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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서로 변신 '셔틀콕 메달리스트' 데뷔전서 KO승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배드민턴 동메달리스트 이재진."

 

링 아나운서가 경기를 앞둔 복서의 이색 경력을 소개하자 장내가 조금 술렁였다. 하지만 펀치력에 대한 기대보다는 격투기와 거리가 먼 배드민턴 선수가 과연 링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라는 시선이 많은 듯했다.

 

제36회 전국 프로복싱 신인왕전 예선전이 펼쳐진 22일 경기도 남양주 체육문화센터.

 

이날 3번째 경기인 미들급(72.57㎏ 이하) 예선에서 이재진(28.일산중산체육관)이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링 위에 올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배드민턴 남자복식에서 동메달을 딴 것을 비롯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는 등 셔틀콕 대표팀의 기둥 선수로 활약한 이재진의 프로무대 데뷔전이었다.

 

공이 울리고 1라운드가 시작되자 이재진은 초반부터 큰 스윙을 휘둘렀다.

 

일반 복싱 선수와는 다른 듯한 스윙에 관중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다가 곧이어 '와~' 하는 탄성으로 이어졌다.

 

1라운드 초반 강력한 훅을 상대 안면에 꽂아 다운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시원하게 펀치를 휘두르던 이재진은 1라운드 1분29초에 다시 한 번 다운을 빼앗으면서 KO로 멋지게 데뷔전을 장식했다.

 

이재진은 "배드민턴 경기 때는 늘 두 명이 함께 뛰었는데 오늘은 혼자서 링에 올랐다"라며 "무척 긴장했는데 예상외로 일찍 경기가 끝났다"고 미소를 지었다.

 

다른 복싱 선수에 비해 스윙이 큰 것에 대해서는 "배드민턴 경기를 오랫동안 하다보니 팔 휘두르는 형태가 굳어진 것 같다"며 "습관처럼 스윙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진이 복싱에 발을 디딘 것은 지난해 2월. 배드민턴 선수로 나이가 들어가는 만큼 순발력을 키우려고 취미삼아 배우기 시작했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생활을 하면서 탄탄하게 체력을 다진 이재진은 복싱에서도 곧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생활체육 복싱대회에서 우승하더니 지난 1월 프로테스트에도 합격했다.

 

이재진은 "새로운 운동을 하면서 몸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복싱을 시작했다"며 "'배드민턴 선수가 왜 맞아가며 복싱을 하느냐'고 말하는 분도 계시지만 요즘 복싱에서도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재진을 지도한 신성욱 일산 중산 체육관장은 "스피드가 좋고 승부욕이 무척 강하다"며 "기량을 익히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 프로테스트 때도 1라운드 40초 만에 KO로 이겼다"고 칭찬했다.

 

밀양시청 배드민턴 팀에 소속된 이재진은 베이징 올림픽 후 국가대표에서는 은퇴한 상태다. 일산에서 훈련을 하다가 국내 대회가 열리면 밀양시청 팀과 합류해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재진은 '복싱으로 전향하는 것이냐'고 묻자 "전혀 아니다"라며 "주종목은 여전히 배드민턴이다. 복싱은 배드민턴 경기력에 도움을 주려고 배울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목표와 관련해서는 "크게 목표를 잡을 수 있겠지만 일단은 당장 다음 8강 경기에서 이기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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