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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 '디지털 소통세대'의 탄생 - 성재민

성재민(인터넷신문 선샤인뉴스 대표)

현 20대를 일컫는 '88만원세대'란 용어는, 1990년대 후반 불어닥친 외환위기 이후 급격하게 변화한 한국경제의 체질로 인해 발생한 새로운 계급주의를 일컫는 말이다. 자칭 'C급 경제학자' 우석훈의 동명저서에서 처음 등장한 이 말은 기존 소득중심의 구분법을 벗어나 세대 중심의 구분법을 제시함으로써 많은 이들의 지지를 얻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의 20대는 사회진입에 있어 기성세대와의 자리다툼을 해야 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세대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매우 불리한 세대다.

 

소위 '88만원세대론'이라 불리는 이와 같은 주장은 경제중심의 관점으로 볼 때엔 매우 적절한 분석으로 여겨지지만 모든 측면에서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내린 분석인만큼, 시각적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88만원세대론'의 등장 이후, 20대에 대한 사회의 시각은 균형을 잃었다. 언론과 사회는 20대를 '스펙'과 '취업'에 목매는 '경제동물'로 그려내며 '88만원세대'의 비극성을 부각시키는데에만 골몰하고 있다. 그들이 가진 가능성과 능력에는 무관심하다.

 

서울공화국 체제를 강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는 젊은 인재의 '무한수급'이다. 지방은 하루에도 수십명의 인구가 빠져나가고 있으며, 그들은 대부분 일자리를 찾아 서울을 향하는 젊은 청년들이다. 그들은 서울에서 벌어질 치열한 경쟁체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 속에 뛰어든다. 지금도 중소기업에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안달인데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말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는 이유는 구직을 원하는 청년들과 구인을 원하는 기업들 사이의 눈높이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어느 한쪽의 눈이 높고 낮은 문제가 아니다. 세대에 대한 이해부족 때문에 벌어지는 일종의 '세대갈등'이다. 이는 곧 세대에 대한 이해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어느 세대나 그 세대를 규정짓는 특징이 있다. '386세대'나 '베이비붐세대', 'X세대' 등의 용어는 모두 그러한 특징을 내포하는 말이다. 지금의 20대는 '88만원세대'일까? 여기 꽤 재미있는 분석이 있다. 「위키노믹스」의 저자 돈 탭스콧은 동명저서에서 지금의 20대를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 정의했다. 20대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나 성인이 된 세대'이며 '디지털을 이용하는 것이 기성세대들이 TV를 켜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세대'라는 것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혹은 넷세대로 불리는 이들 세대는 '자신만의 콘텐츠를 창조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고,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인터넷을 사용'한다.

 

저자가 미국인이기에 한국사회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분석이라 지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인터넷 환경과 문화가 발달한 곳이 한국이기에 더 적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돈 탭스콧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20대의 주요한 특징은 '(넷세대들이) 하는 모든 일에서 자유를 원하고, 맞춤화와 개인화를 사랑하며, 일과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을 추구하고, 협업과 관계를 중시하고, 속도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디지털 소통세대'인 셈이다.

 

최근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서비스는 모두 이러한 넷세대의 특징들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것들이다. 국내에서 1천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가지고 있는 싸이월드 또한 마찬가지다.

 

결국 이들 세대를 잡기 위해서는 그들의 특징과 성향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이는 청년들을 지역에 남도록 할 수 있는 하나의 해답이기도 하다. 20대들은 그들 세대의 특성에 맞는 환경과 일자리를 원한다. 그러나 지금 대부분의 현실은 과거 세대의 기준에 맞춰져있다. 시대가 변화하듯 사회도 변화해야 한다. 사회발전의 원동력은 언제나 사람이었다. 지역사회 발전의 힘도 사람에서 나온다. 20대 인재들의 지역유치는 곧 지역사회의 미래 경쟁력이다. '디지털 소통세대'를 잡아야 한다.

 

/성재민(인터넷신문 선샤인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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