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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권 위협하는 해괴한 도교육청 감사

진보 성향의 김승환 교육감이 취임한 이후 교육계에 적잖은 변화가 일고 있다. 과거 보수 교육감이 해왔던 방식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변화와 개혁을 통해 구태의연한 전북 교육을 새롭게 살려 놓겠다는 김교육감의 의지는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도 그 추진 방식을 놓고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특히 전임 교육감 시절 요직에 앉았던 사람들을 표적삼아 감사해서 인사 조치한 것은 잘 잘못을 떠나 방법이 졸렬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전북 공교육의 일번지라 할 수 있는 전주고 교장에 대한 감사는 너무 비인격적이고 비교육적인 것이어서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

 

교육청 감사담당관실에서 감사를 앞두고 교사들에게 제보 용지를 배포했다. 원래 감사는 신상과 연관이 있어 그 기법이 중요하다. 학교는 물론 당사자 명예를 존중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감사는 공개 감사를 통해 비리를 근절시키겠다는 뜻보다는 교장의 권위나 명예를 사전에 흠집내려는 것 밖에 안된다. 한 학교에 근무하는 교장의 비리를 사전에 수집 한답시고 교사들을 상대로 비리 제보용지를 배포한 것은 그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

 

감사자와 피감자는 종속 개념으로 봐서는 안된다. 결코 우월적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다. 마치 윤흥길 소설 완장에 나오는 임종술 마냥 날 뛰어서도 안된다. 지금이 어느 세상인가. 아무리 교장의 사전동의와 협조를 얻었다고 해도 이 같은 짓을 할 수는 없다. 설령 잘못 했다고 해도 그 절차와 방법을 이 같은 식으로 꼭 해야만 했던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공모제로 외부인을 감사관으로 뽑은 전북교육청의 감사기법이 이 정도 수준 밖에 안되는가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장에 대한 감사를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비리가 있으면 언제든지 해야 한다. 성역이라는 게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 방법이 문제다. 교장의 동의와 협조를 얻었다는 것도 그렇다. 피감자로서 각본대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교장인들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걸 갖고서 사전 협조 운운하며 교사들에게 제보용지를 나눠준 것은 오만방자한 태도다.

 

앞으로 이 같은 일을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마치 인민재판식으로 나무 위에 올려 놓고 흔드는 식이라면 누군들 살아 남을 수 있겠는가. 지금 상당수 도민들은 김교육감의 이같은 업무처리 방식에 곱지 않은 시선과 함께 회의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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