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맞닿은 은행나무가
매서운 바람에 어지럽도록 흔들거린다.
겨울 여행 떠나는 가지 끝에
이파리들
떨어지지 않으려고
서럽게 울고 있다.
눈발 흩날리는 겨울인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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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하착’은 내려놓으라는 말이다. 마음을 아래로 두라는 말이다. 절벽 아래로 떨어지다가 간신히 붙든 나뭇가지조차 놓으라는 말이다. 마지막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힘을 다해 붙잡은 나뭇가지조차 놓으라는 말이다. 놓는 순간 죽을 것 같지만, 그 나뭇가지를 놓아야 두려움과 고통에서 해방된다는 말이다. 질끈 감은 두 눈을 뜨고 발아래를 바라보라는 말이다. 그러면 거기 푹신한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다는 말이다. “떨어지지 않으려고/서럽게 울”던 은행나무 잎들이 나뭇가지를 놓아야 나무 아래 황금빛 달관의 세계가 펼쳐진다는 말이다. /김제 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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