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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 학교에 사람은 사라지고, 죽어있는 지식뿐

이수화(창작극화 단원)

 

요즘 학생과 교사사이의 폭력에 관한 기사가 많이 보인다. 폭력교사에 폭력학생도 모자라 이젠 서로 몸싸움을 한다는 기사가 올라오고 있다. 학교 체벌금지와 공교육문제 등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보고 있자니 대학입시 위주의 가치관으로 인해 희생양이 되는 모든 학생들의 현실을 비판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가 생각이 난다.

 

죽은 지식, 입시위주의 주입식 교육을 비판하면서 그런 비참한 교육현실을 그려내고 있는 영화로서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현실과 너무 닮아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꿈을 잃어버리고 물질만 좇아가는 메마르고 정이 없는 삶을 살아가면서도 회복하려고하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어쩌면 빡빡한 교육제도 안에서 살아가는 학생들은 감성이 발달해야 할 때에 지성만을 위해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졌는지도 모른다.

 

일찍이 라이머가 '학교는 죽었다'고 설파한 바 있지만, 한국 교육에서는 학교가 죽은 것이 아니라 학교 속에, 교실 속에 사람이 죽어있다고 표현함이 타당할 것이다. 학교 교육에서 주인이어야 할 사람은 쫓겨나고 그 자리에 지식이 들어선 것이다. 지식이 교사와 학생들을 지배하고 있다. 그것도 살아있는 지식이 아니라 죽어있는 지식이다.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교사도 학생도 지식의 노예가 되어 교육의 비인간화현상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교육의 인간화는 우선 사람을 가르치고 사람을 배우는 교육 행위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극도의 이기적, 개인적 원자화를 극복하고, 더불어 사는 상호 의존적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삶의 태도를 전인교육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설정 해야한다. 정답만이 최선의 단일가치로서 인식되는 폐쇄성은 한국 교육이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중의 하나이다.

 

그래도 '죽은 시인의 사회'에 등장하는 '키팅'교사처럼 학생의 인성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는 중에 그것을 되찾아주고자 노력하는 선생님들도 있다. 키팅은 제자들에게 틀에 박힌 지식보다 각자의 개성을, 창조적 사고를 가르치려고 여러 시도를 하지만 번번이 교장에게 제지를 당하고 결국에는 학교에서 퇴출당한다. 아무리 개개인들이 사회제도에서 벗어나 여유를 가지고 자신의 감성을 발달시키고 싶다하여도 사회제도를 벗어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학교 역시 학생들을 창조적 사고로 기르기 위함보다는 마치 두더지 게임을 하듯 튀어 오르는 모든 것을 망치로 때려 밀어 넣는다.

 

죽은 자는 다시 살아나지 못하듯 '죽은 시인의 사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발버둥 치려해도 그들이 꿈꾸고 원하던 살아있는 시인의 사회는 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척박한 세상에서 메마른 가슴을 안고 살아가야 할까. 모든 교사들을 '죽은시인의 사회'에 등장하는 키팅처럼 행동하라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급변하는 세계에서 새로운 삶의 존재양식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고, 정보화 시대의 변혁 속에서 끊임없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창의적 인간. 자기 교육력을 가진 인간을 길러 낼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이 이와 같은 시대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학생과 교사의 잘잘못을 가릴게 아니라 제도의 운영이나 교육내용, 그리고 재정 투자 및 환경 개선 획기적 정책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 이수화(창작극회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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