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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장바구니 물가

요즘 장보기가 무섭다는 주부들의 푸념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질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데 생필품 가격은 하루가 다르르게 치솟고 있으니 주부들 한숨이 길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생필품 중에서도 공산품은 인상폭이 크지 않아 그래도 견딜만 하다. 농축산물 값은 속된 말로 장난이 아니다. 게다가 공산품이야 절약하거나 안쓰면 그만이지만 농축산물은 생존을 위해 아무리 비싸도 사지 않을 수 없으니 큰 일이다.

 

사과 상품 한개가 3천6백10원으로 작년 이맘때보다 94.8%가 뛰었고, 참외가 2천5백10원으로 37.3%, 오랜지(외국산)가 8백93원으로 31.4%가 올랐다. 쇠고기도 상품 5백g이 2만9천원으로 57.9%가 올랐고, 삼겹살 중품 5백g이 7천1백원으로 29.8%, 닭고기 중품 1kg이 4천90원으로 28.4%가 상승했다. 또 계란 중품 한개가 1백60원으로 37%, 딸기 상품 1kg이 8천1백10원으로 16.2%가 각각 올랐다. 1년 사이에 농축산물 값이 이렇게 뛰었으니 앵겔지수가 높아질 것은 뻔한 이치이다.

 

농축산물 값이 이처럼 고공행진을 하는 것은 이미 예고된 바나 다름없는 일이다. 설마 그렇게까지야 오르겠느냐고 낙관했던 사람이 있었다면 그는 분명 큰일을 낼 위인이다.

 

작년 12월1일 현재 전국의 농가인구는 3백41만5천명으로 전년대비 11만5천명, 10년전의 4백65만1천명보다는 무려 1백24만1천명이 감소했다. 더욱 놀라울 일은 60대 이상 고령 농민이 59.2%에 이르러 곧 은퇴를 해야 할 농민들이라는 점이다. 그들마저 은퇴를 하고나면 누가 그자리를 메꿀 수 있을지 상상하기조차 겁이 난다.

 

우리나라는 여러 면에서 참 재미있는 나라다. 강자에게는 한없이 약하면서 약자에게는 아주 강해지는 이중적 태도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농민숫자가 많을 때는 온통 농사관련 기사로 도배질을 하더니, 이제 중앙 언론은 농업을 취재대상으로 여기지도 않는다.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는 당이나 국회의원에게는 ‘표에 눈먼 농촌당’이니 ‘매국노’니 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기까지 한다. 애국자들은 모두 그곳에 모여 있는 모양이다.

 

농민들은 죄다 인간문화재로 지정해도 시원찮은 판국에 ‘장바구니 물가’를 걱정하는 것은 한가한 소리인지도 모른다. 앞으로 만약 쌀이 목을 죄어온다면 그때는 숨쉬기마저 어려울 것이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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