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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푸동과 새만금

중국 상해시에 있는 푸동(浦東)지구는 대규모 외국자본 유치에 성공한, 계획개발의 본보기로 꼽힌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000년 5월 푸동지구를 시찰한 뒤 ‘천지개벽’이라고 평가한 바로 그곳이다. ‘은둔의 나라’의 눈에 비친 첨단 자본주의의 모습이니 오죽했을까.

 

푸동지구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당시 상해시 당 서기로, 주롱지 전 총리가 상해시장으로 재임하던 1988년 개발계획이 수립됐다. 2년뒤 ‘푸동신구(新區)’로 명명하면서 △금융· 무역 △수출가공 △보세구역 △첨단기술단지 등 4대 특화단지로 조성한다는 틀이 짜여졌고 경제특구에 준하는 지위가 부여됐다.

 

중국정부는 93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 지난 10년간 1,800억 위엔(220억달러)을 투자, 푸동국제공항과 심수항만을 건설하는 등 인프라를 구축했다. 지난 2000년 기준 69개 국가의 6,887개 기업이 344억달러를 투자했고, 이중에는 세계 500대 기업중 108개 기업이 들어와 있다. 5,000여개에 이르는 중국기업도 푸동지구에 투자했다. 우리나라가 투자한 금액은 6억달러로 세계 8위를 기록하고 있다.

 

푸동의 면적은 533㎢로 서울(605㎢)보다 조금 작다. 인구는 163만명, 총생산량은 상해시 전체의 20%인 111억달러, 무역액 규모는 95억달러다. 푸동지구 개발의 기본 구상은 1개의 용의 머리와 3개의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용의 머리는 푸동지구를, 3개의 중심은 경제, 무역, 금융의 중심을 의미한다. 푸동을 중점 개발함으로써 그 여파가 양자강 주변 지역(용의 몸통)을 통해 사천성 등 내륙지역(용의 꼬리)까지 영향을 미치도록 한다는 것이니 가히 중국인다운 통 큰 구상이다.

 

불과 10여년만에 6,887개 외자기업을 끌어들인 푸동지구는 새만금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91년 착공된 새만금사업은 지난 15년간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등 대통령을 4명이나 거치면서도 완공은 커녕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할지 아직도 결정된 게 없다. 6년의 소송끝에 방조제를 막았지만, 이젠 내부개발과 특별법 내용을 놓고 이해 당사자들간에 대립각이 세워지고 있다.

 

그건 그렇고, 한 나라의 지도자들이란 사람들이 2조원이 투입된 국책사업을 이런 지경으로 표류시켜 놓아도 되는 것인지 장쩌민과 주롱지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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