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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행복하시길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이 질문에 선뜻 자신있게 대답할 사람은 얼마나 될까. 살벌한 전쟁터가 되어버린 생존경쟁, 그 속에서 매일 매일을 살아가야 하는 서민들에게 행복은 먼 나라의 얘기로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삶이 힘들수록 행복의 가능성은 높아지는 법. 수필가 김소운은 ‘가난한 날의 행복’에서 행복은 반드시 부(富)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세가지 예화를 들려준다. 그 중 가난한 신혼부부 얘기. 쌀이 없어 아침을 굶고 출근한 아내를 위해 실직한 남편은 어렵게 쌀을 구해 점심상을 준비한다. 따뜻한 밥 한그릇에 찬으로 간장 한 종지를 마련한 남편은 초라한 밥상을 대할 아내를 생각하며 ‘왕후의 밥, 걸인의 찬’이라는 쪽지를 남긴다. 남편의 마음이 담긴 쪽지를 보고 아내는 왕후가 된 것보다 더 가슴 뿌듯한 행복감에 눈물이 핑 돈다. 어렵고 가난한 시절, 소박한 부부애가 따뜻하게 전해온다.

 

영국 신경제학재단(NEF)이 발표하는 나라별 국민의 행복지수(HPI)도 결코 경제력이 행복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 준다. 태평양 서남부의 작은 섬나라 바누아투나 방글라데시 같은 나라의 국민행복도(우리나라는 102위)가 가장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바누아투의 경제규모는 세계 233개국 중 203위다.

 

그렇다고 가난이 행복의 필수조건은 아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 5월 한국인 160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고학력·고소득층의 행복지수가 그렇지 못한 계층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는 △많이 배우고 돈이 많을수록 △돈보다 가족을 중시하고 △타인과 사회를 신뢰할수록 △신앙이 깊을수록 행복한 사람이라는 게 결론이다.

 

또 통계청은 지난 9월 국민행복을 위한 ‘5대 행복테크’를 발표했다. 부자가 되려면 재테크를 잘 해야 하듯 행복한 삶을 누리려면 행복테크에 익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부 가사분담 △가족과의 시간확보 △자기계발 △대화의 장 마련 △기부·봉사의 생활화 등을 꼽았다.

 

결국 행복은 자기 안에 있는 게 아닐까. 영어의 행복이란 단어 ‘happiness’는 본시 옳은 일이 자신 속에서 일어난다는 뜻을 가진 ‘happen’에서 나왔다고 한다. 또 운동을 해야 근육이 붙듯 행복도 노력해야 얻어지는게 아닐까.지나간 한 해, 그리고 새롭게 맞이할 쥐의 해(戊子年), 모두가 행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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