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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첫 발 내딛는 군산개복단편영화제

올해 첫발을 내딛는 군산개복단편영화제가 오는 30일 군산시민예술촌에서 관객들을 맞이한다. 군산시민예술촌이 주최하고 군산개복단편영화제사무국이 주관하는 영화제는 이날 오후 2시 프리마켓과 레드카펫 행사로 영화제의 시작을 알린다. 본격적인 개막식 이후에는 초청작 상영과 본선작 시상상영을 이어간다. 초청작 아이엠군산은 군산 개복동 영화의 거리를 소개하는 2편의 영상이다. 이태훈 감독의 작품 판문점에어컨도 초청작으로 영화제를 찾아 관객과의 대화(GV)를 연다. 영화제사무국은 이번 영화제의 핵심 주제인 24초 단편영화 공모전을 진행한 결과 200여편의 작품이 모였으며 이중 50편이 본선에 진출해 시상과 상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최근 OCN드라마 미스터 기간제에서 강우진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윤지욱이 MC를 맡았으며 심사위원으로 문승욱정민규이태훈 감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정재훈 총괄감독은 100년의 역사를 가진 군산 개복동 영화의 거리에서 2020 군산개복단편영화제를 개최하게 돼 영광스럽다며 24초 영화공모전에 출품해주신 감독들과 영화를 매체로 한 자리에 모인 여러분이 뜻 깊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박양기 군산시민예술촌장도 호남 제일이자 유일한 극장가로 번성을 누린 개복동을 찾아온 열정적인 청년 정재훈과 노은정 PD의 제안으로 이번 영화제는 출발했다면서 첫발을 내딛는 군산개복단편영화제가 청년 예술인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예술의 중심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행사가 열리는 군산시민예술촌에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문객을 대상으로 입장전 체온을 확인하고 마스크 착용을 안내할 방침이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20.05.28 17:59

전주설화 담은 인형창극 손맛 어떨까

태조 이성계의 고조부인 이안사와 호랑이에 얽힌 전주 호운석(虎隕石) 설화가 초등학생의 손에서 인형창극으로 재탄생한다. 한국전통문화전당 리빙콘텐츠DIT센터는 지난해 개최한 손으로 만들어낸 연극, 지지배배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손으로 만들자, 인형창극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전통문화 창작활동 프로젝트는 창극공연을 비롯해 인형소품제작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의 전통문화 창작활동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지역 특화자원인 전주 한지의 활용영역을 확장하고 전주형 메이커스페이스(Maker Space)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무료로 진행된다. 이에 한국전통문화전당 리빙콘텐츠DIT센터는 오는 6월 10일까지 손으로 만들자, 인형창극에 참여할 초등학생(4~6학년)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오디션을 거쳐 최종 선발된 이들은 6월 20일부터 8월까지 약 3개월간 연극공연에 필요한 인형과 무대소품을 직접 제작하고, 창극무대를 위한 소리(唱)를 연습하는 등 다양한 전통문화 창작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본 무대는 오는 9월중 무관객 공연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공연 모습은 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블로그, SNS, 유투브 등 온라인으로 공유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해 8월 선보인 손으로 만들어낸 연극, 지지배배에는 도내 초등학생 17명이 참여했다. 흥부전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이 프로젝트는 제작 문화의 새로운 가치를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9 정부 사업 성과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았다. 김선태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지역의 문화자원인 전주한지와 설화를 바탕으로 한 이번 공연이 코로나19로 위축된 문화예술계에 활기를 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5.28 17:59

JTV전주방송 다큐 ‘지역의 시간’, 방심위 ‘올해의 좋은 프로그램’에 선정

지난해 10월 방영된 JTV전주방송(사장 한명규) 창사특집 지역의 시간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선정 2019년 올해의 좋은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지역재생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2부작으로 편성한 이 프로그램은 JTV전주방송의 정윤성이성민 기자가 제작했다. 지방 소멸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정부 정책에 새로운 시사점을 제공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았다. 제1부 토건사업, 보조금의 경고, 제2부 마을공동체의 탄생을 통해 역대 정부의 지역개발 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내발적 발전과 사회적경제, 마을공동체를 통한 지역 활성화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역의 시간은 지난해 10월, 방심위의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최우수상에 선정되고, 제23회 일경언론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방심위는 지난 1991년부터 방송 제작인의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고 방송 프로그램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매월 우수 프로그램을 심사해 시상하고 있다. 2019년 올해의 좋은 프로그램은 2019년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수상작 가운데 심사를 통해 심사부문별로 1편씩 총 4편을 선정했다.

  • 방송·연예
  • 김태경
  • 2020.05.28 17:50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어른들의 문화놀이터 'See作' 참여자 모집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어른들의 문화놀이터 See作에 참여할 인원을 모집한다. 어른들의 문화놀이터 See作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문예회관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예술작품을 관람 후 창작활동까지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7월 4일부터 시작하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기획전시 <박지은 옻칠화전 - 텅에 NEST>를 작가의 설명으로 감상하고, 작가의 작업실을 탐방해 작품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살펴본다. 전시 감상 후에는 생활 속에서 활용 가능한 아트상품도 직접 만들어 봄으로써 평소 접하지 못했던 자연적인 소재와 특수한 기법들을 체험할 수 있다. 교육은 2기수로 운영되며 1기는 7월 8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전10시~오후1시까지, 2기는 7월 10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1시~오후4시까지 총6주간 진행한다. 참여는 전라북도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며, 전화(063-270-7835)로 신청하면 된다. 각 기수 정원 충족 시 모집이 조기마감 될 수 있으며 참가비는 전액 무료다. 전당 관계자는 현대적 세련미가 가미된 전통적인 작업을 하는 지역작가의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라며 작가의 작업실 탐방까지 이뤄지는 만큼 좀 더 깊이 있게 작품이 이루어지는 전반적인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05.28 17:50

"소설 혼불 완독에 도전하세요!"

최명희 작가의 소설 <혼불>을 완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열린다. 올해는 낭독의 의미를 강조해 소설 속 전라도 사투리의 맛을 살렸다. 혼불기념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이 혼불, 시처럼 읊다 프로그램의 참가자 30명을 오는 6월 9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각 권의 특징을 장례전통놀이설화음식풍속혼례 등으로 나눠 강연을 듣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으로 꾸민다. 11년 동안 이 프로그램으로 <혼불> 완독에 성공한 사람만 300여 명에 이른다. 완독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이진숙 수필가는 소설 <혼불>은 우리 전통문화와 전라도 사투리를 가장 생생하게 살려낸 작품이라며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새긴 아름다운 우리말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소리 내 읽어보고, 혼자 읽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읽고 감상을 나누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는 강연을 10회 진행할 계획이며 문학기행, 문학특강, 체험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혼불>의 공간적 배경인 남원 혼불문학마을과 노봉마을, 전남 보성의 대실마을을 거니는 문학기행도 이번 프로그램의 묘미다. 소설 <혼불> 맛깔나게 읽기를 주제로 진행될 배우 유가연 씨의 특강은 보다 깊이 있는 <혼불> 이야기 읽기를 도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명희문학관 관계자는 함께 읽어 더욱 즐거운 시간, 소설 <혼불> 완독에 도전해보시라며 직접 소리 내 책을 읽으면 맛깔스러운 전라도 사투리에 흠뻑 빠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혼불, 시처럼 읊다 프로그램은 오는 6월 11일부터 9월 24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최명희문학관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문의 063-284-0570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5.28 17:50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24) 한국 비평문학의 효시 눌인 김환태

눌인 김환태 여(余)는 예술지상주의자 남도 그렇게 부르고 나도 자처(自處)한다 오월의 아카시아 향기에 묻혀있는 김환태의 묘지석에는 예술의 대상은 영원히 인간이다 생명이다. 예술비평의 대상은 사회도 정치도 사상도 아니요 문학이다. 문학이란 자유의 정신의 표현이다. 구(究)의 정신의 소산이다.라고 새겨져 있다. 그리고 예술은 예술가의 감정을 여과하여 온 외계의 표현입니다. 그리하여 그는 언제나 감정에 호소합니다. 그곳에는 이론도 정치적실용적 관심도 있을 수 없습니다. 예술의 세계는 관조의 세계요, 창조의 세계입니다.(「문예비평가의 태도에 대하여」)라고 했던 김환태는 순수 비평의 씨앗을 튀운 한국비평문학의 효시라 불린다. 눌인 김환태(訥人 金煥泰, 1909~1944)는 무주군 무주면사무소 직원이었던 김종원과 부인 고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전주고보에 입학한 그해(1922)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1924년 일본인 교사를 쫓아내려는 항일운동에 연루되어 무기정학 처분을 받았고, 해제조치에서 제외되면서 자퇴하였다.(1926) 그해 보성고등보통학교로 전학하여 신소설 『능라도』를 읽고 문학에 입지하게 되었다. 김환태는 서울 보성고등보통학교로 편입하였다(1926). 당시 보성고보에는 상급반에는 이상(李箱)이 있었고, 김상용(金尙容)이 교사로 재직 중이었다. 그는 이들과의 문학적 교류를 통해 자신의 문학적 소양을 키워 나갔다. 1927년에는 고향을 멀리 떠나 서울에서 생활을 하면서도 무주청년회가 주최한 강연회에 강연자로 참석하여 고향 무주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환태는 1928년 일본 도시샤대학(同支社大學)에서 유학하였다. 재학 시절 신입생 환영회에서 시인 정지용(鄭芝溶)을 만나 문학적 친교를 맺게 된다. 도시샤대학을 수료한 후 후쿠오카의 규슈제국대학(九州大學)) 법문학부 영문과에 입학하여 영문학을 전공했다. 그는 영국의 비평가 매슈아널드와 월터페이터에 대하여 연구하면서 작품 자체의 미적 구조를 존중하는 순수 문학을 옹호하는 비평가로 기틀을 잡는다. 그의 졸업 논문 『문예비평가로서의 매슈아널드와 월터페이터』를 써 졸업하였다. 고국으로 돌아온 김환태는 본격적인 문학활동을 이어간다. 조선일보에 실린 외국문학작품을 번역하며 각종 신문과 학예지에 평론을 게재했다. 『조선문단』, 『조광』, 『문장』 등에 평론과 수필과 번안소설 등을 발표하였다. 1935년부터는 집필에만 열중하다가 여의전 강사로 활동하며 이헌구 등과 친근하게 지내게 된다. 1936년 구인회에 가입하여, 박팔양, 김상용, 정지용, 이태준 등과 활동했다. 그리고 구인회 회원이었던 박용철과의 교류는 그의 문학적 성향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받았다. 그해 박용철 누이동생 박봉자와 결혼했다. 김환태는 일본 유학 시절 안창호와 교류를 하던 중 동대문경찰서에 1개월 동안 수감되는 등 그의 항일 의지는 확고했다. 이어 일본은 전쟁을 위해 학병 및 징병제도를 실시하였는데, 문학가들과 교사들을 앞세웠다. 일부 문학가들은 변절하여 친일문학을 썼으며, 일부 교사들은 학생들을 전장으로 내몰았다. 일제의 국어말살정책과 친일문학이 확산되자, 김환태는 1940년 절필을 선언한다. 1943년 폐병을 얻어 무학여고 교사직을 사임하고 귀향한다. 1944년 영면에 들었다. 1986년에 문학사상사의 주관으로 김동리, 박두진, 최승범, 이어령 등 52명의 문인들이 뜻을 모아 덕유산 국립공원에 「김환태문학비」를 건립했다. 1988년에 문학사상사는 김환태평론문학상을 제정하였다. 이후 2009년 눌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문학제를 개최하고 『김환태 전집』을 발행하였다. 전 전북문인협회 서재균 회장과 무주군수 김세웅 등이 눌인문학관을 건립하였다. 무주군 주최와 김환태문학기념사업회 주관으로 매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눌인평론문학상금을 주며, 『눌인문학지』를 발행해 그의 공적을 기리고 있다. 나는 상징의 화원에 노는 한 마리 나비이고자 한다. 아폴로의 아이들이 가까스로 가꾸어 형형색색으로 곱게 피워놓은 꽃송이를 찾아 그 미에 흠뻑 취하면 족하다. 그러나 그때의 꿈이 한껏 아름다웠을 때는 쉬운 그 꿈을 말의 실마리로 얽어놓으려는 안타까운 욕망을 가진다. 그리하여 이 욕망을 채우기 위하여 쓰여진 것이 소위 나의 비평이다.(「김환태 문학비평의 길」, 김환태문학비에 새긴 글) 김환태는 문예비평가의 태도에 대하여 문예비평이란 문예작품의 예술적 의의와 심미적 효과를 획득하기 위하여 대상을 실제로 있는 그대로 보려는 인간정신의 노력입니다. 따라서 문예비평가는 작품의 예술적 의의와 딴 성질과의 혼동에서 기인하는 모든 편견을 버리고, 순수히 작품 그것에서 얻은 인상과 감동을 충실히 표출해야 합니다. 라고 언급했다. 또한 「나의 비평의 태도」에 따르면 비평은 작품에 의하여 부여된 정서와 인상을 암시된 방향에 따라 가장 유효하게 통일하고 종합하는 재구성적 체험이요, 따라서 비평가는 그가 비평하는 작품에서 얻은 효과, 즉 지적정적 전 인상을 표현하고 전달하기 위하여 어느 정도까지 창조적 예술가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믿어 움직이지 않는 자이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환태는 상허는 그의 높고 맑은 상만이 아니라 이를 표현하는 놀라운 기교를 갖추고 있다. 진정한 예술에서일수록 우리는 내용 즉 형식 즉 내용이라는 느낌을 가진다.는 평을 했다. 시인 정지용은 느끼고 감각한 것을 조화하고 통일하는 지성을 고도로 갖추고 있는 시인이다. 그리하여 그는 결코 감정을 그대로 토로하는 일이 없어, 그것이 질서와 조화를 얻을 때까지 억제하고 기다린다. 고 하였다. 시인 김상용론(金尙鎔論) 그는 생에 대하여 가장 진실하게 느끼는 시인요, 생에 대한 그 진실한 느껴움을 읊은 것이 곧 그의 시다. 라고 발표를 했다. 무릇 김환태의 문예비평에 대한 주장은 그 작품에 나타난 사상과 현실이 얼마만한 정도에 있어서 작가의 상상력과 감정 속에 융해되었으며, 그것을 어떤 방향으로 지도하려던 그 작가의 의도가 얼마만한 정도에 있어서 실현되었는가, 그리고 그 결과 그 작품이 얼마만한 정도로 우리를 감동시키고 기쁘게 하였는가를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문예비평이 정치비평이나 사회비평과 다른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김환태의 일부 수필에서 가을이 되자 나는 머슴을 따라다니며 겨울 먹일 소풀을 뜯어 말렸다. 겨울에는 여물을 썰고 소죽을 쑤었다. 그랬더니 이듬해 첫봄에 소가 새끼를 낳았다. 나는 동생을 보던 날처럼 기뻐 밤새도록 자지 못했다. 이 시절이 나의 가장 행복하던 시절, 내 마음의 고향이다.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이 날 때면 그 시절을 생각한다. 그리고 소를 생각한다. 고향이 그리울 때면 그 시절이 그립다. 그리고 소가 그립다.며 어머니와 고향에 대한 서정적 향수가 형상화되고 있다.(「내 소년시절과 소」) 김환태는 일본대학 재학 중 정문의 위협적인 표정과 정문 수위의 냉담함과 오만함을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수험결과에 자신을 얻은 다음 활개를 펴고 오만한 교문을 마음대로 들어 다닐 수가 있었다. 오늘부터 나의 기쁨은 오직 읽고, 생각하고, 스스로 매질하는 데만 있을 것입니다.라고 맹세를 하였다.(「九大 法文學部 正門의 표정」)와 「교토3년」에는 그가 일본 유학시잘 식민지 청년으로서 겪어야 했던 쓸쓸함과 굳은 의지가 잘 표현되었다. 김환태를 추모하는 이어령은 우리 곁에서 영원히 살아 숨 쉬는 그의 문학정신을 많은 비평가들이 얻는 것은 이데올로기요, 잃은 것은 예술이었다고 탄식했다. 이헌구는 지극히 낮고도 부드러운 음성과 웃을 때마다 유난히 하얗게 빛나는 고르고 고운 이빨, 크게 웃지도 않고 조용히 소리없이 포개지는 작약처럼 수줍게 미소짓던 그 모습을 떠올렸다. 지금까지 범박하게 살펴본 김환태는 한국문학사에 한 획을 남겼다. 일제 암흑기에 순수문학의 이론 체계를 정립하고 1930-1940년대에 활약한 비평가이다. 식민지 시대 지식인으로서 애국적 삶과 그의 문학론은 오늘날 많은 후배 평론가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이데올로기 문학의 카프와는 달리 문학을 순수한 미적 대상으로 보았던 순수문학의 주창자였다. 그리고 문학에서 받는 인상과 감각을 중시하였고, 예술을 독자적 미를 가진 심미적 존재로 보았다. 김환태는 치열한 문학정신으로 근대 한국 문학의 발전에 공헌한 평론가이다. /김명자 전라북도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20.05.28 16:51

[창간 70주년-전북 문화 대담] "멈춰선 지역예술계, 예술인의 목소리 들어야"

△참석자 -소재호 시인전북예총회장 -이강원 서양화가전북미술원로작가회 전시운영위원장 -강정렬 명인가야금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 -최대현 도자공예 작가 -조현상 성악가 -박민성 연극 연출가 -한솔 무용가 △시간장소= 5월 22일(금) 오후 3시, 전북일보사 3층 편집국 회의실. 편집자주= 예향(藝鄕). 예술을 즐기는 사람이 많고 예술가를 많이 배출한 고을. 예부터 귀명창이 좋은 소리꾼을 낳는다고 했을 정도로 전북은 소리를 즐기고 풍류를 사랑하는 고장이었다. 예향이라는 수식이 낯설지 않은 이유다. 예술가는 자신의 예술을 알아주는 이들과 함께 걷는다. 그렇다면 전북의 문화예술계는 현재 어디에 서 있는가. 전북의 문화예술계를 닦아온 원로와 청년 예술가 7인이 전북 문화예술계의 현실을 진단했다. 원로들은 청년들의 도전을 격려하고, 청년들은 전북문화예술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원로들의 조언을 구했다. -포스트코로나시대, 전북의 문화예술계가 마주한 현실을 어떻게 보십니까. △소재호= 코로나19 시대 이후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 직면해있습니다. 자영업자는 가게 문을 닫고, 도산하는 기업도 있죠. 예술은 먹고 사는 문제가 기반 돼야 향유할 수 있는 것인데, 1차적인 생계마저도 마비되는 시대에 예술행위는 침체되고 폐쇄될 수밖에요. 그림전람회에는 관람객이 없고, 공연은 관객이 없으니 행사는 취소되고 전시장과 공연장은 문을 닫죠. 행사를 가을로 미뤄한다 해도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일정을 잡기도 쉽지 않습니다. 전북체육대회가 취소되고 이와 함께 융복합형으로 치를 예정이었던 전라예술제도 열기 어려워지면서 지역예술계 흐름은 마비됐습니다. △이강원= 예술은 흥이 기본입니다. 작품을 선보이기 위한 자리가 없는데 작가들은 어디서 흥을 찾겠습니까. 이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예술가들은 작품을 발표하고 싶은 열망이 가득합니다. 생활 속에서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예술적인 소통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죠. 작금의 현실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전북미술 전체를 조명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지역 작가와 작품을 아카이브하는 작업 등입니다. 극소수의 사립미술관으로 빠듯하게 운영되는 전북의 미술계 현실도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강정렬= 전라북도 국악계의 현실도 어렵습니다. 저처럼 예능 보유자로 있는 분들은 지원금이 매달 나오고 제자들을 둬서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 교습을 하거나 학원을 운영하는 예술인들은 방문하는 발길이 끊기면서 생계에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에 수업을 나가던 분들이 어려움이 크죠. 전라북도에는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전국에 가장 많다고 하지만, 학교가 문을 닫고 학원에 발길이 끊기는 상황에서 예술은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문화예술계의 온라인 진출이 화두입니다. 지금 닥친 어려움을 타개할 대안이 될까요. △최대현= 많은 예술가들이 온라인 전시와 공연 중계 서비스의 확대가 4차 산업을 앞당길 거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직접 가서 만져보지 않아도 화면상으로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시대니까요. 하지만 많은 청년 예술인들은 활로를 찾지 못해 어려워합니다. 대학에서는 기초예술 학과가 폐지되고 미술을 전공했더라도 전문적으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취미로 이어가는 일도 허다합니다. △조현상= 공연과 같은 시각예술은 관객이 있는 현장에서 빛을 발휘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부분의 공연이 취소되고 일상은 더욱 팍팍해졌죠. 지친 시민들을 위해 아파트 단지를 찾아가 들려드리는 창밖의 아리아 기획 등으로 일상에 환기를 하기도 합니다. 무대와 객석간의 거리는 전보다 많이 멀어졌지만 한 공간에서 눈빛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음악가와 관객 모두에게 위로가 됐습니다. 온라인으로 대안을 찾으려는 마음도 이해는 되지만 피부로 와 닿는 예술은 현장에 답이 있다고 봅니다. △박민성= 연극인들은 대부분 새해 3월부터 1년간의 계획을 세우는데, 올해는 대책없이 코로나19 사태를 마주하면서 모든 일정이 멈췄습니다. 계획 자체가 불가능하죠. 특히, 10대와 20대 학생들을 생각하면 걱정이 더합니다. 연극영화과 진학을 목표로 연습해오던 친구들은 불투명한 미래를 마주한 상태에서 멈춰있어야 하고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공연이 멈춘 상태에서 두 손 다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보니 온라인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 온라인 상영회를 시청하고, 저도 유투브 채널을 개설해 영상 편집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장르의 콘텐츠를 만들어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한솔= 무용은 그야말로 컨텍이 필수인 예술장르입니다. 혼자 하는 독무보다도 다수가 모여서 만드는 안무가 많아요. 현재는 연습실이 폐쇄되다보니 대학 무용과 입시를 준비하던 제자들은 특히 어려움이 큽니다. 제대로 된 연습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공연을 온라인화한다고 해도 예술인들이 느끼는 보람과 긍지는 많이 다를 것입니다. △이강원= 현재 코로나19로 서로를 대면하지 않고 차단하는 분위기인데, 온라인으로 선보이는 공연과 전시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가 듭니다. 문화예술계의 온라인 진출은 예술인들만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 문화정책을 만드는 예술행정가들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책이 뒷받침 돼야 개인의 노력도 빛을 발할 수 있겠죠. -신진이 등용하기 위한 전북 문화예술계의 입지는 어떻습니까. 청년들이 문화예술 경력을 쌓기 위한 환경으로서 전북을 본다면요. △소재호= 근원적으로 각 대학에서 예체능 관련 교과를 축소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음악과 미술 등 순수예술 창작을 수학하기 위한 학과를 없애는 것은 예술을 키우기 위한 풍토라고 볼 수 없습니다. 사립대학뿐만 아니라 국공립에서도 이런 우려를 지울 수 없습니다. 대학에서 학과를 없애고 학생을 선발하지 않으니 관련 입시를 준비하기 위한 학원도 사라지고 예술교육을 위한 직종도 설 자리를 잃게 되죠. 전북을 예향이라고 하는데 현실은 그 중심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있습니다. 예술인이 없다면 관객도 없고 전문가도 없습니다. 문화예술계의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한 이 현실은 전북의 미래를 가꿔나갈 행정가와 지성인이라면 반드시 걱정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조현상= 전북지역에 신진들이 활발하게 키워지려면 지역 인력을 활용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큰 돈 들여 대도시와 외국으로 유학을 가지 않아도 지역에서 예술을 공부하고 전문적인 예술인력으로 키워지기 위해서는 지역의 문화예술을 지키는 이들에게 걸맞는 대우가 있어야겠죠. 전주만 해도 클래식 분야의 예술인들은 대중음악과의 융합을 시도하며 지역 관객들과 가깝게 소통하려는 노력을 합니다. 다양한 음악적 도전을 하면서 지역 속에서 설 자리를 찾는 거죠. 그런데 이제 막 사회에 나온 청년 예술가들은 지원사업을 어디서 어떻게 참여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헤매기 일쑤입니다. 설령 계획서를 제출하게 됐다 하더라도 전국에서 모인 내로라 하는 경력자들에 밀리죠. 적절한 지역 안배는 전북의 문화예술인재를 키우는 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솔= 현재 대학에서는 무용을 온라인으로 강의하고 있는데, 과연 예술에 대한 교육이 될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제 또래만 둘러봐도 20~30대에 예술 하는 친구들을 찾기 힘듭니다. 청년들이 학교를 마치고 사회에 나와서 예술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려면 또 다른 교육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무용가는 무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무용과 미술을 콜라보해서 또 다른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겠죠. 관객을 모으기 위한 홍보 전략도 배워야 합니다. 지난해 전주 고속버스터미널 앞 광장에 마련된 무대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홍보가 제대로 안 이뤄지다보니 관객이 손에 꼽을 정도였어요. 열심히 준비한 공연인데 많이 안타까웠죠. △강정렬= 국악의 고장인 전북에 병창과가 없다는 점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국악꿈나무들이 전북을 떠나 타지로 가게 되지만 현실을 알기에 어찌 할 도리가 없지요. 대학에 30년간 출강하면서 많은 제자들이 저더러 왜 전북에는 병창과가 없냐 물어올 때마다 속이 상했습니다. 청년들이 전통예술을 접하고 역량을 키워나가려면 그에 맞는 교육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봅니다. -문화예술의 보편성과 함꼐 지역적 특수성이 있을 텐데, 전북에서 특화할 수 있는 문화예술 전략을 제시해본다면. △소재호= 지역 작가의 작품을 지역 명소와 연계해 더욱 많이 알려야죠. 일례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한옥마을에 지역 작가의 창작물을 선보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겠죠. 예술이 활력을 가지면 관광이 융성해지고 산업 발달과 함께 지방재정이 튼튼해질 수 있습니다. △강정렬= 세계에 자랑할 만한 전북의 국악을 더욱 알려야 합니다. 무형문화재가 100여명에 달하는 전북에 무형문화재 전수관이 없어 예향 전북이란 말이 무색해집니다. 무형문화재를 제대로 전승하고 널리 알리기 위한 전수관을 지어 지역의 소중한 자원인 전통예술을 가꿔나가야 합니다. △이강원= 평소 주변에서 한옥마을의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지역의 미술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시립미술관이 없다는 점이 그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문화예술이 잘 발달한 전국 주요도시를 살펴보면 대부분 시립미술관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주에도 시립미술관을 지어 지역 미술의 위상을 높이고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었으면 합니다. -예술인 복지가 지역 문화예술계의 환경과 직결한다고 볼 수 있을 텐데요. 전북 문화예술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더 개선돼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조현상= 전주에는 클래식이나 합창을 전문적으로 공연하기 위한 공간이 적고 한정적입니다. 일반인과 함께 어울리기 위한 합창 공연을 준비해도 적절한 공간은 이미 대관이 끝난 경우가 많고, 결국 강연장 용도로 만든 강당에서 공연을 올려야 합니다. 음악예술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전용 공연 공간이 확충되길 바랍니다. △한솔= 무용만 해도 한국무용, 현대무용, 스트릿댄스 등 분야가 다양해요. 전주에는 실력 있는 비보이 댄서들도 많고요. 한국무용의 경우에는 시립과 도립무용단이 있는데 단원 공모가 가뭄에 콩 나듯 하다 보니 대학에서도 무용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이 거의 없습니다. 미래 예술인을 양성하는 교육자들의 자세도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을 처음 접한 10대 아이들에게는 어떤 지도자를 만나는 지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최대현= 제가 재무이사로 있는 한국공예가협회도 회원이 크게 줄고 있습니다. 700여명 회원의 연회비를 모아 일년에 한 번 전시를 여는 것이 전부입니다. 예술로 생계를 꾸려야 하다보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밖에 없고, 먹고 살 일이 요원한 지역 예술가들은 점점 더 서울로 몰리고 있어요. 지역 문화판을 둘러보면 30대인 제 아래로 들어오는 후배들이 없다는 게 가장 안타깝습니다. △박민성= 미투 이후 전북 연극계의 지형이 바뀌었고, 열정 있는 연극인들이 새 판을 짰습니다. 지역의 소극장은 국가 지원사업과 문화재단 무대 제작지원 사업을 통해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극장을 갖추지 못한 단체들은 공연장 대관문제로 더욱 빠듯하게 살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품에 대한 고민보다 그 지원금을 집행하고 나머지 비용을 어떻게 충당해야 하나 걱정해야 할 정도입니다. 이마저도 받지 못하는 예술인들은 더욱 굶주리고 있죠. 대관 비용이 적정하게 책정되고 작품 실현을 위한 지원금 규모가 조정된다면 영세한 예술인들도 현실적인 부담을 덜고 다양한 작품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강원= 전북 미술계를 둘러보면 20대 친구들을 찾기가 힘들어요. 30대도 손에 꼽는 수준이고요. 전북의 예술인들이 이 지역에 살면서 작품을 만들어 올리는 데 자부심을 갖도록 해줘야 합니다. 전북지역 예술인들의 꿈이 모여 지어진 전북예술회관의 전시장과 공연장의 접근성과 활용성이 보다 더 개선되길 바랍니다. 행정에서도 지역의 문화예술계 어려움을 진단하고 예술인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으면 합니다. 열악한 문화예술계 환경을 바로 알려면 예술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일은 필수죠. 예술인들이 자부심을 가지면 전북의 예술도 더 꽃필 수 있습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5.28 15:20

[신간] ‘신석정 시’에 담긴 아름다운 시행, 영어권 독자에 소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려 삶의 애환을 진솔하게 노래한 신석정 시인의 작품을 영어로 번역한 시선집이 눈길을 끈다. 신석정 시 영역선집 가 이성일 연세대 명예교수의 손으로 세상에 나왔다. 우리 시 문학을 영어권 독자들에게 소개해온 이성일 교수는 오래 전부터 신석정 시인의 작품을 꼭 번역해야겠다고 생각해왔다고 한다. 제 전공이 영문학이다 보니 우리 시인들 가운데 어느 분의 작품을 영어로 옮겨 놓았을 때 영어권 독자들에게 호소력을 가질 것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분이 신석정 시인이지요. 신석정 시인의 작품은 꾸밈없는 시행들로 독자의 마음을 파고듭니다. 이성일 교수는 주로 우리 시문학의 계보에 오른 작고 시인의 작품을 다뤄왔다. 신석정 시를 읽으며 서정성이 뛰어나고 진정성이 돋보이는 작품에 주목을 했고, 시인의 소박한 언어를 번역해 해외에 소개하고자 이번 책을 썼다. 이번 시 영역선집의 서론에는 번역자이자 독자로서 한 시인의 작품세계를 어떻게 봐야 하는 지에 대한 시각을 밝혔다. 이 교수는 시인은 시로서 메시지를 전하고, 번역자는 그 원시가 외국어로 다시 태어나도록 애쓰는 사람이라며 원시에 담긴 메시지와 말, 음악이 번역시에서 영향을 만든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5.27 16:58

[신간] ‘언어접촉’의 관점으로 '왕오천축국전'을 읽다

문화세계사문헌학 등 다각도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된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을 중국언어학의 방법론으로 풀어낸 연구서가 나왔다. 박용진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교수와 박병선 군산대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함께 쓴 <왕오천축국전을 읽다>(학고방)는 중국 언어학과 언어 연구방법으로 <왕오천축국전>을 분석한 결과물이다. 박용진 교수는 지난 2013년 언어접촉의 관점으로 <왕오천축국전>을 연구하겠다는 뜻을 세우고 박병선 군산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를 비롯한 연구자 6인으로 강독 팀을 꾸렸다. 박용진 교수는 2007년 국외연구교수로 미국 UCSB에 방문했을 때 언어접촉이라는 새로운 학문 영역을 접했다면서 아이에게 사줬던 책 중에 왕오천축국전을 쉽게 풀어 쓴 도서가 있었고, 중고등학교 역사시간을 통해 책의 저자와 제목만을 막연히 알고 있었던 <왕오천축국전>을 언어접촉의 관점으로 연구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강독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세 차례 강독을 마친 이들은 2014년부터 <왕오천축국전>의 언어분석을 시작했으며 총 7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2015년에는 돈황으로 향했고,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막고굴의 16~17번 굴을 찾았다. 전북대학교 해외자원봉사 활동과 오프캠퍼스프로그램으로 학생들과 함께 다녀온 키르기스스탄과 중국의 실크로드 답사도 연구에 도움이 됐다. <왕오천축국전을 읽다>는 이 모든 과정의 마지막 정리본인 셈. 특히, 이번 책에는 <왕오천축국전>의 한국어 번역을 수정보완했으며 원문의 내용을 한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한국어의 정확한 번역을 이끌어냈다. 더불어 한자 빈도 분석과 난해한 한자를 소개해 내용의 이해를 도왔다. 박병선 교수는 후기에서 우연히 혜초 스님이 만년에 머물렀다는 중국 오대산에 다녀왔다며 그가 지나갔던 길에서 그의 도전을 배웠고, 그 모험을 지금의 학생들에게 전해주는 것이 내 책임이고 의무인 듯하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5.27 16:58

“온라인서 만나요”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28일 개막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8일 개막한다. 올해 영화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동참하고자 심사 상영, 온라인 상영, 장기 상영회로 진행한다. 개막식은 28일 오후 8시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소규모로 열린다. 개막식 사회는 배우 이승준과 김규리가 맡으며, 조직위원장을 비롯한 조직위 관계자와 전주시 관계자, 심사위원, 경쟁작 감독 등 9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개막식 전 과정은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user/jiffmedia)을 통해 전 세계 영화 관계자와 관객들 앞에 공개된다.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전 세계 영화인과 관객들에게 전주국제영화제 개최를 알리기 위해 개막식을 온라인 생중한다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영화를 매개로 하는 축제로서의 영화제 의미를 최대한 살리고자 한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29일부터는 특정 분야 전문가를 초빙해 영화를 둘러싼 담론을 들여다보는 영특한 클래스, 감독과 출연자들이 본인의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전주대담, 다양한 감독과 배우들이 함께 모여 자신들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전주톡톡 등 프로그램 이벤트를 온라인 생중계로 선보인다. 영화제 시상식은 오는 6월 1일 CGV전주고사 1관에서 열린다. 2일에는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전주프로젝트마켓 시상식을 진행한다. 3~5일 중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힘쓴 방역 관계자를 초청한 감사 상영회도 추진할 예정이다. 6월 9일부터 9월 20일까지는 장기상영회가 이어진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장기상영회 상영작을 공개하고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외 전주 영화의거리 상영관 일부를 선정해 올해 상영작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영작 중 장기상영회에서 관객과 만날 작품은 한국영화 65편, 해외영화 111편으로 총 176편이다. 한국 영화 중에서는 한국경쟁 11편, 한국단편경쟁 24편, 코리안시네마 23편, KBS 콜렉숀 : 익숙한 미디어의 낯선 도전 6편, 전주시네마프로젝트2020 1편을 장기상영회에서 만날 수 있다. 퀘이 형제: 퍼핏 애니메이션의 거장 25편을 비롯한 해외 영화도 이 기간 상영된다. 국제경쟁 7편, 마스터즈 9편, 월드시네마 36편, 불면의 밤 4편, 시네마천국 6편, 영화보다 낯선 21편,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9 1편,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8 2편 등이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9월 17~20일 폴링 인 전주를 통해 수상작과 화제작을 집중 조명하고 관객들을 다시 한 번 초대할 계획이다.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관객과 영화인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영화와 제대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장기상영회를 통해 공식 초청작을 순차적으로 상영한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된다면 국내 작품의 감독과 배우를 전주에 초대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20.05.27 16:5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기명숙 시인 - 김헌수 시화집 '오래 만난 사람처럼'

오래 만난 사람, 눅은 감정들이 떠오르는 사나흘 아카시아 향 가득한 비가 내렸습니다. 너무나 빨리 사라지는 물상들, 멀고 아득한 것을 떠올릴 때 기억하고 싶은 지향이 풍경을 왜곡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지요. 오늘 저는 누군가의 삶 지층 속으로 걸어 들어가 추억의 무늬를 더듬어 보았습니다. 수세미를 팔던 여자의 좌판 흥건했던 말들에 습기를 닦아주고 생의 장단에 맞춰 후드득거리는 빗방울과 복받치는 가로등 아래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삶의 무상함에 어깨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장면과 풍경 속에서 펼쳐지는 동질적 공감에 실은 따뜻했습니다. 시간이 한 순간 흘러가버린다는 것은 통념일 뿐 추억은 소멸이나 과거의 분열이 아니라 생성의 지표였던 거지요. 대창이용원, 방물장수, 쌀집 등 철거위기에 놓인 존재처럼 불안한 신분들을 대하는 시인의 자세에 경의를 표해봅니다. 타자에 대해 편집증적인 적의나 설익은 풍자 따윈 없습니다. 시인이 좋아한다는 국수 한 사발 대접하는 것처럼 소박하고 애정 어린 시선만 가득합니다. 시인에게 기억은 단순히 시간의 재현이 아니라 현재의 재구성이며 굴곡과 상처들을 기민하게 수신하는 육체인 듯합니다. 저 또한 현재의 삶에서 이탈하고자 과거로 돌진 중이었습니다. 엉켜버린 오후, 자귀나무, 루드베키아가 있는 거리에서 오래 만난 사람을 소환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여 그것이 생채기를 환기시킬지라도 불가역의 시공간에서 삶의 흠집과 고단한 생활의 구멍도 박음질했던 재봉틀 소리를 내내 듣고 있었던 겁니다. 시인에게 모과나무와 골목 끝집과 모래내 다방과 곤달걀을 먹는 아버지는 소멸의 영상이 아니라 시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필연적 화소인 것 같습니다. 외할머니와 걸쭉한 입담을 나누던 방물장수 또한 유년기 설화의 한 장면인겁니다. 왕사탕을 굴려 먹으며 귀가 쫑긋 서던 그런 날이 있었기에 단념하거나 절망하고 견디면서도 시를 쓰며 꿈 꿀 수 있었던 거지요. 과거와 현재가 삼투압 되어 생의 절박함과 쓸쓸함이 그리움으로 여물어진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옛날은 가는 것이 아니라 자꾸 오고 있는 것이라고 어떤 시인이 말했던 것처럼. *기명숙 시인은 목포 출신으로 200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로 당선됐다. 글쓰기 센터, 공무원 연수원 등에서 강의 중이며 시집으로 <몸 밖의 안부를 묻다>가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05.27 16:45

투철한 전라도 정신을 한 자리에

전라도 정신을 되새기고 전북의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인식하기 위한 공론의 장이 열렸다. 전라정신문화연구원(이사장 전일환, 원장 김동수)이 26일 오후 5시 전주 라마다호텔 2층 피렌체룸에서 <전라정신> 창간호 출판기념회와 제1회 전라정신문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곽승기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박병술 전주시의장,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 서거석 전 전북대학교 총장 등 지역 인사들이 참석했다. 전일환 이사장과 김동수 원장은 어려운 시기, 전라정신 창간을 함께 기념해주시고 지역의 역사와 정신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전라도의 정신문화를 복원하고 구현하기 위한 활동에 더욱 힘쓰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은 축사를 통해 전라정신은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자존심이자 후대를 위해 알리고 선양해야 할 과제라며 정여립 정신, 웅치이치전투 전적지, 동학농민혁명을 비롯한 우리 역사의 가치를 되새기는 활동에 관심을 갖고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제1회 전라정신문화 세미나에서는 전주대 한국어문학과 임철호 교수의 김덕령 이야기와 전라 민중 이라는 발표와 전주대 전일환 명예교수의 토론이 열렸다. 이어 수제천연주단 이금섭 예술감독이 정읍의 선율을 주제로 발표했으며, 전북과학대 유종국 교수가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토론과 질의응답으로 마무리된 세미나는 그동안 세월이 흐름 속에 가려져 있었던 전북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되새기고 소통하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한편, 지난해 10월 창립식을 가진 전라정신문화연구원은 우리 지역의 역사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예술인, 언론인, 대학교수, 법조인, 인문학자 등 지역 인사가 모인 정신문화단체다. 유무형의 역사 문화재를 발굴하고 콘텐츠를 개발해 정신적인 자긍심을 키우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하고 있다. 전라정신연구원의 활동상이 집약된 연구논문집 <전라정신>의 창간호에는 회원 40여명의 글이 담겼다. 연구원이 추구하는 전라도정신에 대한 다각적인 토론과 연구물을 확인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5.26 18:51

코로나19로 지친 마음, 전주 한옥마을서 풀자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공연이 전주한옥마을에서 열린다. 전주문화재단전주한벽문화관은 5월부터 10월까지 한벽문화관 내 혼례마당에서 마당극 변사또 생일잔치와 용을 쫓는 사냥꾼이 진행된다. 먼저 매주 금요일마다 진행되는 변사또 생일잔치는 판소리 춘향가를 새롭게 재해석했다. 기존의 춘향과 몽룡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춘향가와 다르게 이 작품 변사또(변학도)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도화라는 새로운 인물 설정을 통해 변사또가 돈과 권력에 집착하게 된 계기와 춘향의 사랑과 정절을 가벼이 여기게 된 심리적 특성을 이야기 속에 녹여,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냈다. 변사또를 중심으로 펼쳐지지만, 춘향과 몽룡이라는 인물의 특징도 그대로 살린다. 매주 토요일에 진행되는 용을 쫓는 사냥꾼은 사회적기업 합굿마을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개성있는 스토리텔링과 여러 전통악기 및 놀이의 조합으로 지난해 한국관광공사 테마여행 10선 관광콘텐츠 사업 공모전에 선정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전주 내 구전되는 용에 대한 설화를 용을 잡아 팔자를 고치려는 사냥꾼들의 황당 모험기다. 스무 명이 넘는 자식을 키우는 자, 장가갈 밑천을 마련하는 자, 노부모와 늦둥이 동생을 부양하는자 등 특색있는 캐릭터들을 해학적으로 표현해 웃음을 자아낸다. 공연은 전통민속인 달구방아와 사자탈춤, 기접놀이 등 전통예술을 적용,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두 작품은 오는 10월까지 24회간 공연되며, 관람료는 1만5000원이다. 성영근 전주한벽문화관 관장은 어려움 속에서 조심스럽게 준비한 공연이 드디어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면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준비한 공연자의 노력을 가까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최정규
  • 2020.05.26 18:51

장수 대적골 제철유적서 ‘청동제 소형 동종’ 출토

장수군 장계면에 위치한 대적골 제철유적에서 후백제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제 소형 동종이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장수군 의뢰로 전주문화유산연구원이 진행한 발굴조사에서 장수군 장계면 명덕리 산154-1번지 일원의 계곡부 평탄면을 따라 넓게 분포하는 종합 제철유적이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발굴된 유물 중 특히 후백제 문화층에서 온전한 형태의 청동제 소형 동종(銅鐘)이 관심을 모은다. 청동제 동종은 높이 26.5㎝, 지름 1015.6㎝크기로, 비록 작지만 일반적인 범종(梵鐘)의 형태를 온전히 갖췄다. 소형 동종이 경주지역 등에서 몇 건 출토된 적이 있었지만 전북지역 발굴 과정에서 출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적골 유적의 다양한 성격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발굴된 소형 동종은 매달 수 있는 용뉴부분에 1개체의 용과 음통이 조각돼 있으며, 용뉴의 바닥이자 종의 천정부분인 천판의 가장자리에는 입상화문(立狀花文)이 둘러져 있다. 종의 가장 상부와 하부인 상대와 하대에는 꽃가지무늬(당초문양)가 둘러져 있고 상대 아래에는 4개의 연곽(상대 밑에 붙어있는 네모난 테)이 있는데 각각의 연곽 안에는 9개의 연뢰(연꽃봉오리 형태로 돌출된 장식)가 매우 볼록하게 돌출돼 있다. 또 몸체에는 돋을새김으로 새겨진 2개의 연꽃무늬 당좌가 있고 당좌 사이에는 연꽃자리에 앉아 합장하고 있는 2구의 불보살(佛菩薩)상이 장식돼 있는 등 전체적으로 비교적 세련되고 표현이 우수한 형상이다. 이번 대적골 제철유적에서는 숯가마와 철 생산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신라조선 시대 건물지도 중첩돼 확인됐다. 건물지 주변에서 삼국고려 시대 토기, 청자 조각, 기와 등도 출토됐다. 이와 함께 제련로 4기, 단야로(鍛冶爐) 2기, 추정 용해로 1기, 석축시설 1기, 퇴적구(폐기장)가 확인됐다. 상단부인 동쪽을 제외하고 U자형으로 석축을 쌓아 작업공간을 조성한 것으로 문화재청은 봤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외에도 호남에서는 처음으로 거푸집 생산 가마와 퇴적구가 확인됐으며,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도 발견돼 고고학적 가치가 높다면서 그간의 조사를 통해 대적골 유적은 철광석의 채석부터 주조(鑄造) 또는 단조(鍛造)에 이르는 일체의 제철과정을 볼 수 있는 종합 제철유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굴조사는 3차 발굴조사로, 장수군은 대적골 유적의 고고학적인 가치를 고려하여 앞으로 유적의 성격 규명을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학술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진최정규 기자

  • 문화재·학술
  • 전북일보
  • 2020.05.26 17:56

‘바이올린 프로젝트’ 무질서의 하모니

물감을 칠하고, 벗겨내고, 나무토막을 세우고 허물고 눕히고 일으키며 새로운 미술 장르의 벽을 무너뜨려 흥미로운 작업의 또 다른 떨림을 경험한다. 그 속엔 항상 바이올린 선율이 함께하고, 바이올린은 나에게 따뜻한 위로이며, 삶이 행복한 이유이다. 이세하 작가가 개인전 Harmony-울림을 통해 안팎의 경계를 허문 새로운 별을 선보인다. 오는 6월 2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작가 최근 작업 중인 바이올린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회화, 조각, 설치 작품을 내걸었다. 이 프로젝트에는 의인화된 바이올린이 수백대가 등장하는데, 작가 스스로를 충족시킬만한 충분한 변주를 시도한다. 하모니라는 단어 앞에 놓인 정물과 감각은 모두 구도의 틀에서 벗어나, 마치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 존재한다. 이세하 작가는 회화에 오브제를 더하고 물감에 돌, 나무 따위의 자연물질을 융합하는 시도를 해왔다. 그를 통해 새 생명을 입은 다양한 소재는 형식과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우주 질서와 인류의 조화로움을 거침없이 표현한다. 이 작가는 장르를 뛰어넘는 변화에 대해 오랜 세월 서양고전음악에 심취된 내면의 깊은 곳에서 마그마가 용출되는 나의 자화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작품 중 전쟁과 평화에 주목해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피폐해진 현대사회의 안타까운 모습이 비춰진다. 망가진 바이올린이 부상당한 사람들처럼 널브러져 있고 그 주변에는 탄피가 가득하다. 전쟁과도 같은 현대 사회에서 치열한 경쟁과 맞서는 이들을 망가진 바이올린으로 표현한 것. 그 절망적인 현실 속에도 희망은 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5.26 17:56

28일 개막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트레일러 공개

개막을 하루 앞둔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의 공식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트레일러의 첫 장면인 파란 하늘에는 소통하는 영화인과 관객의 모습과 예술인들의 창작 열정을 담았다. 마지막 장면의 수많은 창문은 영화이자 화면이며 관객을 나타낸다. 이 영상은 지난해 열린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부문에서 움직임의 사전으로 관객과 만났던 정다희 감독이 연출했으며 김해원 음악감독과 이주석 사운드 디자이너가 협업했다. 정다희 감독은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갇혀 있는 시기에 영화를 통해 안에서 밖으로 또한 밖에서 안으로 창문을 열어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면서 영화, 표현의 해방구 전주국제영화제의 다양성을 상징하며 예술로 연결되어 서로를 격려하는 사람들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공식 트레일러는 영화제 개막일인 28일부터 6월 6일까지 열리는 온라인 상영과 6월 9일부터 9월 20일까지 이어지는 장기상영회에서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모든 작품에 앞서 상영된다.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작품을 선보이는 영화인들과 이들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는 관객들에게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트레일러가 작은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의 확산을 우려해 오는 28일부터 9월 20일까지 심사 상영과 온라인 상영, 장기 상영회로 진행된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20.05.26 17:51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