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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우리 동네’ 싸움에 막힌 학교 통합…이제 달라져야 한다

/최동재 기자

올해 남원시 초등학교 신입생은 326명. 금지초와 산동초는 신입생이 단 한 명도 없다. 지역 소멸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예고된 위기였지만, 대응은 제자리였다. 금지·송동·수지중학교를 묶는 남원 서부권 중학교 통합 논의는 결국 무산됐다. 부지 선정을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이 끝내 발목을 잡았다.

각 지역은 접근성과 균형 발전을 내세웠지만, 논의는 ‘우리 지역이어야 한다’는 주장에 갇혔다. 그 사이 정작 중심에 있어야 할 학생들은 주변으로 밀려났다. 교육 여건 개선이라는 출발점은 흐려졌고, 갈등만 남았다.

물론 학교 통폐합은 민감한 문제다. 학생 통학 문제, 지역 공동체 붕괴 우려 등 어느 하나 가볍게 볼 수 없다. 충분한 의견 수렴과 사회적 합의는 필수다.

지역 주민들에게도 학교는 단순한 교육 시설이 아니다. 마을의 상징이자 지켜야 할 공공 인프라다. 학교가 사라지면 젊은 세대 유입은 더 어려워지고, 지역 소멸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불안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현상 유지는 해법이 될 수 없다.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학교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교육의 질과 재정 효율성 모두를 포기하는 선택이다.

시골 학교의 현실은 냉정하다. 교사는 여러 학교를 넘나들며 수업을 해야 하고, 학생들은 진로나 특기·적성은 차치하고 교과 다양성조차 누리기 어렵다.

전교생이 5명인 학교에서 동아리 활동, 또래 관계, 경쟁과 협력의 경험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온전한 교육 공동체로 기능하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남원의 동부 지역인 지리산권역에서도 통합 중학교 논의가 일고 있다. 이제는 결단의 시간이다. 부지 논쟁에 머무는 한 해법은 없다.

학교를 지키려는 싸움이 교육의 본질을 지워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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