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오목대] 아방궁 청사(廳舍)

지자체 단체에서 짓고 있는 신축 청사(廳舍)들의 호화로움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한마디로 천문학적인 예산 낭비이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의 시민에 대한 서비스 정신은 향상되지 않은 채 시민을 향해 권위와 위엄을 부리려는 구시대의 관존민비(官尊民卑)로써 ,즉 공무원은 높고 시민은 낮다는 의식의 극치이다.

 

새로 짓는 신축 청사 비용 역시 국민의 혈세(血稅)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선진국들의 청사들은 견고하고 수수한 외양에 주차장을 잘 구비했다는 점을 참고 해야 한다.

 

그런데도 어느 때 부터인가 지자체 단체들이 구청사의 불편함을 내세워 청사 신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00년 이후, 새로 신축했거나 현재 진행중인 것이 모두 40개에 이르고 여기에 드는 사업비가 무려 2조 6359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정도 규모의 액수는 필리핀이라는 나라의 한해 총 예산이다.

 

이중에서 세인(世人)의 주목과 원성을 듣고 있는 청사가 성남시청 신청사이다. 지하 2층, 지상9층에 연면적이 2만 2300평이나 되어 여기에 드는 비용이 3222억원이라고 하니 입이 벌어질 지경이다. 물론 시민을 위한 시설이라고 강변(强辯)하겠지만 과연 성남시민의 몇%가 신 청사를 이용하겠는가. 700명에 달하는 성남시청 공무원들의 근무환경에나 결정적 도움을 줄뿐이다.

 

마치 새로 올라갈 성남시청은 중국의 진시황제(秦始皇帝)가 지어 민원(民怨)의 대상이 되었던 아방궁(阿房宮)을 연상케 한다. 동서(東西) 700미터에 남북(南北)으로 120미터의 2층 건물에 약 1만명을 수용할 수 있었다고 하니 그 규모의 웅장함이 중국식이다. 이런 웅장한 건물 짓는데는, 죄수(罪囚)70만명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진나라를 멸망시킨 항우(項羽)가 이 궁전에 불을 질렀을 때 3개월간이나 탔다고 한다.

 

우리 도내에 새로 지은 청사들 역시, 외관은 화려하나 주차장 면적은 상대적으로 비좁아 사용자들에게는 많은 불편을 주고 있다. 아방궁같은 화려한 청사가 아니라 주민들의 편의에 도움이 되는 친(親) 시민적 건물이 되어야할 것이다. 아방궁 같은 청사 신축에 법적인 제약이 있어야겠다.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자치·의회전주시의회, 개인정보 보호 강화‧청소년 지도자 처우 개선 정비

전주전주시, 생활 밀착형 인권 정책 ‘순항’

사람들권영철 제46대 전북병무청장 취임

사회일반남원·무주·고창소방서장 교체…소방정 승진·보직 인사 단행

경찰조영일 제47대 전주덕진경찰서장 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