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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애 끊는 과 애 끓는

'애를 끊다'라는 말도 있고 '애가 끓다'라는 말도 쓴다.

 

물론 '끊다'는 <끈타> 로, '끓다'는 <끌타> 로 발음해야 한다.

 

그런데 이 표현들은 어떻게 다를까?

 

여기서 '애'는 창자를 뜻하는 토박이 낱말이다.

 

그러니 관용구 '애(를) 끊다'는 아픔이 '창자를 끊는 (물론 마취하지 않고)' 것과 같이 매우 심함을 나태내는 표현이다. 곧 표면적인 뜻은 '매우 아프다'이다.

 

그런데 사전에서는 '마음이 매우 아프다'라고 뜻풀이해 놓았다. 일차적으로는 신체적인 아픔을 뜻하지만 이차적으로는 정신적인 아픔을 나타내는 데에 이 표현의 묘미가 있다. 그리고 이럴 때의 아픔은 슬프거나 괴로움에서 비롯되는 아픔이다. 충무공 이순신장군이 한산섬에서 나라를 걱정하며 읊은 시조의 마지막 구절도 '어디서 일성 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로 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애가 끓다'는 몸속에 열이 많은 상태를 말한다. 불안하거나 초조하고 성이 날 때에 그런 상태가 조성된다. 사전에서는 '마음이 몹시 쓰이거나 걱정이 되다'로만 풀이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에, 예를 들면 '애 끊는 사랑'과 '애 끓는 사랑'은 다 가능한 표현이다.

 

'매우 슬픈 사연이 있는 사랑'이라는 뜻을 나타내고자 하면 '애 끊는 사랑'이라 해야 할 것이고, '깨어질지 몰라 조바심하면서 진행하는 사랑'이라면 '애 끓는 사랑'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 것이다.

 

'끊는'과 '끓는'을 비롯하여 '끊다'와 '끓다'의 활용형도 표기와 발음이 매우 비슷함으로 특히 유의해야 한다.

 

'끊다'는 '잘라 동강을 내다'를 말하고, '끓다'는 '열로 뜨거워져 부글부글 솟아오르다'를 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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