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 좋지 않아도 부자는 맞다"(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수원 삼성을 지적하며), "의외의 성적이 아니다. 요긴한 선수들로 꽉 찼다."(광주 상무의 고공행진을 설명하면서), "보채지 않는 감독과 선수들의 열정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세 경기 연속 4골 이상 뽑아낸 강원FC의 저력을 분석하며)
최강희(51) 전북 현대 감독은 프로축구 K-리그 감독 가운데서도 '진담 같은 농담'을 현란(?)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항상 정갈하게 빗어 내린 소위 '2대8' 가르마에서 느껴지는 카리스마에도 가끔 취재진의 의표를 찌르는 '허무 개그'는 딱딱한 인터뷰에 윤활유 역할을 한다.
최 감독은 지난 1일 FC 서울과 2009 하나은행 FA컵 16강을 앞두고도 취재진과 '이천수 사태'를 얘기하던 도중 "박항서 전남 감독과 통화했는데 '만신창이'가 됐더라고요"라며 박 감독의 심정을 실감 나게 전달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축구 전술을 얘기할 때만큼은 진지하다.
지난 2005년 7월 시즌 중간에 전북 사령탑을 맡아 12위에 그쳤던 최 감독은 2006년 정규리그에서는 11위를 차지했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면서 팬들로부터 자신의 이름을 빗대어 '강희대제'라는 명예로운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07년에 7위, 2008년에 8위를 기록했던 전북은 올해 정규리그 절반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1~3위를 오가면서 치열한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최 감독은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은 이동국과 최태욱을 제대로 부활시켜 올해 각각 두 차례와 한 차례에 걸쳐 해트트릭을 터트리게 만들면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 감독이 분석한 K-리그의 전반기 판도는 어떨까. 최 감독은 올해 최고의 이변으로 손꼽히는 '만년 하위팀' 광주 상무의 고공행진에 대해 "의외의 성적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최 감독은 "시즌 초반 수비적으로 경기를 했던 광주가 지금은 제대로 된 패스 경기를 하고 있다. 팀 구성을 보면 요긴한 선수들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김명중과 최성국(이상 7골)의 뛰어난 골 결정력을 앞세워 팀 전체적으로 집중력이 좋아지면서 팀 전체 경기력이 상승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게 최 감독의 분석이다.
최 감독이 주목한 또 다른 팀은 신생팀 돌풍의 주역 강원FC다. 강원은 정규리그 10~12라운드 세 경기에서 무려 13골(6실점)을 쏟아내면서 단번에 상위권에 진입했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신인급 선수들이 프로에 제대로 적응을 마친 결과"라며 "자신감이 오르면서 경기 내용도 좋아졌다"라고 밝혔다. 최 감독은 강원의 상승세를 지도자의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감독이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즐기는 축구를 할 수 있게 해줘서 선수들의 자신감과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라며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선수를 닦달하면 악효과가 나올 수 있다. 팀을 제대로 제어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시즌 챔피언임에도 최악의 성적에서 허덕이는 수원 삼성에 대해선 "비록 성적은 나쁘지만 부자임은 분명하다"라며 반전의 가능성을 내다봤다.
최 감독은 "수원의 장점은 선수 운용의 폭이 넓다는 것"이라며 "전북은 이동국과 에닝요가 빠지면 경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들쭉날쭉한 결과를 얻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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