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식 우승 전북맹아학교
"갑니다!"
15일 오후 3시30분 우석대 체육관.
'제2회 한국시각장애인테니스대회' 번외 경기로 치러진 복식 경기(저시력+전맹)에서 우석대(총장 강철규) 장애 학생들로 구성된 체육 동아리 '프리월드 우석' 이민호(특수교육과 4학년·시각장애 3급)·황대명(특수교육과 4학년·시각장애 1급) 조와 전북맹아학교(교장 권선정) 강동우(중 3·시각장애 1급)·서동수(중 1·시각장애 6급) 조가 맞붙었다.
선수들은 서브를 하기 전 상대가 준비할 수 있게 '갑니다'라고 외쳤다. 그런데도 서브한 공이 같은 조원 엉덩이에 맞거나 헛스윙(swing)하기 일쑤였다. 경기가 무르익을수록 선수들은 서툴지만 포핸드와 백핸드를 구사하며 그럴듯한 공방전을 벌였다. 경기 결과는 올해 첫 출전한 전북맹아학교의 승.
시각장애인 테니스는 일반 테니스 경기장(가로 8.23m×세로 23.77m)보다 작은 6m×13.4m 크기의 코트에서 시각장애인용 라켓과 안에 방울이 들어 있는 특수 공을 이용해 상대 코트로 공을 넘기는 방식으로 자웅을 겨룬다.
시합 내내 경기장 주변을 맴돌며 제자들의 시합 장면을 카메라에 담은 전북맹아학교 정문수 교감(42)은 "우석대에서 올해 시각장애인용 라켓과 공, 네트 등을 지원해 줬다"며 "본격적으로 연습한 것은 올해 장애학생체전이 끝난 6월부터이고, 방과 후 한두 시간씩 모여 대회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육상과 조정, 골볼, 축구 등이 할 수 있는 스포츠의 전부였던 전북맹아학교 학생들로선 올해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탈출구가 하나 늘어난 셈이다.
정 교감은 "아이들은 지금 경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서 있는 것 자체가 어색할 것"이라며 "저도 직접 해봤는데, 안대를 쓰고 하면 깜깜함 속에 언제, 어디서 방울 소리가 들릴지 너무 막연하다"고 말했다.
강동우는 "소리만 듣고 공을 치는 게 어려워요."라고 말했다. 서동수가 "잘 보이기만 하면 잘 칠 텐데…"라고 말하자 이국형(중 1·시각장애 1급)이 "시각장애인이니까 당연히 안 보이지"라며 우문현답(?)을 내놓았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1회 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인천혜광학교를 비롯해 전북맹아학교, 프리월드 우석 등 3개 팀이 참가했다. 당초 출전키로 했던 강원명진학교는 불참했으며, 우석대 특수교육과 학생 3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 경기 결과
▲ 종합
1위 인천혜광학교, 2위 전북맹아학교, 3위 프리월드 우석
▲ 단식(저시력)
1위 인천혜광학교 황태경, 2위 인천혜광학교 김선도, 공동 3위 전북맹아학교 서동수·프리월드 우석 김종남, 공동 장려상 전북맹아학교 이국형·프리월드 우석 김규준, 페어플레이어상 전북맹아학교 박찬수·프리월드 우석 이민우·황대명
▲ 복식(저시력+전맹·번외 경기)
1위 전북맹아학교 강동우·서동수, 2위 프리월드 우석 황대명·이민호
▲ 지도자상
전북맹아학교 박성준 체육교사(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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