기공식 이후 사업부지 20만톤이 오염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정화비용만 350억원으로 추산된다. 전형적인 뒷북 행보로 LH의 책임이 분명하다. 환경부도 LH가 선의무과실에 해당하려면 양수 당시 토양환경평가를 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10년 넘게 주민들을 희망고문한 책임까지 더하면 LH는 석고대죄를 해야 할 판이다. 그런데도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익산시가 내린 오염토양 정화명령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이다. 정화책임은 인정하지만 책임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법원의 판결이 필요하다는 게 LH의 설명이지만, 결국 공사와 소송을 병행하는 이중적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법정다툼 속에서 혹여 익산시가 일부라도 비용 부담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올 경우 시민혈세가 투입돼야 한다. 뒤늦게 발견된 오염토 탓에 다시 발목이 잡혔음에도 LH는 지난 15일 열린 사업추진설명회에서도 책임 규명에 대한 그 어떤 언급이나 사과를 일체 하지 않았다. 포장 속에 서민 주거안정 등 공익을 담보해야 할 공기업이라는 점에서 참으로 납득키 어려운 행보다.
지난 8월 발생한 용담댐 하류 홍수 피해의 원인이 수자원공사의 용담댐 운영 매뉴얼 미준수 때문인 것으로 국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수공이 용담댐 물을 과다하게 방류할 경우 하류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지 미리 알고 있었으면서도 방류량을 늘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국감에서는 환경부 금강홍수통제소가 하천법에 홍수조절을 위한 조치로 명시된 댐 사전 방류 지시 명령권을 발동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용담댐 하류 홍수 피해가 용담댐 운영 매뉴얼과 하천법을 지키지 않은 인재(人災)로 확인된 만큼 이제 피해 보상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주당 안호영(완주진안무주장수) 의원이 입수한 용담다목적댐 운영매뉴얼에는 초당 300톤 이상의 물이 방류되면 하류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적시돼 있다. 홍수 피해 발생 4개월 전인 올해 4월 만들어진 매뉴얼의 홍수조절 주의사항에는 총 55건의 상하류 제약사항이 정리돼 있다. 용담댐 하류에는 침수취약지역(유원지농경지 등) 및 지장물(세월교)이 다수 있어 댐 방류시 사전통보 및 모니터링을 통해 안전사고 등을 방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특히 초당 300톤의 방류량에도 침수되는 용담댐 직하류인 진안군 부남면 일대 구간 5곳을 적시하고 방류시 유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8월 7~8일 수공은 사전 방류를 충분히 하지 않은 상황에서 적게는 초당 435톤에서 많게는 초당 2055톤까지 방류했다.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과다한 방류가 결국 수해를 불렀다. 미리 막지 못한 인재로 인해 용담댐 하류지역인 무주군과 충북 옥천영동, 충남 금산 등 4개 군지역 주민 411명이 이재민이 됐고 농경지 680㏊가 물에 잠겼다. 환경부 금강홍수통제소가 하천법 41조(홍수조절을 위한 조치) 2항에 명시된 댐 사전 방류 지시 명령권을 한 번도 발동하지 않은 점도 국감에서 드러났다. 용담댐을 관할하는 금강홍수통제소는 용담댐이 지난 7월 13일 이미 홍수기 제한 수위를 넘었는데도 방류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수자원공사와 금강홍수통제소의 귀책 사유가 드러난 것이다. 수자원공사에 대한 국감이 오는 19일 열린다. 책임있는 피해보상 약속이 나와야 한다.
농도 전북을 아시아를 대표하는 농생명 수도로 육성하기 위한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밸리 사업이 방향을 틀었다.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해 온 핵심사업들을 다시 구조조정하고 거버넌스 추진체제로 전환했다. 기존에 추진했던 식품클러스터 글로벌 거점화를 비롯해 종자클러스터 기반 구축 스마트 첨단농업활성화 등 5개 분야 12대 사업을 15대 핵심사업으로 바꿨다. 국가 정책의 여건 변화 등으로 추진 가능성이 줄어든 사업과 사업비를 조정해 애초 1조5265억 원에서 9996억 원으로 5000억 원가량 줄였다. 아시아 농생명밸리 프로젝트를 추진한 지 3년도 안 돼 핵심사업을 조정한 것은 애당초 사업 계획 수립에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다. 또한 사업비도 대폭 줄어들면서 자칫 호랑이를 그리려다 고양이를 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 아시아 농생명밸리 사업의 핵심인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의 경우 조성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제대로 활성화가 안 되고 있다. 부지 분양률은 47%에 불과하고 실제 공장시설을 준공한 기업은 36개 업체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839억 원으로, 목표액 대비 1%도 안되고 수출액은 고작 319억 원에 불과하다. 글러벌 식품산업 허브 조성이라는 목표가 무색할 지경이다. 특히 식품대기업은 전북 연고기업인 하림 1곳뿐이고 국내나 해외 유력기업 유치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식품클러스터의 글로벌 거점화 비전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뒤늦게나마 전북도가 실현 가능한 현실성 있는 정책으로 전환하고 사업 조정에 나선 것은 다행이다. 식품클러스터 콘텐츠 확충과 연관산업 확장, 발효식품소재 GMP 생산지원센터 건립, 빅데이터 및 디지털 등 최근 트렌드 반영에 나선 것은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식품산업 활성화와 전후방 연관산업 구축 등에 앞서 전시관이나 박물관 도서관 체험관 문화관 등 전시성 시설부터 먼저 짓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 국내 식품대기업과 글로벌 식품기업 유치 및 중소기업 생산자와의 연계 등 실질적인 내실화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밸리 프로젝트가 오는 2026년에 마무리되는 만큼 앞으로 남은 기간 실효성 있는 사업 추진을 통해 전북의 농생명산업이 새롭게 도약하길 바란다.
[오목대] 통합의 시대, 전북은?
[사설] 무주∼대구간 고속도로 빨리 완공해라
신임 민주 도당위원장, 도민 체감정치 보여라
[기고]전북특별자치도, 진안의료원 도립 승격 외면은 지방소멸 방기다
[박벼농사의 듣다보면 솔깃한 법률 이야기] 재판을 시작도 하기 전에 항소각하결정 된 이유는?
[문화마주보기]인공과 지능의 영화
[오목대] 깜냥이 되는 인물을 지사로
[경제칼럼]전북의 성장사다리, 혁신으로 세계를 향하다
[기고] 생명을 살리는 연결, 119와 응급의료센터의 동행
[오목대] 다시 찾아온 '조용필 신드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