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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은 시인에 대한 대접이 소홀하다

고은 시인은 한국문학의 노벨문학상 도전사에서 가장 목표에 가까이 접근한 인물이다. 올해도 유력한 수상후보로 거명되었으나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수상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만큼 안타까움 역시 컸다. 하지만 벌써 8년째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 것만해도 대단한 일이다. 그가 얘기했듯 "한국에서 시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가 가까운 시일내에 수상의 영예를 차지할 것으로 믿는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그의 뛰어난 문학적 업적과 정신은 높이 평가되고 기려져야 마땅하다. 일부에서 "노벨상을 타야만 꼭 훌륭한 작가냐"는 회의론도 없지 않다. 그러나 우리 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넘어야할 고지임에 틀림없다. 나아가 이는 국력의 척도로도 볼 수 있다.

 

전북은 오래 전부터 걸출한 문인들을 수없이 배출해 왔다. 이병기 채만식 서정주 신석정 고은 최명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말고도 유망한 젊은 작가들이 뒤를 잇고 있다. 그 가운데 서정주는 1980년대 부터 작고할 때까지 꾸준히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우리는 이번 수상 실패를 계기로 고은 시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에 대한 고향에서의 대접이 너무 소홀하지 않은가 하는 점에서다. 그는 시집 등 150여 권의 책을 냈고 16개 언어권에 58종이 번역 출판될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해외 지명도가 굉장히 높다.

 

반면 고향인 군산을 비롯 도내에는 그와 관련된 행사나 기념물 하나 없다. 군산시 미룡동 그의 생가는 다른 사람 소유이고, 문학관 건립은 아예 계획조차 없다. 그 보다 못한 인물이나 다른 지역 작가의 기념관도 건립하는 판에 너무 홀대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히려 광주에서는 '2010 광주 비엔날레'의 주제로 그가 쓴 '만인보'를 내세웠다. 그가 거주하는 안성시에서는 노벨상 수상후보에 오른 것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만일 이번에 상을 탔다면 기념관 건립 등 대대적인 사업이 벌어졌을 것이다.

 

이대로 가다간 그의 탯줄이 묻혀있고 문학적 상상력의 원천인 이 지역이 이니셔티브를 뺏길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지역이 배출한 인물에 대한 문화적 재산권을 선점 당할 수 있다는 말이다. 더 늦기 전에 학술적인 조명에서 부터 생가복원, 기념관 건립, 기념사업 등에 대한 공론을 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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