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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위험을 인지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차량의 속도와 거리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고, 순간적으로 도로에 뛰어드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학교 주변만큼은 어린이를 기준으로 교통환경을 설계하고 특별한 보호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세계 주요 교통선진국들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을 운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19년 고(故) 김민식 군 사고는 어린이 안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이후 이른바 민식이법이 제정되면서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 설치가 확대되고 처벌도 강화됐다. 어린이의 생명과 안전은 어떤 가치와도 바꿀 수 없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제도적 장치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제도와 시설 확충에도 불구하고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줄지 않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3~2025년) 전국 스쿨존에서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는 1939건에 달했다. 전북에서도 같은 기간 49건이 발생했다. 농촌 공동화와 학령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수치다.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운전자들의 안전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 아무리 방호울타리와 무인단속장비를 설치하고 제한속도를 강화하더라도 운전자들이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사고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 제한속도 준수와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등은 운전자의 선택이 아닌 의무다. 그렇다고 물리적 저감대책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정부의 이번 저감대책 지역 선정에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어린이 안전정책은 단순히 지역별 수요 건수 등을 비교해 지원 여부를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개별 현장의 보행 환경과 도로 구조 등을 감안한 위험성과 시급성을 우선적으로 따져야 마땅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전북도가 올해 배정된 예산을 기반으로 자체적으로라도 저감시설을 설치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조치다. 어떤 경우라도 어린이 안전 확보를 위한 노력을 늦춰서는 안 된다.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학교를 오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은 국가와 지방정부, 그리고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과제다.
민선 9기 전북도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새 도정은 지역소멸과 산업, 교통 문제뿐 아니라 오랫동안 풀지 못한 ‘물 관리’ 문제에도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그 대표적인 과제가 정읍시 급수체계의 전주권 광역상수도(용담댐) 전환이다. 임실 옥정호를 둘러싼 논란은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던 1999년 이후 지역발전과 식수원 보호라는 가치가 충돌해왔다. 2015년 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되면서 규제는 상당 부분 완화됐지만, 수면이용과 관광개발을 둘러싼 논쟁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옥정호를 여전히 상수원으로 이용하는 정읍시민들은 안전한 식수원 확보를 내세워 임실군의 수면 개발계획에 강력 반발하고 있고, 임실군은 과도한 규제로 지역발전이 가로막히고 있다며 맞서는 상황이다. 이는 단순한 지역 갈등을 넘어 전북 물 관리 체계가 안고 있는 구조적 과제를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해 익산시가 오랜 논란 끝에 광역상수도체계로의 전면 전환을 결정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시민들이 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와의 협약을 통해 2027년부터 용담댐 물을 전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전북 주요 도시인 전주와 군산·김제·완주는 이미 용담댐을 수원으로 하는 전주권 광역상수도를 이용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정읍의 급수체계 역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광역상수도 전환에는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하고, 기존 취수장과 정수시설 활용 문제, 수도 요금과 공급체계 개편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그러나 비용을 이유로 논의를 미룰 일은 아니다. 수십 년째 반복되는 갈등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과 지역 간 불신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먹는 물과 관련해서는 안전성과 지속가능성이 우선돼야 한다. 정읍시민들이 옥정호 개발계획에 적극 반대하는 것도 식수원 안전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대안 역시 함께 논의하는 것이 책임 있는 행정의 자세다. 더 깨끗하고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이 가능하다면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급수체계 개편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갈등의 반복이 아니라 상생을 위한 결단이다.
국회의 고질적인 ‘늑장 선거구 획정’ 병폐가 올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어김없이 되풀이됐다. 국회는 선거를 불과 40일 앞둔 시점에서야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선거구 획정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늑장 의결했다. 이에 따라 전북자치도 조례가 선거일 한 달여 전인 4월 말에야 도의회를 통과하는 파행이 빚어졌다. 법정 시한(선거일 전 180일)을 대놓고 위반한 직무유기이자, 지방선거를 중앙 정치에 종속시킨 오만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정치권의 밥그릇 싸움이 초래한 혼란의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와 후보자들에게 전가됐다. 군산의 경우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정수가 각각 1석씩 확대되는 등 도내 곳곳에서 의원 정수 조정과 무리한 선거구 통폐합이 급박하게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기존 선거구를 중심으로 땀 흘려온 예비후보들은 뛸 운동장을 잃고 방황했으며, 유권자들은 내 지역구 후보가 누구인지조차 모른 채 ‘깜깜이 선거’를 치러야 했다. 완주군의 사례처럼 무려 5개 읍·면을 하나로 묶는 기형적인 ‘거대 통합 선거구’의 등장은 인구가 적은 농촌 지역의 당선자 전멸과 ‘지역 소외’라는 대의제 왜곡 현상까지 낳았다. 선거구를 인구수에만 짜 맞춰 기계적으로 통합하다 보니, 생활권이 전혀 다른 소외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는 반영될 통로를 잃게 된 것이다. 유권자를 안중에 두지 않은 선거구의 졸속 늑장 획정은 유권자의 알 권리와 참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인 동시에 인지도와 조직력을 갖춘 현역 의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신진 정치인의 진입장벽을 한층 높이는 불공정을 낳는다.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선거구 실효 사태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며 개선 입법을 촉구했음에도, 국회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외면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법 행위를 방조했다. 이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정당과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구 변경으로 인한 유권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보 제공 방안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회는 공직선거법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인구 변화에 능동적이고 상시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국회의 정치적 담합과 상관없이 독립된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법정 기한 내에 선거구를 강제 확정할 수 있도록 법적 구속력을 강화하는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더 이상 국회의 태만이 풀뿌리 민주주의를 멍들게 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이다. 어느덧 현충일이 지나고 6·25전쟁 제76주년을 앞두고 있다. 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은 결코 잊혀서는 안 될 대한민국의 역사이자 정신적 자산이다. 특히 우리는 얼마 전 6·3 지방선거를 통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주민들이 자유롭게 투표하고 자신의 뜻을 표현할 수 있는 오늘의 권리는 6·25전쟁을 비롯한 수많은 시련 속에서 나라를 지켜낸 선열들의 희생 위에 존재한다. 6·25전쟁을 직접 경험한 세대가 줄어들면서 전쟁의 아픔과 호국의 의미도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일상은 결코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다. 수많은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선거는 끝났지만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은 계속된다. 당선자는 주민의 뜻을 받들어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해야 하며, 시민들은 성숙한 참여와 관심으로 지방자치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는 선열들이 목숨으로 지켜낸 민주주의를 계승하는 길이기도 하다. 아울러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에 대한 존경과 예우에도 더욱 힘써야 한다. 마침 17일 전북보훈회관에서 ‘제52회 전북보훈대상 시상식’이 있었다. 나라와 겨레를 위해 희생하고 지역발전에 기여한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을 발굴해 그 뜻을 기리고 알리자는 취지의 행사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과 그 가족들이 자긍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존중하면서 보훈가족을 예우하는 일은 건강한 공동체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보훈은 일회성 기념행사나 형식적인 추모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역사회 곳곳에서 감사와 존경의 문화가 뿌리내릴 때 그 의미가 더욱 빛날 수 있다. 나아가 선열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정신을 미래 세대에 온전히 전하는 것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다. 호국보훈의 정신은 과거를 위한 기억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약속이다. 자유와 평화를 지켜낸 선열들의 뜻이 다음 세대에도 이어질 때, 그 희생은 더욱 값진 의미로 남게 될 것이다.
15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전북문학예술인회관이 오는 8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제기되는 논란을 보면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건물은 거의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정작 핵심인 전시 콘텐츠와 운영 방향은 여전히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겉모습만 화려하게 갖춰놓고 본질인 작품과 작가 정신의 보존이라는 소프트웨어 구축을 뒷전으로 미루는 것은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의 폐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화시설의 가치는 건물의 규모나 외형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 안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 어떤 철학과 비전으로 운영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특히 문학예술인회관은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니다. 우리 지역 문학과 예술의 역사와 정신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문화적 거점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개관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내부 전시 준비 미흡과 전문성 부족 등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건물은 예산으로 지을 수 있지만 콘텐츠와 운영 역량은 시간과 전문성이 축적돼야 비로소 완성된다. 개관을 불과 두 달 앞둔 시점까지도 전시 콘텐츠와 운영 방향이 충분히 갖춰지지 못했다면 과연 도민들에게 어떤 의미와 감동을 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제라도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 지역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서 작가 선정과 전시 구성에 대한 객관적 기준을 정립하고 지역성과 역사성을 균형 있게 반영해야 한다. 또한 개관 일정에 쫓긴 졸속 추진보다 완성도 높은 콘텐츠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단계적 개관이나 시범 운영도 검토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개관 날짜가 아니라 도민들에게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아울러 개관 이후의 운영 청사진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상설전시와 기획전시, 교육 프로그램, 지역 예술인 지원사업, 청소년 문화예술 체험사업 등 중장기 운영계획을 공개하고 지속 가능한 예산과 전문 인력 확보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개관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전북문학예술인회관은 수백 년 이어져 온 전북 문학과 예술의 정신을 담아낼 상징적 공간이다.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남은 두 달은 위기이면서도 마지막 기회다.
전북자치도와 전주시가 방위사업청이 추진하는 ‘2026년 방산혁신클러스터’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전북은 탄소 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소재·부품 중심의 방산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최근 들어 K 방산이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어 전북도 방위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할 좋은 기회다. 그러나 정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됐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아직 전북에는 방산 관련 체계기업과 앵커기업이 미미한 상태다. 방산혁신클러스터 선정을 시작으로 관련 기업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한발 더 나아가 소부장 특화단지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유치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해 전북형 방산 생태계를 완성했으면 한다. 이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돼야 할 것이다. 방산혁신클러스터는 지역 특화산업과 방위산업을 연계해 중소·벤처기업의 방산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지역 중심의 방산 생태계를 구축하는 국가사업이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월 말 국방벤처센터가 운영 중인 권역의 기초·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국방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우주, 첨단소재 등 국방첨단전략산업 분야 방산혁신클러스터 신규 공모에 나섰다. 여기에는 전북을 비롯해 충남, 인천, 전남, 부산, 광주 등 6개 지자체가 참여했으며 전북과 충남, 인천이 선정됐다. 이에 앞서 방위사업청은 2020년 경남 창원, 2022년 대전, 2023년 경북 구미 등 3곳을 선정한 바 있어 모두 6개 지역으로 확대되었다. 이번 선정으로 전북은 올해 하반기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총사업비 490억원(국비 245억원·지방비 245억원)을 투입해 국방 첨단복합소재·부품 분야 연구개발과 시험평가 인프라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탄소복합재 기반의 국방 첨단소재 공급망을 구축하고 국내 유일의 소재·부품 중심 방산 거점으로 성장시킨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방산기업 유치와 산업 생태계를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느냐 여부다. 전북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오션, 풍산(탄약) 등 굵직한 방산기업이 없다. 무주에 현대로템 항공우주 생산기지가 들어오기로 했으나 2034년이 완공 목표다. K-방산 수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장기화, 우수한 기술력으로 급증하고 있다. 전북도 지자체와 기업, 학계, 정치권 등이 힘을 합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
전북애향본부와 전북일보 등이 공동 주최하는 ‘6·3 선거 당선자 교례회’가 16일 열린다. 이날 교례회에는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은 물론 전북교육의 수장,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두 명의 국회의원 당선자까지 한자리에 모인다. 전북의 풀뿌리 행정부터 광역행정, 중앙정치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인사들이 총망라되는 자리다. 교례회는 당선을 축하하고 화합을 다지는 자리지만, 이날 교례회는 이를 넘어서 지역 발전을 위한 공동의 책무를 확인하고 결의하는 엄숙한 자리가 되어야 한다. 치열했던 선거는 끝이 났지만 전북의 미래를 위한 행보는 이제부터가 진정한 시작이다. 현재 전북이 처한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저출생·고령화와 청년 인구 유출, 지역경제 침체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 노력이 이어져 왔지만 도민들이 체감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은 여전한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변화의 가능성이 조금씩 엿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기조 속에서 새만금 개발의 희망과 가능성이 열리기 시작했고, 전주금융도시가 추진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북이 방위사업청의 방산혁신클러스터로 선정되면서 탄소복합재 등 첨단 방위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도약할 기반도 마련됐다. 그러나 기회는 저절로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기회를 성과로 만들기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 광역과 기초, 단체장과 의원들이 위아래로, 또 옆에서 옆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지역 현안 앞에서는 정당과 계파를 초월해 힘을 모으고, 전북의 정당한 몫을 찾는 일에는 단일대오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무엇보다 당선자들이 임기 마지막 날까지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은 ‘초심’이다. 선거운동 기간 전통시장과 골목길을 누비며 도민들의 손을 맞잡고 지역 발전과 민생 회복을 외쳤던 그 간절함, 처음 정치를 시작하며 품었던 소명 의식을 한순간도 잊어서는 안 된다. 당선은 권력의 획득이 아니라 무거운 책임의 시작이다. 이날 교례회는 당선자 모두가 처음 출마했을 때의 초심을 되새기고 도민과의 엄숙한 약속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도민과 함께 희망의 내일을 만들어가겠다는 그날의 결의를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진안·무주군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지로 선정됐다. 전남 구례·보성, 충북 보은, 경북 청송, 강원 화천군과 함께 7개 군 지역이 추가로 선정된 것이다. 전북은 순창·장수에 이어 진안·무주군까지 4개 군이 이 사업에 포함됐다. 지역 주민들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시범 사업지역으로 선정되면 지역에 실제로 살고 있는 주민은 매달 15만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게 된다. 2인 가족이면 30만원, 4인 가족이면 매달 60만원씩 주어지는 셈이니 가계나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확대한 건 바람직하다. 소득격차 완화와 지역소멸 대응의 정도를 들여다 보고, 문제점을 보완한다면 긍정적인 제도로 정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제도의 취지는 지역 내에서 쓸 수 있는 돈을 지급해 소비 활성화를 촉진하고 인구이탈을 막아 지역소멸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의미 있는 효과가 나타났다. 행안부 조사 결과 지난 2월 말부터 지급된 순창·장수‧전남 곡성·신안 등 10개 군의 인구와 신규 가맹점은 종전보다 4.7%, 13.7% 증가했다. 지역 활력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보완할 점도 있다. 위장 전입과 부정 수급, 실거주 확인의 행정 부담 등은 부작용이다. 위장 전입과 부정 수급이 발 붙이지 못하도록 감시를 게을리 해선 안될 것이다. ‘빨대 효과’도 문제다. 행안부 자료에 따르면 시범지역의 순 유입된 주민 10명 중 약 4명은 다른 ‘인구감소 지역’이나 ‘인구감소 관심 지역’에서 이전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혜택이 주어지다 보니 인구 위기지역 주민까지 빨아들이는 ‘빨대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재정이다. 지원 예산은 국비 40%, 지방비 60% 비율인데 군 지역 재정이 대부분 빠듯해 돌려막기식 예산 편성이 이뤄지고 있다. 현금성 예산지원에 밀려 지역의 기본 서비스 예산마저 깎여서는 안될 것이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다. 이 사업에 대한 수요가 많고,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있는 만큼 문제점을 보완해 영구적인 제도적 장치로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전북지역 문화예술기관장들의 거취 문제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조지훈 전주시장 당선인이 정무직이나 별정직·임기제 공무원을 일컫는 이른바 ‘어공’(어쩌다 공무원)을 향해 ‘시정의 철학이 바뀌고 가치 구현 방식이 달라졌다면 어공들은 물러나주는 것이 맞다’며 공개적으로 용퇴를 압박하면서 문화예술기관장들에 대한 인적쇄신 논의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벌써부터 일부 기관의 후임 인선을 둘러싼 하마평까지 흘러나온다. 주로 당선인 선거캠프 출신이나, 학연·지연 등 여러 인연으로 얽힌 인사들의 이름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물론 정무직과 정치적 보좌 인력은 단체장의 철학을 구현하는 자리인 만큼 단체장이 바뀌면 함께 물러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논리를 전문성과 독립성이 요구되는 문화예술기관장에게까지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비서실장과 대변인·정책보좌관 등과 달리 문화예술·법률·도시계획 분야 임기제 공무원들이 ‘어공’으로 분류되지 않는 것은 해당 직위가 단체장의 정치적 이해를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라 전문성을 바탕으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단체장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임기가 남은 문화예술기관장까지 일률적으로 물러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임기와 전문성을 도외시한 인적 쇄신은 문화행정의 연속성과 기관의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 문화예술기관은 특정 권력의 이해를 대변하는 조직이 아니라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를 육성하고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공공기관이다. 이들 기관장 인사마저 정치 논리에 좌우된다면 지역 문화예술의 자율성과 창의성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새 단체장이 문화예술기관장을 임명할 때도 정실 인사가 아닌 전문성과 공공성, 기관 운영 역량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문화예술기관은 정치적 보은의 자리가 아니라 지역 문화예술의 미래를 책임지는 전문기관이기 때문이다. 도내 문화예술기관 중에서는 올해 전주문화재단과 전북도립미술관, 전북문화관광재단 수장의 임기가 각각 만료된다. 이들 기관장 인사는 새 집행부의 문화예술 행정에 대한 철학과 인사원칙을 드러내는 첫 무대가 될 것이다.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전북 정치권의 상임위원회 배치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핵심은 단순히 누가 어느 상임위에 가느냐가 아니라 전북의 미래와 직결된 현안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내느냐에 있다. 현재 국회 상임위원회는 18개에 달하지만 전북 지역구 국회의원은 10명에 불과하다. 모든 상임위에 전북 의원을 배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의원들이 지역 현안과 연계된 핵심 상임위에 우선적으로 분산 배치돼 역할을 나누는 전략이 중요하다. 상임위 배정을 개인의 선호나 정치적 이해관계에만 맡겨둘 여유가 없는 이유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전북 전체의 이익을 우선하는 대승적 자세다. 전북의 주요 현안은 여러 상임위에 걸쳐 있다. 새만금 개발과 철도·공항 등 SOC 확충은 국토교통위원회와 직결돼 있고, RE100 국가산단 조성과 재생에너지·이차전지 산업 육성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기획재정위원회가 핵심이며, 전북특별법 후속 개정과 지방분권 과제는 행정안전위원회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AI 산업과 연구개발 사업 역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다. 지금 전북은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으며,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방 활성화에 대한 의지도 어느 때보다 강하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 기조가 아무리 좋아도 준비되지 않으면 기회를 잡을 수 없다. 특히 6·3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김의겸·박지원 의원이 하루빨리 의정활동에 안착해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의원 모두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또한 정동영·김윤덕·한병도 의원 등 중진들은 초·재선 의원과 신진 의원들이 전략 상임위에 진출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자 조율자 역할을 해야 한다. 의석 수가 적을수록 한 사람 한 사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단 한 명의 인적 자원도 허투루 써서는 안 된다. 의원 모두가 하나의 팀이라는 인식 아래 힘을 모아야 한다. 전북 전체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는 ‘원팀 전략’과 인적 자원의 총동원만이 전북의 미래를 여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강력한 해법이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개혁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전주 완산구에서는 개표 결과가 잘못 입력된 사실까지 드러나 선관위의 역량과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주시 완산구선관위가 전북교육감 선거 개표 과정에서 제3투표소 개표 결과를 중복 입력하면서 제1투표소 선거인 1104명의 투표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부실한 선거 관리로 선관위의 신뢰가 이미 크게 흔들린 상황에서, 이제는 선거 결과의 신뢰성마저 의심받게 됐다.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선거제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게다가 선관위는 오류를 확인하고도 이를 즉시 바로잡지 않았고, 후보 측에 통보하지도 않았다. 중복 입력에 따른 집계 오류가 당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게 선관위의 설명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확인한 공식 개표결과에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선거관리기관의 역할은 정확한 집계뿐 아니라 정확한 정보의 공표에도 있다. 오류를 발견하고도 곧바로 정정하지 않았다면 이는 단순 실수를 넘어 안일한 업무 태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선관위가 과연 제정신으로 선거를 관리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선거에 대한 신뢰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나온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행사한 소중한 한 표가 정확하게 기록되고 반영됐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선거관리기관은 다른 어떤 기관보다 높은 수준의 정확성과 책임감을 요구받는다. 국민의 참정권을 책임지는 기관에서 기본적인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누가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전산입력 실수로 정리해서는 안 된다. 오류가 왜 발생했는지, 검증 절차는 제대로 작동했는지, 결과 공표 과정에 허점은 없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선관위는 독립성을 보장받는 헌법기관이다. 하지만 그 독립성은 특권이 아니라 더 무거운 책임을 전제로 한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선관위는 설 자리가 없다. 투표용지 부족에 이어 개표결과 입력 오류 사태까지 발생한 지금, 선관위는 스스로 조직을 되돌아보고 해체 수준에 이르는 대대적인 쇄신에 나서야 할 것이다.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전주시의 폐기물 재활용‧자원화 시설인 종합리싸이클링타운의 운영‧관리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주종합리싸이클링타운은 음식물류 폐기물과 재활용품, 하수슬러지 등을 처리하는 전주시의 핵심 환경기초시설이다. 민간사업자가 시설을 지은 뒤 자치단체에 소유권을 넘기고 일정 기간 운영권을 갖는 BTO 방식으로, 2016년부터 본격 가동됐다. 올해로 가동 10년째를 맞은 이 시설은 하루라도 정상 가동이 중단되면 시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만큼 공공성이 크다. 그만큼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 시설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몇년 사이에는 가스 폭발과 화재 등 안전사고까지 겹쳐 불신을 키웠다. 이런 가운데 운영사 측에서는 폐기물 처리 비용과 함께 수거‧반입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분리배출 체계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아 설비 고장이 반복되고, 별도 인력을 투입해 재분류 작업을 벌이면서 운영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시설 운영 문제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전주종합리싸이클링타운은 전주시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는 ‘환경기초시설’이자, 도시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 인프라다. 운영‧관리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우선 철저한 분리배출을 실천하는 시민의식이 요구된다. 음식물쓰레기와 일반쓰레기, 재활용품을 올바르게 구분해 배출하는 것은 환경 보호를 위한 실천인 동시에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일이다. 자원순환 정책의 성패도 결국 시민들의 참여와 협조에 달려 있다. 더불어 행정의 역할도 중요하다. 시민 홍보와 교육을 강화해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를 정착시키고, 폐기물 수집·운반 과정의 관리체계도 보다 촘촘하게 점검해야 한다. 운영사 역시 시설 효율을 높이기 위한 개선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폐기물 처리시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시를 유지하는 필수 기반시설이다. 시민들의 성숙한 폐기물 분리배출 문화와 행정의 체계적인 관리, 그리고 시설 운영의 효율화가 함께 이뤄질 때 종합리싸이클링타운은 비로소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령층과 취약계층에게 초여름 폭염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명까지 위협하는 재난이다. 지자체마다 폭염대책기간을 선포하고 ‘무더위 쉼터’ 지정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기요금 부담 탓에 집에서 마음 놓고 에어컨 한번 켜지 못하는 홀몸 어르신들에게 무더위 쉼터는 가뭄의 단비 같은 안식처다. 하지만 정작 폭염을 피해 쉼터를 찾은 어르신들이 굳게 잠긴 문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하는 황당한 현실 앞에서 보건·안전행정의 허술한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실제 전주시가 지정해 운영 중인 무더위 쉼터는 총 369곳에 달하지만, 본보의 취재 결과 도심 속 무더위 쉼터 8곳 중 무려 3곳이 대낮 운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문이 잠겨 있었다. 이는 지정 시설의 상당수가 유명무실하게 방치되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뙤약볕을 뚫고 힘들게 걸어온 80~90대 고령의 어르신들이 잠긴 문 앞에서 느꼈을 좌절감과 건강상의 위험을 생각하면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문 잠긴 쉼터는 취약계층의 생명줄을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자체는 “인력이 부족하지만 구청 담당자를 통해 현장을 점검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에 그치고 있다. 인력부족이라는 핑계는 도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재난대비 행정에서 결코 면죄부가 될 수 없다. 무더위 쉼터의 본질을 생각하면 이렇듯 안이한 태도로 대처해서는 안된다. 기온이 급등하는 시간대에 실제로 문이 열려있는지, 냉방기는 고장 없이 작동하는지, 관리주체는 명확한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실질적 관리’가 필수적이다. 지정에만 급급한 채 사후관리를 민간자율이나 노인회장 등 개인의 봉사에만 맡겨두니 이 같은 공백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자체는 당장 관내 모든 무더위 쉼터에 대한 전수 점검에 착수해야 한다. 운영시간 준수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관리책임자가 자리를 비울 경우를 대비해 대체 관리 인력을 매칭하는 등 구체적인 보완책을 마련하라. 아울러 야간이나 주말 등 폭염 사각지대 시간대에도 개방할 수 있는 거점형 쉼터의 확대도 시급하다. 폭염은 행정의 사정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생색내기식 행정에서 벗어나 도민의 삶을 촘촘히 챙기는 책임 있는 ‘밀착행정’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엔비디아가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새만금 데이터센터 건립에 참여키로 했다. 엔비디아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데이터센터 건립이 공식 제기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나아가 이들은 새만금을 미국 실리콘밸리에 필적할만한 ‘인공지능(AI) 밸리’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혀 주목된다. 1991년 새만금이 착공된 이래 가장 큰 경사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희망 고문에 그쳤던 새만금사업이 이제 본격적으로 도약의 날개를 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밝힌 게 아니라 최고책임자들 간의 구두 약속이어서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정부와 전북자치도, 새만금개발청은 이들 약속이 구체적으로 현실화돼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서울 현대자동차 사옥에서 회동을 갖고 새만금을 미래 AI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정 회장은 이날 “새만금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추가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며 “AI와 로보틱스가 들어가는 새만금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완벽한 AI와 로보틱스, 데이터센터를 만들어내는 방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젠슨 황은 “새만금에 엔비디아를 구축하자는 제안을 받았고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회동 후 젠슨 황은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AI 국가 가운데 하나”라며 “캘리포니아에는 실리콘밸리가 있지만 이곳에서는 AI 밸리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새만금을 직접 언급했다. 이 같은 구상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전북 타운홀 미팅에서 언급한 현대차 투자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새만금에 내년부터 2029년까지 9조 원을 투자해 AI·로봇·에너지 기반 혁신 거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새만금은 대규모 부지 확보와 전력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시설, 로봇 연구개발 거점이 결합된 복합 산업 클러스터의 적지로 꼽힌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새만금을 한국이 100년 동안 먹고 살 세계적인 ‘AI 밸리’로 우뚝 세웠으면 한다. 현대차와 엔비디아의 협력이 실제 투자와 인프라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전북자치도가 적극 나서주길 기대한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지방정부 출범이 다가오면서, 곳곳에서 이른바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의 거취 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외부에서 임용된 어공 중에는 특정 분야의 전문성으로 영입된 이들도 있지만, 논란의 중심은 단체장과의 정치적 신뢰를 바탕으로 발탁된 인사들이다. 단체장의 정치적 철학과 핵심 정책을 현장에서 실현하기 위해 임명된 만큼 단체장이 교체될 때마다 이들의 거취가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조지훈 전주시장 당선자는 “시정의 철학이 바뀌고 가치 구현 방식이 달라졌다면, 전임 시장과 함께했던 어공들은 물러나 주는 것이 맞다”며, “강제로 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시장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행정 방식에 맞지 않는 분들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비단 전주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단체장이 교체된 거의 모든 자치단체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정치적으로 임명된 어공들의 역할은 일반직 공무원과 다르다. 일반직 공무원이 정권 교체나 정치적 변화와 관계없이 행정의 연속성과 중립성을 유지하는 버팀목이라면, 어공들은 단체장의 비전을 보좌하고 이를 정책으로 관철하는 ‘정치적 운명 공동체’다. 임명의 배경 자체가 정치적 결속이었던 만큼, 그 책임 또한 정치적으로 지는 것이 순리다. 새 단체장이 선출됐다는 것은 주민들이 기존 시정의 변화를 요구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새 단체장이 자신의 철학을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인적 기반을 새롭게 구축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도 부합한다. 법적으로는 임기나 계약기간이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신뢰를 바탕으로 임용된 자리라면 단체장이 바뀐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이 여전히 유효한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다. 거취 문제를 장기간 끌고 가는 것도 조직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새 단체장의 인사 구상과 신속한 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될 뿐만 아니라, 공직 사회 내부에 불필요한 관망과 눈치 보기 풍조를 조장해 행정 공백을 야기할 수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에게 돌아간다. 정치적 인연으로 공직에 들어온 어공들은 새로운 지방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새로운 시정의 안정적이고 역동적인 출발을 위해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이유가 없다.
6·3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선거의 무효표가 크게 늘면서 제도 개선 목소리가 높다. 무효표가 증가한 것은 정당 공천이 없는데다 투표용지에 이름만 나열돼 있어 유권자들이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지 어렵기 때문이다. 교육감 선거의 무효표는 시도지사 무효표의 2∼2.5배에 달한다. 교육감이 인사와 예산 등 막강한 권한을 가졌음에도 선거가 깜깜이로 치러지고 있어 이번 기회에 제도 자체를 손봤으면 한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이번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무려 108만7120표의 무효표가 나왔다. 전체 투표수의 4%다. 4년 전에 치러진 선거보다 무효표가 18만표 이상 증가했다. 여기서 무효표는 투표를 하면서도 아무도 찍지 않았거나 기표를 제대로 하지 않아 표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아예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기권과 다르다. 시도지사나 시장군수 등에는 기표를 하면서도 교육감은 잘 모르거나 의사가 없어 찍지 않았다는 의미다. 전북의 경우 무효표가 5만2719표로 5.57%였다. 4년 전에 비해 2만여표 증가했다. 서울의 무효 투표율 5.6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또 전국 시도교육감 당선자 16명 중 7명은 30% 안팎의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대전 교육감의 경우 27.48%에 그쳤다. 유권자 10명 중 7명가량이 지지하지 않은데도 당선됐다는 뜻이다. 평균 득표율을 비교해도 교육감 선거는 40%대인데 비해 시도지사는 60%대여서 20% 가까운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교육감선거는 진보와 보수라는 진영 대결로 치러져 법에 명시된 정치적 중립성이 무색해졌다. 이처럼 낮은 투표율과 무효표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교육감 선거가 치러진 2006년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시도지사의 교육감 임명제, 시도지사-교육감 러닝메이트제, 정당추천제, 공동등록형 주민직선제, 정책연대제 등 다양한 대안이 제시됐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은 가운데 개선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지금처럼 시도지사 선거의 그늘에 가려 묻지마 선거가 치러져선 안된다. 또 후보들이 정당 지원 없이 개인의 조직과 비용으로 시군까지 자신의 이름과 공약을 알리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새로운 교육감이 임기를 시작하는 지금이 제도 개선의 적기다. 이 문제를 4년 후에 또 반복할 수 없지 않은가.
6·3 지방선거가 끝나고 민선 9기 출범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주민들의 관심은 선거 결과를 넘어 당선인들이 꾸릴 인수위원회로 향하고 있다. 인수위원회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설치되는 한시적 기구에 불과하지만 그 의미와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활동 기간은 당선 직후부터 단체장 취임 후 20일까지 한 달 남짓에 불과하지만, 이 기간에 마련된 청사진은 향후 4년간의 도정과 교육행정, 시정·군정의 방향을 결정짓게 된다. 선거가 주민들에게 비전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과정이었다면 인수위원회는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실행계획을 짜는 단계다. 선거 과정에서 제시된 공약이 실제로 추진 가능한지,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고 조직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 특히 단체장이 교체된 지역에서는 인수위원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전임 행정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바탕으로 좋은 정책은 정파와 관계없이 계승·발전시키고, 한계가 드러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전임 지우기도 경계해야 하지만, 변화에 대한 고민 없이 기존 정책을 답습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행정의 연속성과 혁신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인수위원회는 단순히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가 아니라 지역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정책 플랫폼이 돼야 한다.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지역경제 침체, 산업구조 전환, 지방소멸 위기 등 지역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면밀히 분석하고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새만금 개발과 첨단산업 육성, 국가예산 확보, 균형발전 전략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실행력 있는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인수위원 인선도 중요하다. 선거에 대한 보은이나 논공행상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학계와 산업계, 시민사회, 청년층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을 폭넓게 담아낼 때 정책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치열한 토론과 검증을 통해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려는 진정성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 인수위원회는 당선인의 철학을 행정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이다. 주민들이 선택한 것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변화와 성과다. 인수위원회가 얼마나 충실하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민선 9기의 성공 여부도 상당 부분 결정될 것이다. 한 달의 인수위 활동이 지역의 4년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6.3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4년 전에는 무소속 단체장이 3명이나 나왔지만 이번에는 전북도지사와 14개 시장·군수를 민주당이 모두 싹쓸이했다. 특정 정당이 단체장을 싹쓸이 한 것은 1995년 민선 이후 처음이다. 일당 독주는 지역정치와 행정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다양성이 사라지고 민의가 왜곡될 우려가 있다. 또 경쟁원리가 작동되지 않아 주민에 대한 정치서비스가 저하되는 폐단이 있다. 민주당은 ‘텃밭 전북’ 재확인의 축배를 들 수 있겠으나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민주주의 정치체제는 다양성이 존중되고 견제와 균형의 가치가 핵심이다. 이런 역할과 기능을 기대할 수 없다면 결국 주민 피해와 지역발전의 저해요소로 결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지난 30여년 간 민주당의 일당 독주 지역이었다. 유권자들은 전폭적으로 민주당을 밀어주었다. 그 결과 전북이 받아쥔 성적표는 뭔가. 1년에 8000명씩 청년인구가 이탈하고 소득과 지역총생산은 전국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소외와 홀대는 계속됐고 자존심은 뭉개지기 일쑤였다. 전북의 비전인 새만금은 희망고문의 상징어가 됐고 급기야 이재명 대통령은 전북도민들을 희망고문하지 말라고 힐책했다. 전북 정치권에 대한 질책이다. 전북의 정치와 행정이 또다시 이런 식으로 흘러가선 안된다. 지금 전북의 시대정신은 산업재편을 통한 대전환, 대도약이다. 민주당의 압승은 이런 시대정신을 이뤄내라는 도민 명령이다. 지역정책과 공약은 물론 균형발전과 지역주도성장의 국정과제가 전북에서 꽃 피울 수 있도록 당선인과 정치권은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야 한다. 윤준병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은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더 큰 전북발전과 도민 행복을 바라는 민심의 기대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팀 체제를 유지해 전북 대도약의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꼭 그렇게 되길 소망한다. 제9기 민선 정치권은 전북도민의 대전환, 대도약 염원이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소명의식을 갖고 분발하길 바란다.
유권자들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면서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하지만 선거가 끝났다고 모든 과정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불법행위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 추궁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선거 관련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절차가 이제 본격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졌는지를 확인하고, 위법행위에 대해 그 책임을 묻는 일은 선거 못지않게 중요하다. 어느 때보다 후보들 간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했던 전북지역에서도 고소·고발이 난무하면서 경찰 수사와 선거사범 처리 결과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예비후보자 등록일인 지난 2월3일부터 전국 279개 경찰관서에 선거수사 전담반을 편성해 선거범죄를 단속한 결과 총 2549건, 4191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155건에 246명의 선거사범이 단속됐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송치되거나 무혐의 종결됐고, 201명에 대해 현재 수사 중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 입건이나 기소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범죄 유형별로는 허위사실 공표와 가짜뉴스 유포 등 흑색선전이 가장 많았고, 금품수수도 적지 않았다. 선거사범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무엇보다 신속해야 한다. 선거가 끝난 뒤 수년이 지나서야 결론이 난다면 법 집행의 실효성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당선인이 임기의 상당 부분을 수행한 뒤에야 위법 사실이 확정되는 상황은 유권자의 선택을 왜곡하고 행정의 안정성에도 혼란을 초래한다. 더불어 법과 원칙에 따른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도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당락에 따라 법 적용의 잣대가 달라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선거는 결과만큼이나 과정이 중요하다. 경찰과 검찰은 선거사범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로 ‘어떻게든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잘못된 선거풍토를 바로잡아야 한다. 아울러 법원 역시 선거사범 재판을 신속하게 마무리해, 당선인의 자격을 둘러싼 지역사회 혼란과 정치적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해야 할 것이다. 재선거에 따른 부담과 사회적 비용이 들더라도, 공정한 선거원칙을 지키고 주민의 선택을 바로 세우기 위해 불가피한 과정이다.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어느 때보다 치열했고, 논란도 많았다. 네거티브 공방을 넘어 상호 고소·고발로 얼룩진 선거전은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하며 지역사회 갈등을 부추기고 도민들의 피로감을 키웠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다. 그런데 이번 축제를 마친 전북의 뒷모습은 밝지 않다. 지역사회 곳곳에 남겨진 상처와 불신의 골이 깊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공동체의 분열이다. 선거 과정에서 지역사회는 지지 후보를 기준으로 갈라졌다. 이웃과 동문 사회, 그리고 친지들까지 서로 편이 나뉘어 대립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선거 과정에서 쌓인 감정의 앙금은 일시적 대립에 그치지 않고 상호 반목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이 같은 분열이 지속된다면 지역 공동체의 건강성을 해치고 사회적 신뢰와 결속력을 약화시켜 지역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어쨌든 선거는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결과를 존중하고, 분열된 민심을 하나로 모아 전북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이제는 승패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며 공동체 회복과 화합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우선 당선인과 정치권에서 선거기간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과 화합의 정치에 나서야 한다. 지역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 앞에 당적과 진영의 경계는 의미가 없다. 오직 도민의 삶과 전북의 미래만이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선거기간 경쟁 과정에서 생긴 갈등을 치유하고 다양한 의견을 포용하는 리더십을 보여줄 때 비로소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 낙선자들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민주주의는 결과에 대한 승복 위에서 작동한다. 이미 지역 유권자들의 판단과 결정이 내려진 만큼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선거 기간 주민들에게 제시했던 정책과 비전을 지역사회의 자산으로 남기고, 건전한 비판과 견제를 통해 지역 발전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지역사회를 뜨겁게 달군 선거는 끝났지만 전북 발전을 위한 여정은 계속된다. 이제는 승자와 패자가 아닌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화합과 상생의 길을 함께 모색해야 할 때다. 갈등과 반목의 시간을 뒤로하고 흩어진 역량을 다시 하나로 모을 때, 전북은 새로운 도약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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