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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참공약 선택하기'

5·31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이미지 정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판세를 좌우할 서울시장 후보를 둘러싸고 특히 그러하다. 열린우리당이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내세우니, 한나라당에선 오세훈 전 의원 카드를 내밀었다. 둘 다 비교적 이미지가 좋은 사람들이다. ‘정치’하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국민들이 ‘비정치적’ 이미지를 가진 이들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건 당연할지 모르겠다. 이들은 스스로의 행태든, 언론이 만든 이미지든 깨끗함과 소신, 멋스러움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거기에 보라빛이나 녹색 등의 색깔과 패션, 깔끔한 외모까지 덧칠해져 국민들에게 신선미를 던져준다. 문제는 ‘이미지’ 자체가 아니라 자질이나 정책능력 등에 대한 검증이 뒷전이라는 것이다. 정치에서 한발 물러나 있다 이제 막 선거판에 뛰어든 이들이 과연 얼마나 지역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잘 풀어나갈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후보자의 공약을 계량화해 유권자가 투표할 때 판단기준으로 삼는 ‘참공약 선택하기’는 의미가 크다. 이번 선거에서 어느 정도 정착될지도 관심이다. 참공약 선택하기(manifesto)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선거공약을 제시할 때 목표, 우선순위, 절차, 기한, 재원의 5가지 조건을 반드시 갖추도록 하는 운동이다. 이를 통해 유권자는 어느 정당, 어는 후보의 공약이 ‘헛공약’인지 아닌지를 제대로 검증하고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선거가 끝난 후에도 검증작업이 계속된다.

 

이 운동의 기원은 영국 보수당이 1835년 이 이름으로 선거공약을 발표하면서 부터다. 1997년 총선에서 토니 블레어 노동당 당수가 ‘새로운 노동당, 2001년 영국을 위한 야망’이란 매니페스토를 발표해, 집권에 성공하면서 일반화되었다. 지금도 영국에선 정당별 매니페스토가 공표돼야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간다. 일본에서는 2003년 지방선거에서 이 운동이 처음 도입되었다. 일부 후보가 이를 실행해 호응을 얻었고, 정치개혁 차원에서 확산되는 추세다.

 

앞으로의 과제는 평가의 전문성과 공정성, 그리고 시민들이 얼마나 참여하느냐 여부다. 평가의 주체와 방법, 기준 등도 언제든 논란이 될 수 있다. 낙천 낙선운동이 엄청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도 시들해진 사례를 참고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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