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전북형 제4차 산업혁명' 초융합 바이오 농업시대를 연다]③ 미국 뉴저지'에어로 팜' - 태양 역할 LED 조명에 흙 대신 천 깔린'친환경 식물 공장'낡은 컨테이너공장 재활용 / 천장까지 재배선반 층층이…자원 아끼고 생산량 극대화 / 수익성 증가세…투자 확대…첨단 과학기술 융복합 통해 새만금도 농업 미래 발굴을
김윤정 기자  |  kking152@naver.com / 등록일 : 2017.10.12  / 최종수정 : 2017.10.12  22:17:18
   
 

미국은 2000년대부터 식물공장들이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상업화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동네 슈퍼마켓에서도 에어로 팜과 같은 식물공장에서 재배한 샐러드 채소, 케일 등의 제품을 찾을 수 있다. 식물공장은 스마트 팜과는 다르다. 농장이라기 보단 말 그대로 공장에 가깝다. 에어로 팜은 미국 뉴저지 주 뉴어크의 한 공단의 폐쇄된 공장을 재활용해 만든 곳이다. 이곳은 빅데이터, 정보통신, LED 첨단 기술을 통해 ‘미래 농업’의 모습을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설립된 에어로 팜의 공동대표이자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마크 오시마 씨는 신기술 농업이 친환경 산업의 선두주자가 될 것임을 확신했다. 그는 물과 같은 천연자원 사용의 최소화와 농약 등 화학제품을 사용하는 시대도 곧 마감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과 친환경 농업

뉴욕 맨해튼에서 1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뉴저지 뉴어크’지역에 있는 에어로 팜은 공장이 밀집한 변두리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 3일 찾은 에어로 팜 본사는 허름한 컨테이너 공장 안에서 새싹채소, 케일, 허브 식물을 재배했다. 공장 바닥에서 천장까지는 7층 높이의 선반이 빽빽하게 쌓여져 있다. 사이사이에는 형형색색의 LED가 태양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

수직 식물공장은 식물을 재배하는 재배선반을 층층이 쌓아 올려 좁은 공간에서 최대한 많은 작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뿌리부분에는 당연히 있어야 할 흙을 찾아볼 수 없다. 흙 대신 하얀색 천이 영양공급을 대신한다. 에어로 팜의 특허 기술로 등록된 천이다.

마크 오시마 대표는 “보안 상 우리의 모든 노하우와 기술은 알려줄 수는 없지만, 물과 흙을 최대 95% 절약하는 기술이 친환경 산업의 미래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식물의 생육환경 100% 제어가능

   
▲ 식물공장‘에어로 팜’의 수직재배 시스템은 LED 조명·수기경 분무 재배·특허 받은 특수 천을 활용해 생산성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자료 제공 = 에어로 팜

에어로 팜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자신들이 생산한 샐러드 채소를 직접 먹어보라고 권했다. 그들은 바로 삼키기보단 각양각색의 채소들의 맛을 음미해보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생육환경 조절로 같은 종류의 채소라도 다른 맛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체험시켜주기 위해서였다.

에어로팜은 슈퍼 컴퓨터를 통해 LED 빛이나 영양소, 물의 양 등 식물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빅데이터를 활용해 설정한다. 공장안의 컴퓨터와 센서들이 중앙관제탑 역할을 맡고, 임직원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각 식물의 상태를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모든 환경을 제어할 수 있다 보니 식물의 색깔, 질감, 맛까지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다.

특히 폭염으로 인한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의 영양을 받지 않기 때문에 리스크가 적다는 것이 오시마 대표의 설명이다.

△비용절감

자원사용을 최소화하고, 자신들의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식물공장 시스템은 그만큼 생산 비용이 줄어들었다.

마크 오시마 대표는 “일반적으로 땅에서 재배하는 것에 비해 이곳에서 드는 비용은 10분의 1 수준이다”며 “생산비용 절감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에어로 팜 에서 생산한 제품들의 가격은 미국 내 유기농 제품들과 비슷하거나 조금 싼 편이다. 뉴욕 같은 대도시 근처에서 식물을 직접 재배하고 유통하기 때문에 중간유통 마진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생산량은 밭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 에어로 팜에서 씨앗을 심은 후 식물을 재배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12일에서 16일 정도다. 같은 작물을 밭에서 재배하려면 45일 정도 소용된다. 아울러 실내 재배로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1년 간 총 22~24번의 생산이 가능하다. 적은 비용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어 ‘수익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에어로 팜을 눈여겨보고, 투자를 확대시키는 중이다.

△지역 일자리 창출

농생명 수도를 표방하는 전북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할 점은 에어로 팜이 낡은 컨테이너 공장을 재활용해 낙후된 지역 경제를 되살리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에서 사업을 시작한 에어로 팜은 2014년 뉴저지 뉴어크 외각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이곳에는 10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중 3분의 1 정도는 실업을 경험했던 인근 주민들로 이뤄졌다.

데이비드 로젠버그 에어로 팜 CEO는 “첨단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뺏어갈 것이란 막연한 두려움은 과거에도 있어왔다”면서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두려워하고 피하기보단 이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는 아이디어가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전문가 활용과 과학기술의 융복합

에어로 팜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서로 각기 달라보이는 과학기술을 융합시켜 활용했다는 데 있다. 데이비그 로젠버그, 마크 오시마 씨는 회사를 공동 창업한 뒤 식물학. 영양학, 생물학, 미생물학은 물론 전자공학, 기계공학 인공지능(AI)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중용했다.

이들은 “경영진은 그대로지만, 생산인력과 전문 인력들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요리에 전문지식을 가진 쉐프를 자문위원으로 영입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식료품을 생산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기 때문에 맛을 내는 데 가장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인력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투자유치도 늘리고 있다. 에어로 팜은 자국은 물론 해외 국가들의 투자유치를 통한 사업영역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에어로 팜은 융복합된 기술 간에 간극을 줄이고, 식물공장 환경에 최적화시키기 위해 에드워드 하워드 최고과학책임자(CSO)를 두고 있다.

데이비드 로젠버그 대표는 “학계와 정부 연구기관에 과학지식을 갖춘 전문가는 많다”며 “우리가 하는 일은 과학지식과 기술을 실제 운용시스템으로 설계·실행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마크 오시마 총괄책임자는 “농업은 전통의 관점이 아니라 ‘과학’의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농업이야 말로 과학이 가장 크게 적용되는 영역이며, 이는 환경이 급변하는 지구촌의 문제와도 밀접하다”고 강조했다.

△농업의 미래와 전북이 가야할 길

‘에어로 팜’은 전통적인 농사개념을 파괴하고 있다. 에어로 팜 관계자들은 적도나 북극, 남극지역에서도 늘 같은 양의 채소들을 안정적으로 길러내고, 나아가 채소의 맛과 색, 강도까지 컴퓨터로 조절 가능하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기술력은 곧 투자로 이어졌다. 에어로 팜은 1억 3000만 달러(한화 기준 1400억 원) 가량의 누적 투자 규모를 달성했다.

에어로 팜은 수직농장 시스템의 대형화를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사업을 확대시키고 있다. LED 발열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을 비롯해 식물의 생장 상태를 센서를 통해 인식하고 정량 데이터 분석을 실시하기 위한 알고리즘 등 다양한 기술이 융합적으로 적용했다.

에어로 팜 투자자는 골드만삭스, 푸르덴셜, 두바이의 사모펀드 메라스(Meraas) 등이다. 이외에도 각종 식품 산업과 농업 전문 벤처캐피탈, 사모 펀드 등이 이곳에 투자했다.

그러나 전북지역은 기업투자보다 전통적인 방식의 농업 환경을 고수하고 있다. 전북이 농생명 산업 중심지를 꿈꾸는 것은 대규모 자본 유치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마크 오시마 대표는 전북의 새만금에 큰 관심을 보이며 “첨단 과학기술을 마음껏 시험해 볼 수 있는 새만금에 이렇다 할 투자자가 없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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