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사단법인화 방식 등을 놓고 현격한 견해차를 보여 최종 연맹의 법인 전환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프로연맹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의 독립 법인화 의무 규정에 따라 지난달 30일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법인 전환을 위한 정관 개정과 이사 선임 등을 승인받았다.
프로연맹의 상급 단체인 축구협회도 연맹의 법인 전환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의 '1국가 1협회' 체제 원칙에 따라 연맹이 회원 단체로서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해야 하고 관련 규정이 정관에 유지돼야 한다는 태도다. 축구협회가 종전대로 회장 선출과 사업 예산, 결산에 관한 관리·감독 기능을 행사할 근거를 계속 정관에 명시해야 한다고 고수하는 것이다.
반면 주무 부처인 문화부는 정관상의 축구협회 승인 조항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프로연맹은 법인으로서 독립적이고 자생적인 실체를 가져야 하는 만큼 '연맹이 협회의 이념과 규정을 준수한다'는 선언적 내용만 넣어 정관을 고쳐야 법인 등록을 받아줄 수 있다는 태도다.
프로연맹을 둘러싸고 상급 단체인 축구협회와 주무 관청인 문화부가 줄다리기하는 모양새다. 연맹은 두 기관 사이에 끼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면초가의 처지다.
축구협회는 프로연맹이 축구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한국농구연맹(KBL)처럼 독립하려 한다며 강경한 반대 견해를 보이고 있다.
조중연 축구협회장은 "법인화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독립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조건은 충족해야 한다. FIFA의 '1국가 1협회' 원칙에 따라 협회가 요구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연맹의 정관을 승인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 회장은 이어 "연맹 회장의 임기를 (KBO와 KBL처럼) 3년(종전 2년)으로 고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축구는 야구, 농구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연맹은 법인화가 시급한 게 아니다. 오히려 타이틀 스폰서 등 재원 확보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협회는 프로연맹이 새 정관에서 총회 및 이사회 때 협회의 이사진 참여를 배제한 것에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 또 스포츠토토 수익금도 직접 받겠다는 장기 포석으로 의심하고 있다. KBO와 KBL은 토토 수익금을 해당 아마추어 협회에 유소년 육성 지원비 등으로 배분하고 있으나 축구협회는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225억여원을 받아 전체의 40%를 연맹에 지원한다.
이에 대해 이준하 프로연맹 사무총장은 "법인 정관에 대한 해석을 놓고 문화부와 축구협회 간 의견 폭이 너무 커 중간에 낀 연맹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협회의 뜻에 어긋나려는 것이 아닌데 연맹이 협회에서 독립하려 한다는 오해를 사고 있다. 축구협회와 협의를 통해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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