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적응학생과 중도탈락 학생이 도내에서만 1년에 500명 가까이 나옵니다. 이런 학생들을 내버려둘 수 없잖아요. 도내 각 시군에 공립대안학교가 1개 이상 만들어 질 수 있도록 동화중학교 운영에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동화중학교 초대 교장으로 취임한 박병훈 교장(56). 초대 교장으로 학교를 반석위에 올려놔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을 앉고 있을 것 같았던 박 교장의 표정이 한 없이 맑고 편안해 보였다. 오히려 박 교장의 얼굴에서는 설레임이 묻어났다.
"저에게 34명의 아이들은 한명 한명이 모두 소중합니다. 이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아마 잘 모르실 겁니다. 때론 친구처럼, 때론 아버지처럼 저를 대하는 아이들을 보며 오히려 제가 더 젊어지고 있습니다."
동화중에는 교장실이 따로 없다. 교무실 한 켠에 쇼파 몇개와 책상을 놓았을 뿐이다. 당초 교장실로 사용하기로 했던 공간은 회의실로 변했다. 이는 교장은 권위를 내세우는 자리가 아닌,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교사의 업무를 보조해야 한다는 박 교장의 평소 생각에서 비롯됐다.
박 교장은 동화중 교장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꿈누리 교실'에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중도 탈락 위기에 놓인 학생들을 돌봐왔다. 그리고 동화중학교가 설립될 수 있도록 밑거름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교직에 몸담은지 30여 년의 시간, 박 교장에게는 수도 없이 많은 보람이 있었다. 특히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밖으로 돌던 아이들이 점차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성장해 나갈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교장은 임기가 끝나는 4년 후 다시 평교사로 돌아가 아이들과 호흡을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제도적 틀 안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더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기 위해서라는 게 박 교장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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