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13일 도내 50개 고사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이날 도내에서는 1만5644명과 검정고시 및 재수생 2602명 등 모두 1만8246명이 응시했으며 1교시 언어영역에는 1125명이 시험을 포기해 6.2%의 결시율을 보여 지난해 7.7%보다 다소 낮아졌다.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은 "어려웠다"는 반응과 "모의고사보다 쉬웠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유빛나양(19·성심여고)은 "외국어 영역 지문이 까다로웠지만 지난 6월과 9월에 치른 모의고사보다 쉬웠다"고 말했다. 반면 김은진양(19·근영여고)는 "인문계 수리영역은 비교적 쉬웠는데 언어랑 탐구영역이 어려웠다"고 아쉬워했다. 고사장 정문에서 기다리던 학부모들은 수능을 마치고 나오는 자녀들의 등을 토닥이며 격려했다.
그러나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은 끝났지만 대학 입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고 말한다. 대학별 수시 2차 전형이 아직 남아있고 정시전형도 대학별로 달라 준비할 게 많다는 것이다.
전북진학협의회 한방수 회장(신흥고 교사)은 "요즘 대입제도는 워낙 복잡해 '아는 만큼 대학을 간다'고 한다"며 "대학별로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이 달라 만약 수리를 못봤으면 수리영역의 가중치가 적은 대학을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전라고 김진훈 진학부장은 "특기자 전형, 지역균형 선발 등 다양한 대입선발제도를 보고 자기에게 맞는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며 "주요 대학의 수시 2차가 일주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아 수험생은 논술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송세경 생활지도팀 장학사는 "수능을 마친 학생들이 들뜬 마음에 일탈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가정과 학교, 사회 모두가 도와줘야 한다"며 "도교육청에서도 위험지역 단속 등 교외생활지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험을 마친 수험생과 학부모, 진학지도 교사들의 심정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완산고 3년 이연준군
"3년 동안 공부했던 시간이 오늘 하루에 끝나서 멍하기도 하고 시원섭섭하네요."
수능시험을 끝내고 나온 이연준군(19·완산고)은 "가채점을 해봐야 알겠지만 수리영역이 어렵게 나와 당황했다"며 "최선을 다해 노력한만큼 오늘 시험 결과에 후회는 없고 원하는 점수가 나오지 않아도 재수를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 군은 "시험성적을 확인해 아직 남아 있는 수시전형에 지원하고 영역별 가중치를 확인해 정시전형도 알아보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근영여고 3년 김보현양
"수리영역이 특히 어려웠고 언어영역과 외국어영역은 시간 분배 하느라 진땀을 흘렸어요."
사대부고에서 수능을 치른 김보현양(19·근영여고)은 "집에가서 푹 잠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일단은 가채점을 해서 선생님께 점수를 문자메시지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입학을 희망한다는 김양은 "수시 전형의 논술시험이 코앞이라 당장 내일부터 서울에 있는 논술기숙학원에 올라가 논술 준비를 해야 한다"며 "수능이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재수생 황병공씨
"이번 수능 시험이 어려웠지만 지난해 보다는 다소 쉬웠던 것 같아요. 재수를 한 만큼 이번에는 꼭 좋은 대학에 입학해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싶어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수능을 치르는 황병공씨(20.전주시 인후동)은 "원하는 대학,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1년간 서울 종로학원에서 공부를 했다"며 "한번에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고 시간과 돈을 낭비해서 부모님께 죄송하다. 이번에는 원하는 대학에 반드시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황씨는 "노력하고 기대한 만큼 시험을 잘 치른 것 같아 답답한 마음이 풀린다"고 말했다.
▲학부모 박재연 교사
"제자들 수능 볼 때는 왈칵 눈물이 쏟아졌는데 우리 딸이 시험을 본다니 눈물도 나지 않을 정도로 긴장됩니다."
교사이자 수험생 학부모인 문선회씨(46·전북여고)는 "새벽기도를 하고 시험시간이 시작될 때마다 기도를 했다"며 "딸이 인문계에서 예체능계로 진로를 바꿔 그간 고생이 많아 수고했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문씨는 "내일은 딸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미술 실기시험 보러 가는 등 대학입학까지 아직 많은 고개가 남았다"며 "수능 치르고 아쉬운 점도 있겠지만 부족한 것은 다른 부분으로 채우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황문선씨
"승찬이가 희망하는 대학에 진학해 마음껏 기량을 펼쳤으면 좋겠어요.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할 수 있게 최대한 뒷바라지 해야죠."
수능 고사장인 전주고등학교에서 아들을 기다리는 황문선씨(49·전주시송천동)는 "아들이 시험을 잘 마치고 웃는 얼굴로 교문을 빠져 나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다"고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황씨는 "많이 지치고 힘들었을 텐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한 아들이 자랑스럽다"며 "수능이 끝나도 쉬지도 못하고 논술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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