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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피바다’해프닝

 

 

 

북한의 대표적 공연예술인 혁명가극은 1970년대 이후 김일성주석의 교시에 의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피바다’는 북한이 자랑하는 5대 혁명가극 중에서도 첫손으로 꼽힌다. 이 가극의 원작은 1930년대 우리 선조들이 만주를 중심으로 항일운동을 펼쳤던 시기에 ‘까마귀’라는 익명의 작가가 쓴 ‘혈해지창(血海之唱)’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이 연극을 김일성주석이 창작한 것으로, 그리고 내용도 일제에 항거하다 일본군에게 잔혹하게 학살당한 남편의 뒤를 이어 항일투쟁에 나서면서 역사적 현실에 눈뜨고 혁명의 진리를 깨닫는다는 과정으로 개작했다.

 

희곡적 측면에서는 구성이 빈약하지만 북한이 내세우는 사상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가극은 1971년 7장4경의 대작으로 만들어 처음 무대에 올려졌다.

 

‘피바다’가극은 30년간 해외공연을 포함하여 1천5백여회의 공연기록을 세웠다. 많은 배우가 출연하여 대군중(大群衆) 군무가 펼쳐지기 때문에 대형무대가 필요하다.

 

1972년 5월 비밀리에 방북한 당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은 평양대극장에서 가극 ‘피바다’를 관람하고 극장의 엄청난 규모를 당시 박정희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그후 서울 장충동에 번듯한 국립극장이 새로 세워졌다는 뒷얘기도 있다.

 

가극에 앞서 같은 내용의 영화는 1969년 제작되었다. 또 교향곡은 1973년에 만들어졌는데 1악장 ‘피바다’등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전주시립교향악단이 ‘피바다 교향곡’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모양이다. 연주를 기획 사전조사 단계에서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문이 커진 것이다.

 

사전에 이같은 구상을 보고받지 못한 관계공무원들에세는 시장의 불호령이 떨어지고 공안당국도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아리랑’‘도라지’등 전통민요를 편곡한 북한작품을 연주한 적이 있는 전주시향으로서는 억울한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문화계 지적처럼 북한작품 연주가 예술외적인 문제로 여론에 떠밀리는 것은 안다까운 일이다.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무르 익었던 남북 화해분위기가 불과 며칠후 북한의 핵 개발 시인으로 갑자기 식어버려 타이밍도 맞지 않았다.

 

전주시향이 냉온탕을 왔다갔다하는 남북관계의 애꿎은 희생양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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