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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영화] 인 디 에어 vs 셔터 아일랜드

해고전문가 우울한 현실…코미디로 버무린 품위있는 절망 '인 디 에어' vs 거부할 수 없는 영상미…살인자들의 섬으로의 초대 '셔터 아일랜드'

소재도 다르고 매력도 다르지만 책을 원작으로 했다는 공통점을 가진 두 편의 영화. 책 좀 봤다는 사람도 영화가 재미 있다는데 동의하게 될 것이다.

 

 

▲ 인 디 에어 (코미디, 로맨스/ 108분/ 15세관람가)

 

누군가에게 거부당하는 느낌을 안다면, 특히 인터넷 메일이나 핸드폰 문자 메시지로 이별 통보를 받아 본 사람이라면 '인 디 에어'는 관심 가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만 만나자'는 이별 메시지가 아닌 '그만 나와라' 라는 해고 통보에 대한 영화지만.

 

 

1년에 322일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해고 대행을 해주는 남자, 라이언 빙햄(조지 클루니). 해고 통보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마음 약한 사장님들을 대신에 해고 사실을 전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다. 해고 사실을 전할 때도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베테랑 해고 전문가인 그. 그의 유일한 목표는 천만 마일리지를 모아 세계 7번째로 플래티넘 카드를 얻는 것뿐이다. 집보다 비행기를 더 편하게 생각하고 세계 진미보다 기내식을 맛있게 생각하는 그에게 이 직업은 그야말로 천직(天職)이지만 어느 날, 자신의 꿈과 희망을 송두리째 뺏어가려는 여인이 등장하고 만다. 온라인 해고시스템을 개발한 신입사원 나탈리(안나 켄드릭) 때문에 해고 대상자를 만나기 위해 비행기를 탈 필요가 없어진 것. 더욱이, 해고에도 정도(正道)가 있음을 주장하던 라이언에게 화상으로 해고 통보를 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결국 이 의욕 넘치는 나탈리에게 진정한 해고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동반 출장을 떠나게 되는데.

 

영화 '인 디 에어'는 코미디 영화지만 그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어둡고 우울한 현실이 보인다. 누군가가 성공하기 위해 누군가는 희생해야하는 사회임을 알지만 해고나 실직은 본인에게도 그 가족에게도 힘든 일이기 때문. '인 디 에어'는 이렇게 해고를 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주 영리하고 재치 있게 코미디로 포장하는 동시에 정착하지 못하는 남자, 라이언의 이야기를 더해 우리 모두의 외로움을 이야기 하고 있다. '아름다운 이별'이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품위있는 절망'은 불가능한 것. 어렵고 힘든 얘기를 역설적인 상황과 웃음으로 풀어낸 감독의 역량이 돋보인다. 월터 컨의 동명 소설(원제: 업 인 디 에어/ Up In The Air)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 셔터 아일랜드(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138분/ 15세관람가)

 

보스턴 근교의 셔터아일랜드에 위치한 정신병원. 탈출 불가한 이곳에서 환자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연방보안관인 테디 다니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동료인 척(마크 러팔로)과 셔터 아일랜드를 찾고 조사를 시작하지만 증거 하나 남아있지 않다. 자식 셋을 죽인 혐의를 받고 있는 여인은 이상한 쪽지만을 남긴 채 사라지고 의사, 간호사, 병원관계자는 서로 맞춘 듯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것. 전혀 나아지지 않는 상황 속에서 설상가상으로 폭풍까지 몰아치는데. 테디는 이 사건들이 정부가 주도한 인체실험과 관계있을지 모른다는 심증으로 수사를 계속하고 폭풍으로 고립된 척과 테디에게도 괴이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옛날 영화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셔터 아일랜드'는 없던 로망도 생기게 만드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오래된 책 냄새를 맡는 듯 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것. 선명하지 않는 색감과 고전 영화에서나 볼법한 배경 선택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묘한 매력이다. 익살스러운 모습은 잊고 부쩍 '어른영화'에 출현이 잦아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셔터 아일랜드'를 빛냈고 무게를 더했다. 반전도 숨어있고 스릴도 있지만 이미 미스터릴 스릴러물을 즐겨 보던 관객이라면 유추 가능한 정도. 그리나 음악과 완벽한 한 편을 이룬 영상미과 진한 감동은 쉽게 거부하기 힘들 것이다. 영화의 원작 소설은 2003년 미국에서 출판된 '살인자들의 섬'으로 '다빈치 코드'와 인기를 다투던 스릴러.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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