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행정으로 막대한 재정손해를 보게 된 남원시가 그 책임을 물어 전 시장에게 보상금 청구에 나섰다. 업무처리와 관련해 전직 단체장에 대한 구상권 청구는 이례적이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재임기간이 끝나면 사실상 면죄부가 제공돼 왔던 관가의 관행에 쐐기를 박은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절차가 남아 있지만, 바람직한 일이다.
남원시는 최근 "당시 계약파기를 결정해 막대한 손해를 입힌 최진영 전 시장에 대해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 때 시장의 지시를 받고 계약을 처리한 관련 공무원도 일부 구상금 청구나 문책 조치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이미 지난해 10월 생활폐기물 처리계약의 일방적 파기로 업체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26억7,000만원을 물어주라고 업체 측의 손을 들어줘 시측은 그 재정부담을 두고 고민해 왔다.
그러나 이번 결단은 자체적으로 감사한 결과 당시 남원시는 업체가 사업 부지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성급히 계약을 체결해 특혜의혹을 일으켰고, 지방의회의 의결을 얻지 않고 계약을 맺어 부적정한 행위로 판단한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자 일방적으로 계약까지 파기한 것으로 나타나 총체적인 행정부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일은 예상됐던 결과지만 그래서 더욱 안타까운 게 사실이다. 지방권력의 남용 또는 악용이라 지적될 만큼 무리했던 까닭이다.
행정의 재정운용에 대한 외부의 규제나 내부의 견제가 없었다는 게 문제다. 이번 일은 지방 재정자립도가 심각한 시점에서 필요한 사업은 제쳐두고 행정을 눈앞의 이익만을 좇게 될 도구로 전락한 것으로 알려져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그러한 재정 운용의 피해는 결국 지역주민에게 돌아간다. 지방재정을 갉아 먹는 '제멋대로' 행정행위는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민선 5기 들어 곳곳에서 선심성 정책이 잇따르면서 지자체들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자치단체장은 선거당시 맹세했던 '알뜰살림' 초심을 되살려야 한다. 아울러 재임기간 방만한 행정은 퇴임하고 나서도 탈날 수 있다는 걸 명심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남원시의 구상권 청구가 부실행정을 개선하고, 지방자치에 대한 새로운 건설적 논의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진정한 자치는 건강한 재정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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