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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전한 학교급식, 신뢰가 생명 - 장경덕

장경덕(전북학교급식연대 집행위원장)

 

미국산쇠고기 수입에 대한 협상과 정부 고시 과정에서, 국민들과 정부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근 20년 만에 전주 관통 4거리가 시민들로 가득 메워지는, 그리고 촛불집회가 2달이 다 되도록 계속 이어지는,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매일 벌어지고 있다.

 

무엇이 우리 국민들을 장맛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일 거리로 나오게 하는가?

 

이번 촛불집회는 중·고등학생들의 학교급식에 대한 우려에서 시작됐다.

 

광우병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안전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못한 상황에서 미국산쇠고기가 대량으로 수입된다면 이는 곧 학교급식을 비롯한 단체급식에 제공될 것은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앞으로도 쉽게 수그러질 것 같지 않은 국민들의 저항을 바라보면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신뢰의 회복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절감한다.

 

▲ 학교급식, 철저한 검수활동이 선행돼야

 

최근 전북학교급식연대회의는 도내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쇠고기사용 실태를 조사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현재나 앞으로도 미국산쇠고기를 사용하거나 사용하겠다고 답변한 학교가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설문결과를 그대로 믿는다 하더라도 식재료의 위험성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도교육청은 급식학교에 대한 정기적인 유전자(DNA) 검사를 폭넓게 실시하는 한편 학교급식품질관리기준을 정비해야 한다. 또 국가의 사업으로 식약청이나 농관원 등의 기관에 대한 권한과 역할을 재조정하여 이러한 기관들이 수시로 의미 있는 숫자만큼의 학교에 대한 식재료 검수를 실시하게 해야 한다. 이러한 일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은 당연히 국가가 지원해야 할 것이다.

 

학교급식에서 아이들의 건강을 치명적으로 위협하는 것은 GMO(유전자조작 식품) 이다. 유전자조작은 돼지의 유전자를 옥수수에 삽입하는 것과 같이, 한 종(種 )으로부터 유전자를 얻은 후에 이를 다른 종체 삽입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생명체를 GMO, 즉 유전자조작생물체라 하고 유전자조작이 농산물에 행해지면 유전자조작농산물, 이 농산물을 가공하면 유전자조작식품이 되는 것이다.

 

콩과 옥수수는 직접 사용되는 경우보다 가공 식품으로 사용되는 비율이 훨씬 높은데, 전분이나 물엿, 기름, 장류 뿐만 아니라 각종 기초원료(비료, 비타민, 항생제, 의약품, 화장품, 비누, 토코페롤 등)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미국산 옥수수가 군산항 등을 통해 대량으로 수입되었다. 어디로 갈 것인가?

 

▲ 학교급식 식재료, 체계적으로 공급돼야

 

현행 학교급식법은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설립,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 생산에서부터 최종소비처인 학교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투명하고 안정적인 시스템이 보장되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 학교급식지원센터이다. 친환경농산물의 경우, 생산자의 입장에서는 안정적 판로가 확보되어 있지 못한 상태에서 모험적으로 생산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과연 진짜 친환경인가에 대한 의구심에서부터 일반농산물에 비해 상당히 고가 (高價) 라는 면에서 접근하기가 만만치 않은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는 안정적 판로가 확보된다면 한꺼번에 해결될 수 있는 것들이며, 그 대안으로 가장 적합한 것은 학교급식에 공급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 일을 담당하는 기구가 학교급식지원센터로, 센터에 대한 구체적 상(像)은 다양한 형태로 모색될 수 있을 것이다.

 

/장경덕(전북학교급식연대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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