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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잠재성장률 제고 위한 원칙의 경제학 - 최창곤

최창곤(전북대교수·노동경제학)

한국경제는 최근에 상당기간 성장률둔화와 그에 따른 일자리 부족 등의 고질적인 문제를 경험하고 있으면서 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몇 년동안 정부는 성장률을 올리기 위하여 백방으로 노력하였지만 그다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그러한 성장률의 둔화가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이고 달리 표현하면 소위 잠재성장률의 둔화로 보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장기간의 평균성장률이 6-7%인데 일시적으로 성장률이 4%로 떨어졌다면 성장률의 회복을 위하여 소위 전통적인 재정-금융 정책을 이용하여 장기평균 성장률로의 회복을 추구할 수 있다. 경제성장률이 평균적으로 3- 4%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이 상당한 기간 동안 지속된다는 것은 이 문제를 일시적인 경기부양정책으로 해결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시사하고 그에 대한 정책도 구조적이어야 한다. 소위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체질개선을 하는 방법들은 여러 분야에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는 원칙에 충실한 사회로의 회복이다.

 

원칙에 충실한 사회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정직한 사회, 약속을 지키는 사회, 자신의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 모든 직장인이 자신의 직업인다운 사람이 되는 사회, 즉, 교수다운, 국회의원다운, 검사다운, 경찰다운, 관료다운, 교사다운, 성직자다운, 기자다운 등의 사람이 많을수록 원칙에 충실한 사회가 될 것이다. 특히, 전문직일수록, 또는 고위직일수록, "그러한" 다운 사람이 많아져야한다. 그러한 사람이 많아질 때 국가경쟁력은 자연스럽게 제고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을 식민지배한 일본군의 장교로 복무한 사람이 대통령이 된 사회에서, 또 그러한 대통령이 인기 순위 1 위인 사회에서 원칙에 충실하게 살고자 하는 동기는 이미 사라졌다. 역사적으로 원칙에 충실하게 사는 것의 말로가 어떻다는 것을 멍청하지 않은 국민들은 잘 보아왔다. 현명하지 않은 일부 국민들만이 도덕교과서에서 배운 기억대로 성실하게 살뿐이다. 현명한 사람들의 눈으로 볼 때는 원칙보다는 기회주의적으로 사는 것이 이 사회에서 성공의 지름길인 것이다. 대통령이 선거에 이기기 위하여 거짓약속을 하고 약속을 번복하는 일이 아무것도 아닌 양 중계방송되는 사회에서 누가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노력할 것인가? 세종시를 건설한 후에 백년동안 대통령과 관료들이 불편을 겪어서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세종시를 파괴하는 일이 있어도 세종시를 계획대로 건설하는 것은 백년대계가 아니라 천년 대계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세종시 약속을 번복하는 것은 단순히 세종시의 변경이 아니라 사회의 존립기반을 흔드는 행위이다. 이 사회에서 무엇이 중요한 지를 망각하고 있는 것이고, 기회주의적인 행태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천년대계를 위하여 이후의 대통령과 정부관료들은 그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국민들 모두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거짓말을 하여 목적을 달성하고 목적을 달성한 후에 미안하다고, 거짓말이었다고 한다면 그 사회의 질서는 또는 국가경쟁력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러한 계획의 수정이 이렇게 쉽게 제안되고 실행에 옮겨질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국민들의 업보이다. 국민들이 얼마나 건망증이 심하고 우습게 보였으면 부끄럽거나 무서운 줄 모르고 그러한 정책이 발표될 수 있는가 싶다. 약속을 지킨다는 간단한 원칙에 충실한 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은 커지고 우리의 잠재성장률은 높아질 것이다.

 

/최창곤(전북대교수·노동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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