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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 헌법이 부여한 책임 방기 박근혜 징역 24년

최순실과 함께 국정을 농단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뒤 구속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66)에게 1심에서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의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는 지난 6일 박 전 대통령의 공소사실 18가지 가운데 16가지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박 전 대통령이 받은 징역 24년은 최 씨가 받은 징역 20년보다 무거운 형이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 권한을 사적 친분이 있는 최서원(최순실)과 공모해 남용했고 그 결과 국정질서에 큰 혼란을 가져왔으며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에 이르게 됐다”며 “그 주된 책임은 헌법이 부여한 책임을 방기한 피고인에게 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핵심 공소사실 18개중 16개를 유죄로 판단했다. 국정농단 사건의 발단이 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과 관련해 재판부는 최 씨와의 공모를 인정하며 “피고인이 대통령의 직권을 위법·부당하게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최 씨와 공모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최 씨 딸 정유라 씨의 승마 지원비 등 433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거나 약속한 혐의 중에는 72억9000여 만원을 뇌물액으로 인정했다.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낸 후원금 16억2800만원과 미르·K재단에 낸 출연금 204억원은 제3자 뇌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K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 비용 명목으로 롯데그룹이 70억원을 낸 부분은 강요와 제3자 뇌물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SK그룹의 경영 현안을 도와주는 대가로 K재단의 해외전지훈련비 등으로 89억원을 내라고 요구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그 밖에 KT나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을 압박해 최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회사나 최 씨 지인 회사에 일감을 준 혐의 등도 유죄로 판단했다. 정부 정책에 반하는 문화·예술계에 대한 지원배제, 이른바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특히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비록 피고인이 구체적인 행위마다 인식하지 않았다 해도 국정 최고 책임자인 만큼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호성 전 비서관을 시켜 청와대 기밀 문건을 최 씨에게 유출한 혐의, 조원동 전 경제수석을 시켜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한 혐의도 모두 박 전 대통령의 책임이 무겁다고 인정했다. 이날 선고 결과는 지난해 4월 17일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진 뒤 354일 만에 나온 사법부의 단죄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마지막 날까지도 법정에 불출석하며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 법원·검찰
  • 백세종
  • 2018.04.08 21:23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 - 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7년전 전주지법서 근무 당시에도 꼼꼼·친절한 판사로 유명

지난 6일 국정농단 주범인 박근혜 전 대통령(66)에 대해 징역 24년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김세윤 부장판사(51)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100분 넘게 판결요약본을 읽으면서 물 한 잔 마시지 않고 목이 잠기는데도 마른기침을 하며 꿋꿋하게 판결을 내린 것은 물론,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법률용어에 대해 쉽게 설명까지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김 부장판사는 서울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와 대법원 재판연구관(대법관의 상고심 법리검토와 상고심 처리 업무담당)을 지낸 뒤 2011년 전주지법에서 1년간 제2형사부 재판장으로 근무했다. 이번 선고를 내리는 모습을 보며 전북지역 법조계는 7년 전 그의 모습을 떠올렸다. 당시 차분하고 조용조용하게 재판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며, 전주지법 안팎에서는 그에게 선생님이나, 유치원 선생님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선생님이라는 별칭에 맞지 않게 엄중한 형을 내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양형이유와 법리검토에 대해 조곤조곤 설명해 대부분 당사자들이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이번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도 전 국민들에게 생중계되는 것을 고려한 듯 이해하기 어려운 법률 용어를 쉽게 풀이해 설명하는 모습은 여전했다. 그는 전주지법에서 재판장을 맡은 1년 동안 많은 업무를 도맡았다. 2010년 5회 지방선거 후 선거사범들에 대한 처리와 형사 항소심, 각종 강력사건 합의부 재판뿐만 아닌 국민참여재판까지 진행했다. 특히 국민참여재판시 법리다툼이 심해 오전 9시에 시작해 밤 12시 가까이 재판을 진행하는 끈질긴 모습을 보여 지역 법조계에서도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지역 법조계 한 인사는 7년 전보다 김 부장판사의 머리에 흰머리가 더 생긴 것 같지만 재판 진행 모습은 여전히 친절하고 부드러웠다며 1년 가까이 이뤄진 이번 역사적인 재판을 보며 전주지법에서 근무했던 모습이 오버랩 돼 반가웠다고 말했다.

  • 법원·검찰
  • 백세종
  • 2018.04.08 21:23

박근혜 1심 선고에 시민들 "사필귀정…다시는 이런 일 없어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 원을 선고받자 시민들은 대체로 당연한 판결이라면서도 다시는 이런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무리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도 잘못이 있다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재판이 정치적 목적을 띄고 있다며 우려 섞인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진보단체인 참여연대 안진걸 시민위원장은 아무리 큰 권력이라도 오로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상식과 정의 위에서만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엄청난 교훈과 경종을 남기는 계기가 됐다고 이번 판결을 평가하면서 적폐청산은 앞으로도 더 치열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 위원장은 국민 입장에서는 구형된 30년 형도 모자란다고 느낀 바가 있는데 선고된 24년형은 중형이긴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국기 문란과 국민을 기만한 데 비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일부 뇌물수수로 인정되지 않은 부분도 잘못된 것으로보인다며 항소심에서 그런 부분이 바로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인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청탁을 했거나 지시한 부분은 유죄로 인정되고 본인이 몰랐던 부분은 무죄로 결론이 난 것 같다며 재판부가 범죄 구성요건을 따질 때 증거를원칙으로 삼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교수는 박 대통령이 사익 편취를 목적으로 뭔가를 지시하고 청탁을 했는지 아니면 공익을 위해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며 박 전 대통령이 과연 얼마나 수혜를 봤느냐가 앞으로 2심에서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과연 징역 24년이 적절한지 양형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며 1심판결을 전적으로 올바른 판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을 지켜본 일반시민들도 선고 결과에 대체로 수긍하는 입장을 보였다. 선고 결과를 먼저 확인하기 위해 뉴스 애플리케이션(앱) 알람을 설정해뒀다는 김모(33)씨는 징역 15년 정도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1심 판결이 센 것 같다면서 올해 60대 후반인데 여생을 속죄하며 살라는 의미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32)씨는 다시는 이런 국정농단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에게서 나온 권력을 특정인의 사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도록, 투명한권력구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TV로 선고 결과를 지켜봤다는 정모(55)씨는 한때 대한민국 국가의 원수이자 행정부를 통치하는 대통령이었는데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그래도 재판 마지막에는 나와서 국민에게 사과할 줄 알았는데 너무한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택시기사 이모(62)씨는 라디오 뉴스로 결과를 들었는데 우리 세대는 실망감이 크다. 박정희 대통령에 이어, 그 딸까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보며 다시 한 번 한강의 기적을 꿈꿨는데 그 끝이 국정 농단이라는 사실에 허무하다고 토로했다. 반면 나모(68)씨는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이라는 자를 곁에 둔 것일 뿐 국가, 국민에 크게 누를 끼친 것 아니다면서 가족도 없는데 징역 24년에다 벌금까지내라니 이렇게까지 피 말릴 필요가 있나 싶다고 안타까워했다. 양주에 사는 직장인 서모(49)씨는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되풀이돼선 안된다면서도 다만 어떻게 보면 박 전 대통령도 최순실에게 속은 피해자일 텐데양형이 너무 과하지 않느냐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법원·검찰
  • 연합
  • 2018.04.06 17:00

최순실보다 4년 더…'국정농단' 관련자 중 형량 가장 무거워

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국정질서의 큰혼란을 가져온 주된 책임자로 규정하고, 공범인 비선 실세 최순실(62)씨보다 더 무거운 책임을 물어 징역 24년을 선고했다. 최씨에게 내려진 것보다 4년 많은 형량이다. 법원이 박 전 대통령에게 무거운 처벌을 내린 것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국가 원수이자 행정 수반인 대통령으로서 헌법 가치를 훼손하고 국정을 혼란에 빠뜨린 책임을 가장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6일 박 전 대통령의 선고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 및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 2월 형사22부는 최씨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결정에 의한 파면 사태에 이르게 된 주된 책임은 헌법상 책임을 방기하고 국민으로부터 받은 지위와 권한을 사인에게 나눠준 박 전 대통령과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을 추구한 최순실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도 이 사건 범행을 모두 부인하며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최씨에게 속았다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책임을 주변에 전가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기업들에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출연금을 요구한 혐의 등에대해서는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지위와 권한을 남용해 기업 경영의 자유를 심각하게침해했다고 질타했다.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에는 다수의 종사자가 유무형의 불이익을 당했고, 담당 기관 직원들이 청와대 등의 위법부당한 지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직업적 양심에 반하는 일을 고통스럽게 수행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대통령이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함부로 남용해 국정을 혼란에 빠뜨리는 불행한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의 1심 형량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박 전 대통령은 현재 나이 만 66세에서 24년 후인 만 90세까지 수형 생활을 해야 한다. 이 재판과는 별도로 박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및 공천 개입 혐의 사건으로 1심 재판을 받고 있어 이보다 형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연합뉴스

  • 법원·검찰
  • 연합
  • 2018.04.06 16:38

박근혜 삼성 뇌물·승마 지원 유죄, 재단·센터 지원은 무죄

법원은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삼성그룹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앞서 일부 유죄가 인정된 공범 최순실씨와 동일한 판단을 내렸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비 등은 뇌물에 해당하지만, 미르K스포츠 재단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대한 지원은 뇌물이 아니라고 봤다. 재단과 센터에 대한 지원의 경우 제3자 뇌물의 성립 조건인 부정한 청탁의 존재가 인정되지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6일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정씨의 승마훈련과 관련해 삼성으로부터 받은 말 3마리 구입비 36억여원과 코어스포츠 지원금 36억여원 등이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뇌물수수죄 유죄를 인정한 공범 최씨의 1심 선고와 같은 취지의 판단이다. 두사건은 같은 재판부에서 진행했다. 재판부는 우선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이라고 파악하고, 삼성전자 자금으로 36억원이 넘는 돈을 최순실씨 소유인 코어스포츠 계좌에 송금했다며 기업활동 전반에 영향력을 가진 대통령이 직무관계와연관있는 대가관계에 따라 거액의 돈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살시도 등 말 3마리 구입비와 보험비 36억5943만원 전액을 뇌물로 인정했다. 이는 이 재판부가 앞서 최순실씨 1심 재판에서 내렸던 결론과 같다. 다만 같은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항소심 선고와는 다른 판단이다. 앞서 지난 2월 5일 이 부회장의 항소심 선고에서 재판부는 말 3마리 소유권을 삼성이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말 구입비가 아닌 산정 불가능한 말 사용료를 뇌물액으로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말 수송차량 4대의 소유권이 최씨에게 넘어가지는 않았다고 차량구입비는 뇌물이 아니라고 봤다. 대신 차량을 무상으로 사용한 이익만큼은 뇌물에 해당한다고 봤다. 미르K스포츠 재단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이 각각 204억원과 16억2800만원을 부당하게 지원하게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와 관련해서는 부정한 청탁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부분은 제3자 뇌물죄가 성립하기 위한 법적 요건인 부정한 청탁의 존재가 인정돼야 한다. 법원은 그게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검찰의 증거만으로는 승계작업이라는 포괄현안을 이루는 개별현안 자체가 공소사실과 같이 이뤄졌다거나 이를 목표로 개별작업이 추진됐다고도 보기어렵다며 부정한 청탁의 전제가 되는 현안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특검이 주장하는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이라는 현안이 삼성에 존재했다고 증명되지 못해 부정한 청탁이 있었음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설사 현안이 존재했더라도 박 전 대통령이 이를 뚜렷이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현안과 관련해 명시적 청탁은 물론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판단했다. 앞서 지난 2월 13일 최씨의 1심 선고에서도 재판부는 같은 취지로 재단과 영재센터 지원과 관련해서는 부정한 청탁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한 바있다. 제3자 뇌물수수죄는 일반 뇌물수수죄와 달리 공무원이 직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은 경우에만 성립하는 범죄다. 재판부는 다만 삼성의 영재센터 16억원 지원과 관련해서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강요 혐의 모두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

  • 법원·검찰
  • 연합
  • 2018.04.06 16:18

권력형 비리로 징역 24년 중형…전두환·노태우 이어 헌정사에 '오점'

박근혜 전 대통령이 6일 국정농단 의혹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24년의 중형을 받으면서 22년 전 전두환노태우 두 전 대통령에 이어 또 한 번 부끄러운 역사를 기록했다. 박 전 대통령은 과거 두 전직 대통령들과는 범죄혐의 내용이 다르지만 그들에 못지않은 중형을 받음으로써 일단 국정에 큰 혼란을 야기한 데 따른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됐다.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재직 당시의 비자금 뇌물수수, 1212 사태및 518 사건으로 퇴임 이후인 1995년1996년 순차적으로 기소됐다. 두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 피고인석에 섰던 곳과 같은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재판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올 때 단 한 번도 수의를 입지 않았지만, 두 전직 대통령은 늘 하늘색 수의 차림으로 등장했다. 법정에 나가는 미결 수용자에게 사복이 허용되지 않던 시절이다. 두 사람에 대한 1심 심리는 1996년 8월 5일 결심 공판을 끝으로 약 8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1212 및 518 특별수사본부는 반란 및 내란 수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10개 죄목으로 기소한 전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9개 죄목으로 기소된 노 전 대통령에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다시는 이 땅에서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거나 뇌물수수로 국가 경제를 부패시키는 범죄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의 시대적 소명이라고 말했다. 그 자리에서 전 전 대통령은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구호 아래 과거 정권의 정통성을 심판하고 있으나 현실의 권력이 아무리 막강해도 역사를 자의로 정리하고 재단할 수는 없다는 말을 남겼다. 노 전 대통령도 역사는 평가의 대상은 될 수 있어도 심판의 대상은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구속 기간 연장 결정에 반발해 재판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 보복이라고 비판한 모습과 유사점이 있다. 그러나 당시에도 법은 두 전직 대통령에게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 두 전직 대통령의 1심을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는 같은 달 26일 전 전 대통령에게 검찰 구형량인 사형을, 노 전 대통령에겐 징역 22년 6개월을선고했다.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 형량은 법정 최고형이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형량 역시 당시 법에 정해진 유기징역 최대 형량이었다. 재판부는 특히 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비록 재직 중 경제 안정에 기여하고 평화적 정권교체의 전례를 남겼다 해도 헌법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기업 대표들로부터거액의 뇌물을 챙겼다며 사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해 12월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으로 감형받았다. 이 형량은 이듬해 4월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고, 그해 말 김영삼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두 사람은 구속 2년 만에 석방됐다. /연합뉴스

  • 법원·검찰
  • 연합
  • 2018.04.06 16:12

박근혜 전 대통령 1심서 징역 24년·벌금 180억 원 선고

최순실과 함께 국정을 농단했다는 사유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66)에게 1심 재판부가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의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는 6일 구속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공소사실 18가지 가운데 16가지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박 전 대통령이 받은 징역 24년은 최 씨가 받은 징역 20년보다 무거운 형이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 권한을 사적친분이 있는 최순실과 공모해 남용했고 그 결과 국정질서에 큰 혼란을 가져왔으며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에 이르게 됐다며 그 주된 책임은 헌법이 부여한 책임을 방기한 피고인에게 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이날 선고 결과는 지난해 4월 17일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진 이래 354일 만에 나온 사법부의 단죄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마지막 날까지도 법정에 불출석하며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앞서 공범들의 재판 결과와 마찬가지로 핵심 공소사실 18개중 16개를 유죄로 판단했다. 국정농단 사건의 발단이 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과 관련해 재판부는 최 씨와의 공모를 인정하며 피고인이 대통령의 직권을 위법부당하게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최 씨와 공모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비 등 433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거나 약속한 혐의 중에는 72억9000여 만 원을 뇌물액으로 인정했다.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낸 후원금 16억2800만원과 미르K재단에 낸 출연금 204억원은 제3자 뇌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K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 비용 명목으로 롯데그룹이 70억원을 낸 부분은 강요와 제3자 뇌물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SK그룹의 경영 현안을 도와주는 대가로 K재단의 해외전지훈련비 등으로 89억원을 내라고 요구한 혐의도 유죄가 됐다. 재판부는 그 밖에 KT나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을 압박해 최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회사나 최씨 지인 회사에 일감을 준 혐의 등도 유죄 판단했다. 정부 정책에 반하는 문화예술계에 대한 지원배제, 이른바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각종 지원 심사 과정에서 블랙리스트를 적용하게 하고, 블랙리스트 적용에 미온적인 문화체육관광부 1급 공무원들의 사직을 요구한 혐의, 노태강 당시 문체부 국장(현 문체부 차관)의 좌천사직에 개입한 혐의 등이다. 재판부는 특히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비록 피고인이 구체적인 행위마다 인식하지 않았다 해도 국정 최고 책임자인 만큼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호성 전 비서관을 시켜 청와대 기밀 문건을 최씨에게 유출한 혐의, 조원동 전 경제수석을 시켜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한 혐의도 모두 박 전 대통령의 책임이 무겁다고 인정했다.

  • 법원·검찰
  • 백세종
  • 2018.04.06 15:59

"개가 핥았을뿐 문 적 없다" 발뺌한 견주 벌금형

과거 사람을 물었던 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다시 주민을 다치게 한 견주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개 주인은 “개가 핥았을 뿐 문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주지법 형사3단독 이배근 판사는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견주 A씨(67)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치료받은 내용이나 상처 등이 분명한데도 ‘자신의 개가 피해자를 핥았을 뿐 피해자를 문 적이 없다’면서 상황에 대해 비합리적인 설명을 한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피해복구가 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에게는 반려견이더라도 이웃 주민이나 특히 노약자에게는 때에 따라서는 생명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동물인데도 타인에 대한 충분한 배려나 적절한 주의의무를 취하지 않아 범행내용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22일 오후 5시 45분께 전주 시내 한 빌라 앞에서 자신이 키우던 개가 주민 B씨(38)의 허벅지를 물어 전치 1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과거 사람을 문 적이 있는 개에게 입마개를 씌우지 않은 과실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사고 직후 “개가 피해자를 핥았을 뿐 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법원은 “개가 갑자기 달려와 물었다”는 B씨의 일관된 진술과 B씨 다리에 선명한 이빨 자국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 법원·검찰
  • 백세종
  • 2018.04.05 21:11

오늘 박근혜 1심 선고…혐의별 유무죄 판단→양형→주문

온 국민의 이목이 쏠린 국정농단 사태의 정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6일 나온다. 5일 법원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는 6일 오후 2시 10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가 법원종합청사 417호 형사대법정에 입정하면서 시작된다. 앞서 재판부가 선고 장면을 생중계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모든 장면은 방청석 앞쪽에 설치된 고정 카메라 4대로 촬영된다. 카메라는 방청석 모습을 제외하고 법정 중앙에 있는 재판부와 왼쪽의 검찰석, 오른쪽의 피고인변호인석을 담는다. 선고에 앞서 재판부는 통상 피고인 등 소송관계인의 출석 여부를 확인한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작년 10월 이후 법정 출석을 거부해 이날도 피고인석을 비워둔 채 궐석재판 형태로 선고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대신 국선변호인 5명이 피고인석 옆에 마련된 변호인석에 앉아 선고 결과를 듣게 된다. 재판부는 우선 박 전 대통령의 혐의와 공소사실 요지, 이에 대한 박 전 대통령 측 입장을 간단히 설명한다. 이어 18개 혐의에 대해 공소사실 순서대로 유무죄 판단을 설명한다. 이후 양형 이유를 설명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량을 결정하게 된 배경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재판장이 1심 선고 결과인 주문(主文)을 주문. 피고인 박근혜를 OO에 처한다(주문. 피고인 박근혜에게 OO을 선고한다)는 형태로 밝힌다. 선고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 법원·검찰
  • 연합
  • 2018.04.05 21:11

'국정농단 박근혜' 1심 선고 TV로 본다

오는 6일 열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가 TV로 생중계된다. 대법원이 지난해 주요 사건의 1·2심 선고를 생중계할 수 있도록 내부 규칙을 만든 이래 첫 사례다. 3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 사건을 맡은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의 선고 공판을 TV로 실시간 중계하기로 했다. 선고 공판은 6일 오후 2시 10분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다. 법원은 “재판부가 공공의 이익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중계방송을 허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규칙을 개정하면서 피고인이 생중계에 동의할 경우 선고 공판을 생중계하되,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재판부의 뜻에 따라 생중계할 수 있도록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생중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법원은 전직 대통령 사건인 데다 국민적 관심사를 고려해 생중계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법정 내 질서 유지를 위해 언론사 카메라가 아닌 법원 내 자체 카메라로 영상을 촬영해 외부에 송출하는 방법을 택했다. 당사자인 박 전 대통령은 선고 공판에도 출석하지 않을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6일 구속 기간이 연장된 후 모든 재판을 ‘보이콧’해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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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8.04.03 21:38

아파트단지 도로에 누워있던 70대 숨지게 한 운전자 '무죄'

아파트 도로에 누워 있는 사람을 치어 숨지게 했더라도, 피해자를 발견하기 어려웠다면 죄를 묻기 어렵다는 판결이 나왔다. 전주지법 제3형사부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45)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7년 7월 7일 새벽 1시 25분께 김제시 한 주공아파트 주차장 인근 도로에 누워 있던 B씨(71)를 치어 숨지게 했다. 당시 A씨는 싼타페를 몰고 시속 약 30㎞로 주행했다. B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익산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외상성 쇼크로 숨졌다. 경찰은 A씨가 우회전을 하고, 피해자를 충격한 지점까지의 거리를 11.1m로 봤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4~5m였다. 이는 A씨가 차량의 전조등이 도로를 비춰 B씨를 발견하는 주의 의무를 다투는 주요 쟁점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우회전을 시작한 지점과 약 4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술 취해 잠든 B씨를 본 목격자가 있는 등 경찰이 표시된 지점이 실제 충격 지점이 아닐 수 있다며 경찰은 최종적으로 B씨가 누워있던 지점을 사고 장소로 표시해 측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법원은 판결문에서 A씨가 전방주시 의무를 다하였다고 할지라도 가로등 불빛이 미치는 범위의 바깥쪽에 누워있는 B씨를 발견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현장은 주차장이 바로 옆에 붙어있는 도로로, 한가운데 누군가 누워있을 것이라 예상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무죄 선고 이유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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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승현
  • 2018.04.03 21:38

박근혜, 침실서 세월호 골든타임 놓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수요일 오전 집무실이 아닌 관저 침실에 머물며 뒤늦게 첫 상황보고를 받으면서 ‘구조 골든타임’을 흘려보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대통령은 당일 오후 5시 1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방문하기 전에 ‘비선 실세’ 최순실씨를 관저에서 만나 회의하며 대응책을 논의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최씨가 당일 오후에 청와대에 있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상황보고를 받은 뒤 중대본을 방문하기 전까지 불분명했던 7시간 가량의 행적이 대체로 규명됐다. 28일 세월호 참사 보고서 조작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자용 부장검사)의 중간 수사결과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관련 첫 발생 보고를 서면으로 받은 시각은 당일 오전 10시 19분∼10시 20분께로 파악됐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국회 청문회 등에서 첫 보고 시점이라고 주장했던 10시보다 20분가량 늦었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산하 위기관리센터는 9시 19분께 언론사TV 속보를 통해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이어 9시 24분께 청와대 문자메시지 발송시스템을 통해 메시지를 발송했다. 이후 센터는 해경 상황실을통해 선박 명칭, 승선인원·출항시간·배의 크기, 구조 동원 현황, 구조 인원수를 차례로 파악했고, 9시 57분께 ‘구조된 인원 56명이 사고지점 북쪽 4마일 거리에 위치한 서거차도로 이동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상황보고서 1보 초안을 완성했다. 김장수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오전 10시에 사건 상황보고서 1보 초안을 전달받고는 곧바로 보고하려고 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집무실이 아닌 관저의 침실에 머물고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국무회의나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등 공식 일정을 마치면 주로 집무실이 아닌 관저로 돌아와 근무하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시인 2014년 4월 무렵에는 정호성 당시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에게 ‘수요일은 공식 일정을 잡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는데, 세월호 당일이 수요일이어서 박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에도 관저에 머물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장수 당시 실장은 관저에 머무는 박 전 대통령에게 상황보고서 1보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휴대전화 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받지 않았다. 김 전 실장은 이후 안봉근 당시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에게 전화해 “대통령이 전화를 받지 않으신다. 대통령 보고가 될 수 있게 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신인호 위기관리센터장에게 상황보고서 1보를 완성해 박 전 대통령이 머물던 관저에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신 센터장은 10시 12분께 상황보고서 1보를 완성한 후 상황병을 통해 관저 전달을 지시했다. 이에 상황병은 관저까지 뛰어가 10시 19분께 내실 근무자인 김모씨에게 보고서를 전달했지만, 김씨는 별도의 구두 보고 없이 상황보고서를 박 전 대통령의 침실 앞 탁자에 올려두기만 했다. 이 와중에 김 안보실장은 위기관리센터로 내려가 박 전 대통령에게 다시 전화를걸었다. 박 전 대통령은 좀처럼 전화를 받지 않았다. 결국, 안봉근 비서관이 10시 12분께 이영선 전 경호관이 준비한 승용차를 이용해 본관 동문을 출발해 관저로 갔고, 10시 20분께 관저 내부에 들어가 침실 앞에서 수차례 부른 후에야 박 전 대통령은 밖으로 나왔다. 세월호 상황보고서 1보를 접한 것도 이때로 추정된다. 안 비서관은 ‘국가안보실장이 급한 통화를 원한다’고 보고했고 박 전 대통령은 “그래요?”라고 말하며 침실 안으로 들어간 뒤 10시 22분에야 김 실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 전 대통령은 김 실장에게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 여객선 내 객실, 엔진실 등을 철저히 수색해 누락되는 인원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 시각은 당시 청와대가 세월호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잡고 있던 10시 17분을 이미 넘겨 구조 불가능한 상태로 선체가 침몰한 상황이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침실에 머물며 상황보고가 이뤄지지 못하는 사이 청와대 스스로 골든타임으로 여겼던 시각은 이미 지나버렸던 셈이다. 박 전 대통령이 첫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린 뒤 오후 5시 15분 중대본 방문까지무엇을 했는지도 이번 수사를 통해 파악됐다. 행적이 불분명했던 7시간가량의 공백은 갖가지 의혹을 낳았고,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도 쟁점이 됐었다. 박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 30분께 김석균 당시 해양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구조 지시를 내린 뒤로는 세월호 구조 문제를 놓고 오전 내내 별도의 연락을 하지 않은 채 관저에 머문 것으로 파악됐다. 인후염에 걸린 상태여서 오전 10시 41분께 간호장교로부터 의료용 가글액을 전달받은 게 전부였다. 박 전 대통령은 오후 2시 15분께 청와대를 찾아온 최순실씨를 관저에서 맞이했다. 이미 방문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정호성·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도 관저에 대기하고 있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문고리 3인방 등 5인은 관저 내실에서 40분 가까이 회의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의 중대본 방문이 결정됐다. 정호성 비서관은 5인 회의가 마무리된 오후 2시 53분께 윤전추 행정관을 시켜 박 전 대통령의 머리 손질을 담당하는 이들을 청와대로 급히 불러들였다. 머리 손질 담당자들은 오후 3시 22분께 청와대로 들어왔다. 머리 손질을 마친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선 것은 오후 4시 33분께였다. 박 전 대통령은 중대본에 오후 5시 15분께 도착했다. 이동하는 데 40분가량이 걸린 것은 원래 경로로 잡았던 도로에서 다른 차량끼리 교통사고가 있어서 우회하느라 보통 때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중대본 방문을 마친 박 전 대통령은 오후 6시에 관저에 복귀했다. 당시는 세월호가 수면 위에 선수 일부만 남은 채 선체 대부분이 물밑으로 가라앉은 때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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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28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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