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부터 식품가격 인상이 심상치 않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못지않게 특히 서민생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밀가루가 주원료인 자장면등 중국 음식값은 이미 올랐고, 라면 · 빵 · 과자등 가격은 줄줄이 20∼ 30%씩 인상이 예고돼 있다.
이같은 식품가격의 인상은 지난해 국제 곡물값 인상에 따른 여파다. 국제 곡물시장에서 밀 가격은 2005년 t당 132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해말 298달러로 두배 정도 올랐다. 옥수수도 같은 기간 t당 90달러 수준에서 150달러로, 콩은 t당 200달러에서 370달러 까지 올랐다. 굳이 경제원칙을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수요는 갑자기 늘어나는데 비해 공급량은 한정돼 있다보니 가격은 오를 수 밖에 없다.
우선 중국과 인도의 급속한 곡물수요다. 사람들이 직접 먹는 것뿐 아니라, 소득 증가에 따라 육류소비가 늘면서 가축사료용 곡물도 크게 늘고 있다. 보통 쇠고기 1㎏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곡물 8㎏가 필요하다. 인구 13억명인 중국의 경우 1985년에는 1인당 연간 평균 20㎏의 쇠고기를 소비했는데 최근에 50㎏으로 늘었다. 이런 수요에 맞추다 보니 사료용 곡물 수요 증가는 필연이다.
다음으로 ‘바이오 연료’ 열풍이다. 옥수수등과 같은 곡물을 발효한 뒤 정제하면 알코올을 얻는다. 이를 휘발유나 디젤 등과 혼합해 만든 바이오 연료는 자동차 연료로 쓰인다. 2006년 바이요연료용으로 쓰인 옥수수가 550만t으로 2003년의 두 배 수준이라니 이러고도 곡물값이 안오르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할 일이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국제 곡물값 상승에 대해 ‘값싼 농산물 시대는 지났다’며 세계적인 ‘애그플레이션’을 경고했다. 농업에 의해 생산되는 곡물가격의 인상이 주도하는 물가상승이라는 의미로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신조어이다.
쌀을 제외한 곡물 자급도가 4.6%에 불과한 우리 실정에서는 국제 곡물값 인상은 유가상승 못지 않게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곡물을 사료로 쓰는 것 까지야 탓할 수는 없겠지만 먹는 곡물에서 알코올을 빼내 자동차 연료로 쓰겠다는 미국등의 발상이 야속하기만 하다. 우리도 식량안보 차원에서 사료용 대체작물 개발, 안정적인 곡물 수입선 확보 등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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