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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막걸리

막걸리라는 이름은 쌀과 누룩으로 빚어 막 걸러내 만든 술이라고 해서 붙여졌다. 막걸리의 기원은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우리 민족이 농사를 짓기 시작한 상고시대 부터 내려오던 술로 추정된다. 삼국시대에는 큰 잔치 때마다 막걸기를 내놓아 제주(祭酒)로 썼다고 한다.

 

막걸리는 그 역사 만큼이나 이름도 많다. 색깔이 희다고 해서 백주(白酒), 탁하다고 하여 탁주(濁酒), 집집마다 빚어 먹었다고 해서 가주(家酒), 농사지을 때 먹는다고 하여 농주(農酒), 제사지낼 때 제상에 올린다 해서 제주,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아 하여 국주(國酒)라고 불렸다. 그만큼 우리 민족과 오랫동안 애환을 함께하면서 우리 생활과 가깝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밖에 막걸리는 실생활에 유익한 다섯가지 덕(德)을 지녔다 하여 오덕주(五德酒 )로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아 왔다.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아 인사불성일 만큼 취기가 심하지 않고, 음식 처럼 허기를 면하게 하며, 힘 빠졌을 때 기운을 돋아주고, 안되던 일도 마시고 넌지시 웃으면 되게 하고, 여럿이 마시면 마음의 응어리가 풀리는 것이 오덕이다.

 

한때 국민술이었던 막걸리가 퇴락한 것은 일제가 쌀로 술 빚는 것을 금지시킨뒤 1960년대 까지 이 정책이 이어진데 원인이 있다. 밀이나 옥수수로 막걸리를 빚으면서 맛에서 차이가 난 것이다. 최근 쌀 막걸리가 다시 빚어지면서 민족의 술로 부활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쌀 막걸리에는 1.9%의 단백질이 들어있다. 우유의 단백질량이 3%인 점을 감안하면 그 양이 결코 적지 않다. 또 8종의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 B1, B2를 상당량 함유하고 있으며, 성인병의 원인물질인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줄 뿐 아니라 신진대사에도 도움을 준다는 연구기록도 있다.

 

어제 국립 한경대 연구팀이 국산 쌀 막걸리에 암을 억제하는 면역활성화 성분과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성분이 들어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선조 초의 명상(名相) 정인지는 젖과 막걸리는 생김새가 같은데다 아기들이 젖으로 생명을 키워 가듯 막걸리는 노인들의 젖줄이라고 했다. 정인지를 비롯 문호(文豪) 서거정, 명신 손순효 등도 만년에 막걸리로 밥을 대신했는데 병없이 장수했다고 한다. 이제 막걸리의 오덕에 암과 노화를 억제하는 한 가지 효능을 더 추가해야 할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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