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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행정기관 을지훈련 이대로 좋은가?

 

 

국가나 단체가 영속성을 가지고 생명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기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나라에서도 이같은 위기대처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매년 여름 군·경과 행정기관, 유관단체 등이 참가하는 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전북도를 비롯한 일선 시·군도 빠짐없이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일선 행정기관의 을지훈련 참가가 막대한 시간과 노력의 투자에 비해 기대효과가 크지 않다는데 있다.

 

훈련내용이 시대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도상(圖上)훈련이 중심이 되고 훈련의 기간과 여건도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게 많은 일선 공무원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행정기관의 을지훈련은 전력 상·하수도 공공기관 교량 등 주요 기간시설의 파괴를 가상한 시설복구와 이재민 수송 및 구호, 주민에 대한 홍보 등에 중점을 두고 있어 최첨단 과학무기가 총동원 되는 현대전의 특성과는 거리가 있다.

 

게다가 훈련의 내용도 실제훈련이 아닌 문서로 작성·보고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현실감이 없고 '비상사태에 대한 긴급대처'라기 보다는 '틀에 박힌 일상업무'가 되풀이 되고 있다.

 

또 전북도가 훈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충무시설의 경우 누수와 습도가 심해 한여름에도 난로까지 동원되는 등 직원들에게는 훈련이라기 보다는 육체적인 학대에 가까운 실정이다. 이같은 여건에서 연속 24시간 근무하고 나면 이후 며칠 동안은 심한 몸살에 시달리는 듯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다는 게 많은 공무원들의 하소연이다.

 

더욱이 을지훈련의 시기가 휴가철 막바지와 겹치다 보니 상당수 공무원들은 매년 휴가를 포기하는 사태도 되풀이 되고 있다.

 

남북관계는 이제 화해와 협력, 공동번영을 추구하고 있다. 열악한 여건속에서 육체적인 고통을 인내하는 훈련방식도 시대착오적이다. 치안을 담당하는 군이나 경찰이 아닌 일선 행정기관이 막대한 업무공백과 부작용을 초래하면서까지 매년 1주일 동안씩이나 내용없는 훈련을 되풀이 해야 하는지는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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