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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북교육청은 '회의공화국'인가

"회의 많은 조직 치고 잘 돌아가는 것 못봤다" "시도 때도 없이 불러들이는 통에 귀찮아 못살겠다"는 말은 꼭 전북교육청을 두고 하는 말 같다.

 

전북도교육청과 직속기관, 지역교육청이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17개월 동안 각종 회의를 2,269차례나 개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4.4회 꼴이다. 이러니 전북교육청은 '회의 공화국'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회의가 잦다보니 회의에 참석한 연인원만 해도 모두 17만9,446명, 소요된 예산은 23억원을 넘었다. 회의 때마다 일선 학교에서는 참석자에게 출장비 등의 여비를 지급하게 되는데 이 비용을 빼고도 이렇듯 많은 비용이 들어갔다.

 

이같은 내용은 신국중 도교육위원이 전북교육청 한테 제출받은 자료에서 드러난 것이니 가공의 수치는 아닐 것이다. 교육계에 회의가 많다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렇듯 많을 줄은 학부모들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전북도교육청은 수업 결손이 없게끔 회의를 연다고 해명했지만 이를 곧이 들을 사람은 없다. 어느 6학급 규모의 학교에서는 교원 7명중 4명이 같은 날 출장을 가야하는,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있었다. 학생의 학습권은 안중에도 없는 싹쓸이 회의소집이 아니고서야 어찌 이런 일이 가능하겠는가.

 

왜 이처럼 회의가 자주 열리는가. 과거답습의 관행과 행정 위주의 권위주의 때문이다. 행정관료들이 교사 위에 군림하며 일방적으로 지시·지침을 시달하던 과거 관행을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교육청의 조정능력 부재에 있다. 회의가 겹치지는 않는지, 회의를 불러 시달할 사안인지 아닌지, 전자문서나 인터넷, 언론매체 등을 활용해도 충분한 사안인지 등을 검토하고 조정한다면 회의는 훨씬 줄어들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전시성 회의다. 민선 교육감시대가 되다 보니 가급적 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기 일쑤고 판을 크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걸핏하면 회의를 소집하고 사람을 불러모으는 주된 이유다.

 

도의회와 교육위, 전교조 등이 이에 관심을 갖는다면 전시성 낭비성 일회성회의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물론 교육정책과 관련한 의견수렴, 입시정책설명회와 같은 회의는 자주 열리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교육재정을 축내고 학습권을 훼손시키며 교사들을 짜증나게 하는 회의는 반드시 억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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