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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묻지마’ 프레임 벗겨내야 실효성 있는 치안 대책 나온다

광주 여고생 피살 사건으로 온 사회가 또다시 깊은 충격에 빠졌다. 비슷한 강력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매번 대책을 쏟아냈지만, 비극은 다시 되풀이 되면서 도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이른바 ‘묻지마 범죄’를 정의하고 접근해 온 정부와 수사기관의 방식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져야 할 때이다. 현재 많은 강력범죄는 ‘이상 동기’ 혹은 ‘무차별 범죄’라는 편리한 용어로 정리된다. 하지만 이런 분류는 범죄의 특성을 설명하기에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모호하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 모르는 관계였다는 사실만으로 범죄를 하나의 틀로 묶어버리면, 그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원인과 위험 신호를 놓치기 쉽다. 범죄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여성혐오와 같은 특정 대상에 대한 증오, 사회적 고립, 정신질환, 경제적 실패, 누적된 분노와 좌절 등 여러 요인이 뒤섞여 있다. 지역별·시간대별 특징도 다르고, 피해 대상이 아동이나 여성 등 일정한 경향성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이를 모두 ‘이상 동기’라는 이름 아래 묶어버리면 결국 대책도 추상적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정부가 늘상 그래왔듯이 CCTV 확대와 가로등 설치, 순찰 강화 등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것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왜 특정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위험이 발생하는지, 어떤 대상이 반복적으로 범죄에 노출되는지, 사회적 위험 요소가 어떻게 축적되는지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우리 전북지역도 지역별 범죄 취약요소와 성별·연령별 위험 특성에 대한 정밀 실태조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현장에 맞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장을 세밀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 두루뭉슬한 대응만 반복해서는 실제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사건 이후 사회적 약자를 겨냥한 범죄에 대해 “전면전” 수준의 강경 대응을 주문한 것은 국민 불안을 고려할 때 당연한 조치다. 특별치안 활동과 엄벌주의는 단기적인 범죄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강력한 의지와 처벌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중요한 것은 범죄의 이면을 얼마나 정교하게 들여다보느냐다. ‘묻지마’라는 단어 뒤에 숨은 진짜 원인을 끝까지 추적하려는 노력 없이 예방의 실효성을 높이기는 어렵다. 이제는 범죄를 단순 분류하는 수준을 넘어, 실체에 접근하는 치안 체계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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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5.19 19:27

[사설] 도민 선택권 짓밟는 지방의원 무투표 당선

6·3 지방선거에서 후보 등록만으로 당선이 확정된 무투표 당선자가 대거 나왔다. 호남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영남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이에 해당한다. 당선자들은 행운이라고 좋아할지 몰라도 선택과 경쟁이 사라지면서 유권자들의 선택권이 박탈된 것이다. 과연 이렇게 당선된 지방의원들이 주민들을 위해 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회의원은 중앙당 지도부를 바라보고 지방의원은 공천권을 쥔 지역구 국회의원만을 우러르는 양당 구조가 낳은 비극이다. 이런 상태에서 풀뿌리 민주주의가 작동될 수 있을지 참담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4∼15일 후보자 등록 결과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투표없이 당선이 확정된 전국의 지방의원 후보는 선거구 2349곳 가운데 307곳(13%)으로 504명에 이른다. 기초단체장도 광주 2곳과 경기 시흥 등 3곳이다. 전북의 경우는 훨씬 심하다. 전북도의원의 경우 지역구 38곳 가운데 65.8%에 해당하는 25곳이 무투표 당선되었다.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비례대표 6명을 포함하면 도의원 44명 중 70.5%인 31명이 정당공천만으로 당선된 것이다. 10명 중 7명이 주민의 심판 없이 배지를 단 셈이다. 지방선거가 생긴 이래 최대 규모다. 특히 전주시는 전체 12개 선거구 중 10개 선거구에서 무투표 당선되었다. 익산시 5개, 완주군 2개, 고창군 2개 등 관내 선거구 모두 무혈입성했다. 기초의원의 경우도 21명의 후보가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러한 현실은 정당이 주민의 선택권을 짓밟는 행위와 다름없다. 민주당의 경우 지방의원 후보는 권리당원 투표로 뽑는다. 전북의 경우 권리당원은 많아야 전체 주민의 20% 안팎이다. 그렇다면 전체 주민의 80%는 이미 투표권을 박탈당한 것이다. 그런데도 지방의원은 감투를 쓰면 완장질을 서슴지 않고 각종 이권과 인사 개입 등 바람 잘 날이 없다. 국회의원의 하수인이요 몸종 노릇만 잘하면 된다. 의식 있고 실력 있는 인사들은 아예 이러한 구조에 진입하려 하지 않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선거법 개정이 급선무다. 우선 후보가 1명이라도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공보물 발송과 정보 공개를 의무화해 최소한의 자질 검증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한다. 또한 중대선거구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지역정당 허용 등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이러한 선거법 개정은 국회의원의 손에 맡길 수 없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나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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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5.18 19:06

[사설] 전주 하계 올림픽 유치, 열기가 식어서는 안된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전주시가 추진하는 ‘2036 전주 하계 올림픽’ 유치는 우리 지역의 미래 발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전북도 관계자들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유산 관리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강원도를 방문한 것은 시의적절했다. ‘2036년 대회’까지 10년여가 남은 듯 보이지만, IOC 유치 절차가 수시 대화체로 바뀌어 결코 시간이 넉넉지 않다. 올림픽 유치라는 국가적 대사가 선거철 정치 국면에 매몰되어 시계가 멈추거나 추진력이 약화돼서는 안 된다. 선거 등 그 어떤 상황에서도 올림픽 유치를 위한 준비와 열기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 현재 IOC는 ‘올림픽 어젠다 2020+5’를 통해 ‘저비용·고효율·친환경’ 중심의 지속가능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IOC의 기준은 “대회를 치를 역량이 있느냐”가 아니라 “대회 이후에도 도시가 지속 성장할 수 있느냐”로 바뀐 것이다. 전주가 세계의 다른 도시들을 제치고 선택받기 위해서는 ‘지속발전 가능성’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지 입증해야 한다. 기존 대도시 중심 올림픽과 차별화된 ‘지역 균형발전형·지방 연대형 올림픽’이라는 전북만의 모델을 더 정교하게 다듬고 준비해야 한다. 새만금, 전주한옥마을, 무주 태권도원 등 지역 내 생태·문화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올림픽 이후 미래가 더 빛나는 도시”라는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제시해야 한다. 결코 전북도와 전주시만의 힘으로는 어렵다. 올림픽 유치는 자치단체의 역량을 넘어 국가적 총량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유관 기관, 문화·체육계,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협력이 총체적으로 맞물려야 한다. 범정부 차원의 유치 지원 체계를 신속히 가동하고, 여야를 초월한 정부 지원 특별법 제정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 도민들의 공감과 참여도 중요하다. 올림픽 개최가 전북의 미래 교통망 확충, 문화 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등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어떻게 직결되는지 명확한 효능감을 제시하여 시민 주도형 상향식(Bottom-up) 열기를 결집해야 한다. 당위성만 앞세운 장밋빛 계획에서 벗어나, 범국가적 거버넌스와 정교한 지속가능성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정부와 지자체, 유관 기관들이 함께 손잡고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엄중한 책임감으로 유치 전략의 구체성을 다듬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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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5.18 19:05

[사설] 지역의 미래 맡길 후보, 자질·역량부터 따져야

6월 3일 열리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자 등록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21일부터 선거 전날인 다음 달 2일까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북도민들은 도지사와 교육감, 시장‧군수, 도의원, 시‧군의원까지 모두 260명의 선출직을 뽑게 된다. 또 군산김제부안갑, 군산김제부안을 등 2개 선거구에서는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을 선출한다. 그동안 정당 경선과 여론조사, 후보 자질 문제 등을 놓고 첨예한 논란이 계속되면서 유권자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여기에 후보 진영 간의 갈등과 대립이 고소‧고발전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지역사회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선거에 대한 피로감도 커졌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 정작 선거의 주인인 유권자는 없었다. 구경꾼에 불과했다. 게다가 선거가 진흙탕 싸움에 매몰되면서 후보의 자질과 역량, 정책 검증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번 선거 역시 정책과 비전 중심의 경쟁보다는 각종 공방과 진영 갈등이 앞서는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이제는 유권자의 시간이다. 선거는 상대방 흠집내기 경쟁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이끌 사람의 능력과 비전을 가려내는 과정이다. 누가 산적한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지, 지역의 미래를 맡길 역량 있는 후보자가 누구인지 냉정하게 살펴봐야 할 때다. 특정 정당의 공천장이나 여론조사 수치 따위에 지역의 미래를 저당잡힐 수는 없다. 이제 진짜 주인이 나설 차례다. 선거의 본질은 결국 사람을 고르는 일이다. 소속 정당이나 개인적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누가 지역의 현안을 정확히 이해하고 해결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또 누가 미래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정책을 제시할 수 있는지가 선택의 핵심 기준이 되어야 한다. 지역의 미래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 선택의 책임은 유권자에게 있고, 그 선택이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게 된다. 지금의 선택이 후회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선거의 주인인 유권자들이 비방과 선동의 소음을 걷어내고, 과연 누가 전북의 미래를 이끌 적임자인지, 후보 개인의 자질과 역량부터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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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5.17 18:42

[사설] ‘희망고문 새만금’새 청장에 거는 기대 크다

새만금은 ‘희망고문’의 상징어가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때와 그 이후 전북을 방문할 때 여러차례 언급하면서다. 착공 이후 35년째 도민 기대치만 높여왔다. 성과가 없으니 전북도민들에게 희망고문만 안겨준 꼴이다. ‘새만금 갖고 놀기’를 되풀이해 온 정치권은 그 책임이 크다. 이 대통령의 희망고문 발언도 “정치권 당신들 그동안 뭐했느냐“는 핀잔으로 들린다. 새만금은 이제 새판짜기가 시작됐다. 현대차그룹은 2월27일 9조원 대 새만금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지방투자를 위한 기업 간담회’ 이후 첫 번째 대규모 지방투자다. 2026년부터 로봇 제조공장, AI데이터센터, 수전해플랜트, AI수소시티, 태양광발전 설비 등이 구축된다. 이를 위해 RE100산단 조성 등 새만금의 재생에너지 허브 육성, 글로벌 메가박스 설정을 통한 기업투자 촉진, 기반시설 적기 조성 등 할 일이 많다. 새만금 마스터플랜(MP)도 새로 변경해야 하고 새만금의 에너지정책도 중요한 과제다. 전남 무안과 경쟁하고 있는 RE100산단 새만금 유치, 재생에너지 인프라와 계통 구축 등 시급한 현안이 많다. 내년도 새만금 국가 예산안 신청도 이달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김윤덕 국토부장관 등 관련 공무원단이 내일(19일) 새만금개발청을 방문, 새만금 대전환을 위한 현장 정책간담회를 여는 것도 이같은 새만금의 시급하고 절실한 당면 과제 때문이다. 때마침 신임 새만금개발청장에 문성요 전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이 임명됐다. 제주출신 정통 관료다. 새만금개발청의 청장과 차장이 장기간 공석 상태로 방치된 상태에서 지난 15일에야 인사가 이뤄졌다. 문성요 청장은 국토 도시개발 분야의 전문가다. 기대가 큰 만큼 추진력과 부처 간 협업 및 정책 조정 경험을 바탕으로 새만금의 투자유치와 기반시설 구축을 속도감 있게 진행시켜야 나아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새만금의 전환기에 맞춰 로봇, 수소, 인공지능(AI) 등 미래 첨단산업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심혈을 쏟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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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5.17 18:41

[사설] 화재진화차 확대로 취약지역 ‘안전 격차’ 해소해야

도내 소방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화재진화차 도입 확대가 시급하다. 최근 군산 어청도 화재 당시 화재진화차가 초기 진압에 결정적 역할을 하며 실효성을 입증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이러한 장비조차 없는 취약 지역의 위태로운 현실을 잘 보여준다. 화재 대응에서 시간은 생명과 직결된다. 하지만 진안·무주·장수 등 산간 오지와 수많은 섬, 긴 해안선을 가진 고창·부안 등 전북의 지리적 특성은 소방차의 신속한 접근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좁은 농로와 굽이진 산길 탓에 가장 가까운 소방관서에서 출동하더라도 20~30분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초기 5~10분 대응에 따라 피해 규모가 결정되는 화재 특성상, 이러한 시간 공백은 사실상 ‘방치’나 다름없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도입된 화재진화차의 역할은 지대하다. 1톤 소형 차량을 활용해 기동성을 높인 이 장비는 정규 소방력이 도착하기 전까지 불길의 확산을 막는 ‘안전 보루’ 역할을 한다. 어청도와 개야도 등 이미 배치가 완료된 12곳의 사례는 화재진화차가 주민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잘 보여준다. 문제는 이러한 혜택이 일부 지역에만 국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현재 추가 배치를 검토 중인 고창 심원면 외에도 소방 장비가 절실한 취약 지역은 도내에 수두룩하다. 심원면 의용소방대원들이 소방차 도착 지연을 우려해 사비를 모아 직접 트럭을 개조해 화재에 대응하고 있다는 소식은 공공 안전 서비스의 불균형을 보여주는 씁쓸한 단면이다. 여기에 이미 배치된 장비 중 상당수가 노후화되어 있하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전북의 소방망은 위태로운 수준이다. 물론 근본적인 해결책은 소방관서 신설과 인력 확충이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당장 화마(火魔)로부터 주민을 보호할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화재진화차의 확대 배치다. 예산과 효율성을 이유로 도입을 늦추는 사이 주민의 안전권은 침해받게 된다. 거주 지역에 따라 생명을 지킬 기회조차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전북소방본부와 각 지자체는 도내 전역의 소방 도달 시간을 정밀 조사하여 화재진화차가 필요한 취약지를 추가로 발굴하고 예산을 우선 배정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뒤늦은 후회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선제적이고 촘촘한 소방망 구축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때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5.14 15:25

[사설] ‘5·18’ 46주년, 민주주의 정신 되새기자

1980년 5월, 민주주의를 향한 외침이 광주를 가득 채웠던 그날로부터 어느덧 46년이 흘렀다. 그날의 숭고한 희생을 추모하며, ‘오월 정신’이 오늘 우리 사회에 던지는 준엄한 화두를 다시 가슴에 새겨야 할 때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다. 5·18 민주화운동이 단순한 과거의 사건을 넘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공동체 정신의 뿌리임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것이다.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가 올해 ‘오월의 꽃, 오늘의 빛’을 슬로건으로 다양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전북에서도 기념식과 이세종 열사 추모식, 이세종 장학금 전달식, 전북도민 순례단, 사진 전시회, 학술제 등의 기념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광주 현장뿐만 아니라 전주와 김제 등 각지에서 열리는 행사에 시민들이 마음을 보탤 때, 오월 정신은 특정 지역과 세대의 전유물을 넘어 보편적 가치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는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전문에 수록한 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면서 기대가 컸다.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은 단순한 문구 추가를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정통성을 완결짓는 중대한 행보다. 하지만 6‧3 지방선거 일정에 맞춰 추진됐던 개헌 시도는 여야의 극한 대립 속에서 결실을 맺지 못했다.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39년 만에 찾아온 개헌의 기회가 여야 정쟁의 벽을 넘지 못한 점은 5‧18 민주화운동 46주년을 맞는 오늘, 우리에게 더 큰 아쉬움과 과제를 남긴다. 사실 오월 정신은 헌법 전문에 실리느냐 아니냐를 떠나 이미 우리 민주주의의 근간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 비록 이번 개헌 시도는 무산됐지만, 헌법 전문 수록은 반드시 성사시켜야 할 정치권의 과제이자 시대의 명령이다. 그래서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적 가치’로 바로 세우기 위한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결집하는 일도 중요하다. 민주주의를 지키고 완성하는 일은 그 가치를 믿고 행동하는 시민의 몫이다. 정치적 합의가 멈춰버린 자리에서 그 가치를 이어가는 것은 결국 시민의 기억과 실천이다. 지금 우리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응답은 5‧18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우리의 일상으로 소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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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5.14 15:09

[사설] 6·3 지방선거 본선 국면, 비방 멈추고 비전을

6·3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일정이 14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등록을 마친 후보자는 21일부터 선거일 전일인 6월 2일까지 공식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정당 경선과 단일화, 여론전으로 이미 과열 양상을 보여온 선거판이 후보자 등록을 계기로 본선 국면으로 전환된다.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할 후보들이 이제는 상호 비방을 멈추고, 정책과 비전 경쟁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그런데 전북지역에서는 선거판이 갈수록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어 우려가 크다. 특히 각종 논란 속에 양자 대결 구도로 압축되면서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도지사와 교육감 선거에서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관심을 모은 전북도지사 선거에 각각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로 출사표를 낸 이원택·김관영 후보는 과거 행적과 정치적 책임 소재 등을 둘러싸고 날선 공세와 반박을 거듭하며 맞서고 있다. 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도 교육철학과 정책이 아닌 표절과 대필 등 후보 자질 문제를 둘러싼 네거티브 공방으로 얼룩졌다. 이어 최근에는 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진 ‘감투 거래’ 의혹을 놓고 이남호·천호성 후보 측이 상호 고발전까지 벌이며 격하게 충돌하고 있다. 선거에서 후보자 검증은 매우 중요한 절차다. 공직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 정책 역량은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들어서기 전에 반드시 점검하고 판단해야 할 요소다. 그런데 선거가 네거티브 공방에 매몰될수록 유권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지역의 미래 비전과 현안 해결 방안은 사라지고, 자극적인 공방만 유권자들에게 각인되기 때문이다. 지금 유권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지역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과 후보의 역량이다. 이에 맞춰 후보들도 침체된 지역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우리 교육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전북의 성장동력을 어떻게 만들어내고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이제 본선 국면이다. 지금부터라도 상대를 흠집내기 위한 진흙탕 싸움을 멈추고 지역의 미래를 위한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해야 한다. 상대를 비방하는 데 몰두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왜 적임자인지를 유권자들에게 정책과 비전으로 보여줘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5.13 18:30

[사설] 대형잡화점 불법주정차로 도로 몸살 앓아서야

전주시내 주요거점에 위치한 대형잡화점 인근 도로가 상시적인 불법주정차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물건을 사기 위해 잠시 세워둔 차량들이 차선을 점유하면서 교통정체는 물론 보행안전까지 위협받는 실정이다. ‘잠깐이면 되겠지’라는 개인의 이기심과 업체의 미온적인 대처, 그리고 단속의 한계가 맞물리며 도로는 이미 본래의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다. 최근 본보가 확인한 완산구와 덕진구 일대 대형잡화점 앞의 풍경은 가히 ‘교통지옥’이라 할 만하다. 편도 4차선 도로 중 1개 차선은 이미 불법주차 차량들이 전용 주차장처럼 점령해버렸고, 매장에 진입하려는 차들과 뒤엉키며 아찔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버스정류장 근처까지 뻗친 불법 주정차 행렬로 인해 시내버스가 경적을 울리며 위험하게 진입하는 모습은 시민의 안전이 얼마나 위태로운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완산구와 덕진구의 대형잡화점 인근에서 적발된 건수만 해도 최근 1년 사이 수천 건에 달한다. 과태료 4만 원이라는 처벌보다 당장의 편리함을 우선시하는 비뚤어진 시민의식이 도로 위 안전불감증으로 고착화된 것이다. 업체 측의 소극적 대응 역시 문제다. 십여 대 남짓한 자체 주차공간을 마련해두고 안내를 지속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폭증하는 방문객 수에 비하면 이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업체는 주차관리요원을 고정 배치하거나 인근 유료주차장과의 협약을 맺는 등 적극적인 교통유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수익은 챙기면서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과 혼잡은 시민과 지자체에 전가하는 행태는 무책임하다. 전주시의 행정력도 더욱 매서워져야 한다. 현재 시행 중인 고정형 CCTV 단속과 계도 위주의 활동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민원이 잦은 구간에는 단속카메라를 추가 설치하고, 상습 위반차량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견인 조치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병행해야 한다. 도로는 공공의 자산이다. 특정매장을 이용하는 개인이나 업체가 사유지처럼 점유할 권리는 어디에도 없다. 편리함이라는 이름 아래 타인의 통행권과 생명권을 침해해서는 안될 일이다. 전주시의 강력한 단속의지와 업체의 전향적인 교통대책, 그리고 무엇보다 나 하나쯤은 괜찮다는 이기주의를 버리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결합될 때 안전한 도로환경이 회복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5.13 18:30

[사설] 네거티브 싸움보다 지역현안 두고 경쟁하라

6·3 지방선거 후보등록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의 공천작업이 마무리되고 본선 경쟁을 앞두고 있다. 전북지역은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네거티브가 난무했다. 지역발전에 대한 비전이나 정책보다 상대후보에 대한 흠집잡기와 고소·고발로 일관했다. 이제 본선은 어떤 색깔의 옷을 입었는지보다는 누가 지역발전의 적임자인지를 가려냈으면 한다. 정책과 공약에 초점을 두고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지방선거는 14-15일 이틀간 후보자 등록이 실시되고 공식 선거운동은 21일부터 6월 2일까지 13일간 진행된다. 이 기간 동안 후보자들은 거리 유세와 방송 토론 등을 통해 정책과 자질을 검증받게 된다. 사전투표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실시되고 본투표는 6월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그동안 벌어진 전북지역 민주당 단체장 경선과 교육감 선거는 정책과 공약이 실종된 진흙탕 싸움이었다. 선거 초반 뜬금없이 내란동조 의혹이 제기된 도지사 선거는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이원택 의원과 김관영 지사가 모두 결과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으나 이를 제기한 이 의원 측부터 슬그머니 꽁지를 내렸다. 이어 김 지사가 술자리에서 택시비를 건넨 사건이 터지고 곧바로 이 의원의 식사비 대납의혹이 불거졌으나 민주당 중앙당은 이중 잣대를 들이대 논란을 키웠다. 김 지사는 제명되고 안호영 의원은 재감찰을 요청하는 등 반발이 거셌다. 결국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현직 도지사가 무소속 출마를 감행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네거티브 공방과 책임 떠넘기기 논란이 계속되고 도민들의 피로감만 쌓이고 있다. 정치 중립으로 진행되고 있는 교육감 선거 역시 극명한 진영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초 6명의 후보가 나왔으나 단일화 등을 통해 이남호 후보와 천호성 후보로 압축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표절 논란과 정책국장이라는 주요 보직 거래설이 폭로되었다. 여기에 극과 극으로 맞섰던 김승환과 서거석 전임교육감까지 나서 과거 회귀형 선거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도민들은 안중에 없고 선거캠프를 중심으로 한 네거티브와 진영간 대립만 남은 셈이다. 지방선거는 4년마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비전과 실천력을 갖춘 후보를 선택하는 게 핵심이다. 정당과 후보는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공약을 제시하고 유권자는 매의 눈으로 이를 가려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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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5.12 18:20

[사설] 진화하는 ’사칭 사기’, 공공기관의 결단이 필요하다

공공기관을 사칭한 사기 범죄가 끈질기게 이어지면서 도민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도내에서만 지난해 481건(95억 원), 올해 4월 말까지 178건(34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하루 평균 1~2건의 피해가 꼬박꼬박 일어나는 셈이다. 이 정도라면 사칭 사기가 특정 취약계층이 아닌, 우리 이웃 누구나 쉽게 당할 수 있는 사회적 재난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범죄 수법은 갈수록 정교하고 악랄해지고 있다. 단순한 전화 사기를 넘어 실제 공무원의 직함을 도용하고, 위조된 공문서와 명함까지 들이밀며 피해자를 속인다. 특히 최근 리튬 배터리 화재에 대한 불안감을 악용해 “소방법이 개정됐으니 리튬 소화기를 사야 한다”며 자영업자들에게 소화기 구매를 강요한 사례는 범죄자들이 사회적 이슈를 얼마나 기민하게 범죄에 활용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가장 심각한 점은 이들이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권위’를 범죄의 수단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검찰, 소방서, 지자체라는 이름은 시민에게 신뢰인 동시에 거부하기 힘든 공권력이다. “당장 조치하지 않으면 처벌받는다”는 식의 고압적 압박으로 피해자의 순간적인 판단력을 마비시킨다. 이는 단순한 금전적 피해의 문제를 넘어 국가 행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매우 위중한 사회적 해악이다.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철저한 확인 습관이 무엇보다도 우선이다. 어떤 공공기관도 전화나 방문을 통해 즉석에서 현금 송금이나 물품 구매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그러나 범죄가 기업형으로 지능화되는 상황에서 개인의 주의력에만 기대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 이제는 공공기관이 “조심하라”는 경고 대신, 사기 시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근본적인 시스템 구축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선 통신사와 협력하여 관공서 발신 전화·문자의 인증 식별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고, 현장에서 공무원 신원을 검증할 수 있는 인증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신종 수법 발생 시 재난 문자 발송 등 실시간 경보 체계를 강화해야 하며, 무엇보다 공공의 신뢰를 무너뜨린 사칭 범죄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단죄가 병행되어야 한다. 사칭 사기는 사회적 신뢰라는 공동체의 근간을 파괴하는 중대범죄다. 이 범죄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개인의 경각심은 물론, 행정 당국의 전방위적인 대응과 실천 의지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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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5.12 18:19

[사설] 지방선거, 끝나지 않았다. 본선이 진짜다

6·3 지방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종래 전북지역은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끝나면 파시(波市)처럼 사실상 지방선거가 막을 내리다시피 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는 도지사 선거가 박빙을 보이고 있고 교육감 선거도 혼전이다. 아직 끝난 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리고 지방의원 선거는 여전히 관심 없는 깜깜이다. 우선 지방선거의 큰 흐름을 주도해온 도지사 선거부터 보자. 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은 김관영 지사와 이원택 의원, 안호영 의원 등 3명이 나섰다. 이런 가운데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김 지사가 술자리에서 택시비를 현금으로 건넨 사건이 터지자 중앙당은 빛의 속도로 제명해 버렸다. 또 이원택 의원은 김 지사의 불법계엄 연루 의혹을 끈질기게 제기했으나 종합특검은 무혐의로 결론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서로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다. 김 지사의 탈락으로 이 의원과 맞붙은 안호영 의원은 이 의원의 식사비 대납과 관련해 중앙당의 무혐의 처분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단식에 들어가는 등 승복하지 않았다. 이렇게 되자 민주당에서 제명된 김 지사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본선에서 직접 도민들의 심판을 받겠다는 것이다. 상당수 도민들도 이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8월 전당대회 연임과 연계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도민들 사이에서 “전북이 꼭두각시에 불과하냐”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도지사 선거가 흔들리자 민주당 전북도당과 김 지사 측은 연일 날선 공방을 펼치고 있다. 예전 같지 않은 풍경이다. 최종적으로 이남호 전 전북대 총장과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가 맞선 교육감 선거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천 후보가 압도적으로 앞서가다 이남호 후보와 황호진 후보, 천 후보와 유성동 후보가 단일화하면서 선거 판세가 출렁이고 있다. 구도는 단순해졌지만 표절 논란과 함께 천 후보와 유 후보 간 주요 보직 거래설이 폭로되면서 심상치 않은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민주당 권리당원 참여로 치러지는 지방의원 경선은 대부분의 유권자가 아예 관심조차 갖지 않는 게 현실이다. 지방선거는 4년 동안 지역의 살림을 맡길 일꾼을 뽑는 의례다. 비록 전북이 민주당의 텃밭이라지만 지방선거까지 중앙당의 눈치를 볼 이유는 없다. 중앙당의 노예나 지역구 국회의원의 몸종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 지방의원은 민주당 공천이 무투표 당선으로 이어져선 곤란하다. 다른 정당과 무소속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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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11 18:51

[사설] 치열한 선거속 ‘민생 예산’ 확보에도 총력을

민주당 텃밭에서 일정한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는 김관영 현 도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전북 지역 6.3 지방선거가 전례 없는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자칫 지역 사회가 두 쪽으로 쪼개져 구심점을 잃고, 내년도 국가 예산 확보 등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선거는 지역의 미래 비전을 결정하는 중차대한 과정이지만, 지역 발전의 토대인 예산 확보 작업이 그 그늘에 가려져 소홀해서는 결코 안된다. 도로와 철도 등 기반 시설 확충은 물론 이차전지, 농생명 등 전북의 핵심 현안 중 예산과 직결되지 않은 사업은 없다. 특히 지금은 중앙부처의 예산안 편성이 마무리되고 기획재정부 심의가 시작되는 사실상의 ‘총력전’ 시기다. 이 중대한 시기를 선거 정국과 계파 갈등에 매몰되어 허비한다면, 신규 사업은 동력을 잃고 계속 사업조차 차질을 빚는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가장 경계해야 할 지점은 선거 국면으로 인해 행정의 집중력이 분산되는 것이다. 정치권이 세 대결과 지지층 결집에만 함몰되고 공직사회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행정의 효율성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선거의 승패는 불과 한 달 뒤면 판가름 나지만, 예산 확보가 부실하다면 차기 도정은 시작부터 발목이 잡히게 된다. 선거를 통해 어떤 후보 선택되더라도, 후보를 뒷받침할 예산이 없다면 그 어떤 공약과 비전도 공허한 구호에 그칠 뿐이다. 따라서 전북도와 각 시·군은 선거와 행정을 철저히 분리하여 대응해야 한다. 정치권은 예산 확보라는 공통의 과제 앞에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성숙함을 보여야 하며, 공직사회는 선거 풍향에 휩쓸리지 말고 중앙부처를 설득할 논리를 보강하며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단체장의 거취가 유동적인 지자체일수록 부단체장을 중심으로 책임 행정을 강화해 행정 공백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도민이 선거를 통해 기대하는 것은 자신의 일상을 실질적으로 바꿔줄 구체적인 변화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현실로 구현해낼 유일한 기반은 안정적인 국가 예산 확보에 있다. 정치는 흔들릴 수 있으나 행정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선거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예산 확보만큼은 냉철하고 치밀하게 챙기는 공직사회의 책임감과 정치권의 성숙한 협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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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11 18:51

[사설] 천호성·유성동 단일화 거래 의혹 수사 ‘마땅’

맑고 깨끗해야 할 교육감 선거가 후보 단일화 대가로 ‘정책국장 거래설’이 불거지면서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후보 단일화 거래 의혹은 천호성·유성동 후보가 단일화 선언 기자회견을 한 직후 터져 나왔다. 단일화에 불만을 가진 유성동 후보 측 선대위 총괄전략본부장이 녹취록을 전격 공개한 것이다. 문제의 내용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천호성한테 간다면 최소한 ‘정책국장’을 약속받고 가는구나라고 이해해 달라”는 유성동 후보의 발언이다. 이른바 단일화 대가로 ‘정책국장’ 자리를 제안 받거나 이에 상응하는 자리를 약속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선거비용 보전’ ‘자리 약속’ ‘공사 등의 계약 업무 사전 약속’ 등의 후보 단일화 거래는 과거 선거에서도 나타났던 익숙한 불법 행태다. 단일화 대가를 예로 든 ‘정책국장’은 어떤 자리인가. 전북교육청은 교육감 산하에 정책국, 교육국, 행정국 등 3개국이 있다. 정책국에는 정책기획과, 미래교육과, 학교안전과, 예산과, 교육협력과 등 5개 과가 있고, 이를 관할하는 정책국장 직급은 부이사관이다. 개방형 직위이기 때문에 교육감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외부 인사를 앉힐 수 있다. 후보 단일화 대가로 서기관급 5개 과장을 지휘하는 부이사관 자리를 주고 받는다니 대명천지에 이런 빅딜이 없다. 매관매직이나 마찬가지인 이권 거래 행태가 교육감 선거에서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경악스럽다. 이와 관련 유성동 예비후보는 “천호성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거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총괄전략본부장이자 친한 형님에게 단일화 선택의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무심코 나온 발언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전북경찰청과 선관위는 이 사안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드세고 후폭풍이 큰 만큼 당장 수사에 착수해 의혹을 해소해야 마땅하다. 수사를 통해 대가성 검은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를 밝혀내고 있었다면 일벌백계해야 옳다. 유성동 천호성 두 후보는 떳떳하다면 핸드폰을 경찰에 제출하는 등 스스로 수사 받기를 자처하는 것도 의혹을 해소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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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10 18:20

[사설] ‘내란’ 멍에 벗은 전북, 무책임한 정치공세 경계

12·3 비상계엄 당시 청사 폐쇄 등으로 내란에 동조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마침내 혐의를 벗었다. 해당 의혹을 수사한 2차 종합특검이 김관영 지사의 내란방조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는 단지 김관영 지사 개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김 지사를 겨냥했지만, 전북 행정과 지역사회를 향한 정치적 논란으로 번지면서 지역사회 전체가 정치적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실제 김 지사뿐 아니라 도청 공직자들까지 줄줄이 특검 조사를 받으면서 공직사회에도 큰 상처를 남겼다. 또 전북이 마치 민주주의의 흐름에 역행한 듯한 프레임에 갇히면서 도민들의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냈다. 국가적 위기상황 속에서, 지역의 수장과 행정조직이 ‘내란에 동조했다’는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된 것 자체가 도민들에게는 커다란 모멸감이었다. 결국 전북의 명예와 직결된 문제였다. 그리고 특검의 불기소 처분으로 김 지사와 전북특별자치도는 ‘내란 동조’의혹의 굴레, 정치적 논란의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또 지역사회도 불필요한 오해에서 벗어나 명예회복의 계기를 맞았다. 선거와 맞물려 지역사회를 뒤흔들었던 내란 동조 논란은 도민들에게 적잖은 혼란과 상처를 남긴 채 일단락됐다. 이에 따라 김 지사 개인은 물론 지역사회도 정치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내란 동조’라는 충격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났다는 점은 지역과 도민의 자존심 회복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이 남긴 후유증은 결코 가볍지 않다. 계속된 공세와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특검의 조사는 도정 운영의 집중도를 떨어뜨렸다. 또 도민들에게도 불필요한 피로감과 불신을 남겼다. 무엇보다 선거철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때 지역사회가 얼마나 큰 비용을 치르게 되는지를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김 지사에 대한 수사 결과 혐의가 인정되지 않으면서, 그동안 이어져온 정치적 공방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번 논란이 김 지사 개인뿐 아니라 전북도와 지역사회에 큰 상처와 피로감을 남겼다는 점에서 교훈이 크다. 무책임한 정치공세가 지역발전의 동력을 갉아먹는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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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10 18:20

[사설] 군산조선소 정상화, ‘SOC 구축’ 급하다

전북 산업 재도약의 핵심 동력으로 꼽히는 군산조선소가 단순 블록 생산을 넘어 완성선 건조를 담당하는 K-조선의 핵심 기지로 거듭날 기회를 맞았다.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HJ중공업 최대 주주인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이 지난달 군산조선소 인수를 위한 본격적인 실사에 착수했다. 현대중공업과 체결한 합의각서(MOA)에 따른 후속 조치로, 민간 차원의 인수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HJ중공업은 올해 안에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군산조선소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중심의 대형 선박 생산기지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는 군산조선소가 블록 생산기지에서 벗어나 완성선 건조가 가능한 신조(新造) 선박 생산기지로 복귀한다는 의미다. 군산조선소 정상화는 군산은 물론 전북지역 기자재 산업과 서비스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거대한 엔진이 될 것이다. 지난 2017년 가동 중단 이후 도민의 염원 속에 어렵게 찾아온 이 기회를 반드시 붙잡아 전북 산업 생태계 복원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지역사회 염원이었던 군산조선소 완전 재가동이 마침내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도민의 관심과 기대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군산조선소 정상화는 전북 산업구조 재편과 지역경제 회복을 가늠할 핵심 변수다. 진정한 정상화는 완성선 건조 역량을 갖춘 글로벌 종합조선소로의 전환에서 출발해야 한다. 문제는 산업계 내부의 의지만으로는 이러한 전환이 완성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군산조선소가 K-조선의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외부 인프라, 즉 공항·항만·철도 등 핵심 SOC 확충이 필수적이다. 물류와 접근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와 글로벌 공급망 참여는 구조적으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조선업은 대규모 자재 이동과 긴밀한 공급망이 핵심인 산업인 만큼, SOC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지역 정치권은 새만금국제공항 조기 완공을 비롯한 조선소 인근 핵심 SOC 확충에 다시 한번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시기가 중요하다. SOC 확충은 조선소가 완전히 안착한 뒤 검토할 사안이 아니라 정상화 과정과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자칫 적기를 놓치면 어렵게 살려낸 군산조선소 재가동의 효과가 반쪽에 그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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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07 18:10

[사설] 민주당 전략공천, 혁신과 성과로 증명하라

더불어민주당이 6·3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군산·김제·부안 갑·을 선거구에 김의겸 전 새만금개발청장과 박지원 최고위원을 각각 전략공천했다. 전략공천은 통상 선거 승리가 중요하거나 정치적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할 필요가 있을 때 활용된다. 이번 공천도 단순한 후보 배치를 넘어 전북 정치 지형의 변화와 새만금이라는 핵심 현안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중앙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읽힌다. 갑 선거구는 의원직 상실로 치러지는 재선거인 만큼 민주당에겐 부담이 큰 곳이다. 이에 당은 언론인 출신으로 청와대 대변인과 초대 새만금개발청장을 지낸 김의겸 전 청장을 전면에 배치하며 ‘지역 발전론’에 무게를 실었다. 새만금 사업은 전북의 미래 성장동력이지만 오랜 정체로 도민의 애를 태워온 것이 사실이다. 도민들은 김 전 청장이 중앙의 풍부한 네트워크와 행정 경험을 살려 지지부진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실질적인 예산 확보라는 결과물을 내놓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원택 전 의원의 도지사 출마로 자리가 비게 된 을 선거구에 박지원 최고위원을 공천한 점도 눈에 띈다. 115대 1의 경쟁을 뚫고 선출된 최초의 평당원 출신 최고위원이라는 상징성은 ‘당원 주권’의 가치를 대변한다. 특히 전북 토박이이자 젊은 법조인이라는 배경은 오랫동안 안정과 경험 위주로 운영해왔던 전북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예고한다. 중앙과 지역을 잇는 ‘허리 역할’을 자임한 그가 지역 정체성을 중앙 정치의 동력으로 어떻게 치환해낼지가 관건이다. 물론 전략공천은 지역 경선 기회 축소라는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불필요한 내부 갈등을 줄이고 선거 준비를 신속히 마쳐 지역 현안 해결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는 실익도 분명하다. 특히 국가예산 확보와 대형 국책사업이 시급한 전북에서는 중앙정치와의 연결성과 정책 추진력이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후보자들의 화려한 이력이 아니라 삶의 질을 바꿀 실천력이다. 새만금은 더 이상 도민에게 ‘희망 고문’이 되어서는 안 되며, 지역 정치는 도민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도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창구가 되어야 한다. 전략공천된 두 후보는 자신들이 왜 이 지역의 적임자인지를 구체적인 비전으로 답해야 한다. 유권자 역시 관심을 갖고 이들의 실행력을 냉정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이 전북의 자존심을 세우고 미래를 여는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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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5.07 18:10

[사설] 전북지사 선거, 결국 유권자 판단에 달렸다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지역사회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전북지사 선거전이 결국 유권자들의 선택이 모든 것을 결정짓는 구조로 수렴되고 있다. 김관영 전북지사가 6일 오후 전북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어 7일 오전에는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선거판이 민주당 이원택 후보와 무소속 김관영 후보의 양자대결로 압축되면서 선거구도가 선명해졌다. 사실 민주당의 오랜 텃밭인 전북에서 현직 지사의 무소속 출마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그만큼 공천 과정에서 나타난 갈등과 정치적 변수들이 적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정치적 결정을 넘어 공천 과정의 판단기준과 당내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논쟁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공천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무책임한 정치행위라는 비판이 일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양 진영의 이 같은 논쟁은 정책 경쟁과 맞물리면서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공은 유권자들에게 넘어갔다. 전북도민의 판단과 선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단순한 정치적 프레임이나 소속 정당만으로 승부가 갈리기보다는, 지역 현안 해결 능력과 향후 4년간의 비전이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각 후보 진영의 주장뿐 아니라, 실제 지역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까지 함께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유권자들이 지역의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양 진영의 대립과 공방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후보들 간의 정치적 논쟁이 과열될수록 ‘지역의 미래’라는 본질이 흐려질 수도 있다. 선택권을 쥔 유권자들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지금 지역 유권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적 소음이나 감정이 아니라 비교 가능한 정보와 판단기준이다. 선거는 특정 정당의 승패를 가르는 절차를 넘어,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집단적 선택행위다. 이제 ‘전북의 미래를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라는 물음이 던져졌고, 유권자들의 선택이 남았다. 그 선택의 결과는 향후 수년간 지역발전 정책과 도민 삶의 질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현명한 선택을 위해 유권자들이 깊게 고민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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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5.06 18:38

[사설] 대학로 전동 킥보드 방치 이대로는 안 된다

전주시 대학로 일대가 무단 방치된 전동 킥보드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개인형 이동장치(PM)의 확산으로 이동의 편리함은 커졌지만, 보행자의 안전과 도시의 질서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전북대 앞 대학로 등 주요 거점에서 목격되는 풍경은 ‘공유 경제’의 현주소가 아닌, 책임감 없는 ‘무단 방치’의 전형을 보여준다. 보행로 한가운데는 물론 횡단보도 진입로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 위까지 킥보드가 점령했다. 시민들은 위태롭게 장애물을 피해야 하고, 좁은 골목길에서는 쓰러진 킥보드를 피하려는 차량과 보행자가 엉키며 사고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무질서는 전주시 킥보드 관련 민원이 2023년 48건에서 2024년 250건으로 5배 이상 폭증한데서 잘 드러난다. 현재 전주시내에만 6,000여 대의 킥보드가 운영 중인 점을 감안하면, 보이지 않는 시민들의 불편은 이보다 훨씬 클 것이다. 도로교통법상 보도 주정차는 명백한 위반 행위이며 범칙금 부과 대상이지만, 현장에서는 이러한 법규가 무용지물인 실정이다. 물론 전주시도 단속 인력을 투입해 계고장을 붙이고, 1시간 뒤에도 방치될 경우 견인 조치를 취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의 행정력만으로 매 순간 쏟아지는 불법 주차를 모두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업체와 이용자, 그리고 행정 당국이 결합된 삼각 대책이 작동해야 한다. 가장 먼저 공유 킥보드 업체가 GPS 기반의 주차 금지 구역 설정을 더욱 정교화하고, 부적절한 장소에 반납할 경우 과금이나 이용 정지 등 강력한 페널티를 부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 지자체는 단순 단속을 넘어 PM 전용 주차 공간을 대폭 확충해 이용자들이 합법적으로 주차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조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용자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하다. 내가 편하게 내린 곳이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인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 킥보드는 ‘차’이며, 보도는 ‘사람’의 공간이라는 기본 원칙을 잊어서는 안 된다. 편리함을 위해 타인의 안전을 담보로 삼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지자체와 업체, 시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대학로의 안전한 보행권을 되찾아야 할 때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5.06 18:37

[사설] 경제·선거·세금도둑·파렴치범 가려내자

6·3 지방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끝나, 선거 분위기가 시들해졌다. 다만 김관영 지사의 무소속 출마 여부에 따라 선거판이 출렁거릴 소지가 남아 있다. 이제 본선에서는 후보들의 정책과 능력은 물론 전과 기록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후보들의 도덕성과 청렴성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특히 공직선거법 위반뿐 아니라 각종 경제사범, 음주운전, 폭행, 사기, 무고, 세금도둑 등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치는 후보들이 수두룩해서 그렇다. 전과 기록이 옥석 구분의 기준이 되었으면 한다. 중앙선관위 예비후보 등록에 따르면 전북의 경우 도지사 예비후보 5명이 전원 전과자며 시장군수 후보 64명 중 37.5%인 24명이 전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지사의 경우 국민의힘 양정무 후보는 9건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 7건은 근로기준법(벌금형) 위반이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최저임금법 위반이 병합된 처분이 1건, 공무원의 강제 처분 표시를 훼손한 공무상 표시 무효 위반 전력이 1건이다. 모두 기업 경영과정과 관련된 위법 행위다. 무소속 김성수 후보는 상해·폭행·재물손괴와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등 2건의 전과를 신고했고 김형찬 후보는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위반으로 금고 6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후보의 2건과 진보당 백승재 후보의 1건은 학생·노동운동 과정에서 발생한 이른바 ‘시국사범’ 성격으로 분류할 수 있다. 또 시장군수 후보 중에서는 무소속 정읍시장 김재선 후보가 12건으로 가장 많은 전과 기록을 신고했다. 지난 선거에서 도지사 후보로 나왔다 사퇴한 김 후보는 공직선거법과 무고혐의로 각각 징역 6월과 10월을 선고받았고 무고, 업무상 횡령, 배임수재로 징역 8월·1년에 집행유예 2년, 그리고 음주운전, 상해, 협박 및 명예훼손,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와 함께 지방의원의 경우 전국적으로 36.1%가 전과 기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번 지방선거 후보들의 전과 기록은 40%에 육박한다. 범죄의 질과 직무 연관성 등을 따져 봐야 하나 일반 유권자에 비해 10%가량 높은 수치다. 문제는 이들에 관한 범죄 이력 관리가 철저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선관위는 후보 등록 때 인적 사항과 재산·병역 사항, 최근 5년간 세금 납부 실적, 전과 기록을 제출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전과 기록은 선거가 끝나면 더 이상 볼 수 없다. 이를 검증해야 하는 첫 관문은 정당인데 그렇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지방의회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천 현장으로 예결산 심사권과 조례 제정권 등을 갖는다. 그런데 전과를 가진 이들이 이러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 아닌가. 제도 개선과 함께 유권자들도 눈을 부릅떴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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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5.0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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