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시작된 제주 올레길은 지난해만 해도 25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올레길의 성공은'걷기 열풍'이라는 트렌드를 천혜의 풍광이 갖춰진 제주의 자연및 문화와 연결시킨데 있다. 올레길이 성공을 거둔 이래 전국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길 조성사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름만 약간씩 다를 뿐 그야말로 길 전성시대다.
도내 역시 이같은 흐름에 예외가 아니다. '예향천리 마실길 조성사업'으로 올해 부터 2013년 까지 4년간 총25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14개 시군에서 30여개(1100㎞) 길 조성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사업도 있고, 시군 자체적인 명품길 조성도 있다. 탐방객들에게 농촌이나 산골의 자연과 생태환경, 문화를 알리면서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을만 하다.
그러나 마실길이 조성 운영되고 있는 과정을 보면 우려되는 점이 적지 않다. 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길을 조성하다 보니 실효성이 떨어지는데다 관리도 엉성하기 때문이다. 먼저 길 조성을 주민 소득증대와 연계시키는 작업이 미흡하다. 길을 조성할 때 지형및 공사의 적정성등 기술적인 검토에만 치중한 나머지 숙박이나 음식, 대중교통, 특산물등과의 연계성등을 감안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탐방객들을 안내하는 안내센터나 인력이 확보되지 않고 있는 것도 준비 소홀의 단면을 보여주는 실상이다. 특히 지역의 문화나 주변 주민 삶의 얘기가 담긴 스토리텔링이 뒷받침되지 못한 것은 마실길을 그냥 극기훈련하듯 걷기만하는 코스로 변질시킬 우려가 크다. 중간 쉼터나 화장실, 민박등 편의시설의 부족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래서는 여성이나 아동이 동참하는 가족단위 참여가 어렵다. 또 시군별로 제각각 추진하다 보니 노선의 일관성이 없는데다 일부 구간은 무리한 노선개발로 안전사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마실길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찾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코스가 돼야 한다. 자연환경등 여건이 부족한데도 무턱대고 마실길을 조성하는 것은 전시행정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사람들이 몰려들어 마실길이 훼손되는 상황이 빚어져서도 안되겠지만 탐방객이 적어 길로서의 역할을 못하게되면 예산만 낭비하는 꼴이 된다. 경쟁적인 마실길 조성을 지양하고 철저한 검토를 거쳐 효율적인 추진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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