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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불편해도 말 탈수 있어 행복해요"

전북장애인체육회 주최·전주기전대학 마사과 주관 승마 강습회

전라북도장애인체육회가 주최하고, 전주기전대학 마사과가 주관한 승마 강습회를 찾은 전북푸른학교장애학생들이 승마체험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desk@jjan.kr)

1일 오전 11시 전주승마장 실내마장.

 

말에 탄 전북푸른학교 강은자(초 4·지적장애 2급)가 플라스틱 고리를 땅바닥에 세워진 막대를 향해 하나씩 던진다. 고리 7개 가운데 막대기에 걸리는 게 하나도 없다.

 

말에는 세 사람이 달라 붙었다. 리더(leader)인 이보라 양이 앞에서 끌고, 사이드 워커(side walker)인 박세진 양과 위현 군(이상 전주기전대학 마사과 1학년)이 양 옆에서 기승자를 보조했다.

 

마장 가운데서 교관 역할을 하던 윤상근 군(전주기전대학 마사과 2학년)이 이미 스무 바퀴를 돈 강은자에게 "이제 내려와야지?"라고 하자 소녀는 말 갈기를 쥐고 버틴다. 다른 두 마리 말에 탄 학생들은 각 교관의 지시에 따라 양팔을 벌린 일명 '비행기 자세'로 열까지 숫자를 세거나 구구단을 외웠다.

 

이날은 전라북도장애인체육회(회장 김완주)가 주최하고, 전주기전대학 마사과가 주관한 승마 강습회가 열린 날. 전북푸른학교(교장 이민우) 초·중·고교에 다니는 지체장애·지적장애 학생 25명은 말에 오르면 내려올 줄 몰랐다.

 

전북푸른학교 최규빈 체육교사(31)는 "오기 전엔 아이들이 말 타는 걸 겁내고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재미있어 하고 잘 타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제자 15명과 함께 승마 강습을 이끈 전주기전대학 마사과 박영재 교수(48)는 "재활 승마는 지체장애인들의 틀어진 자세를 바로잡아 주고, 주의가 산만한 지적장애인들의 집중력을 길러준다"며 "일반 승마와 달리 리더·사이드 워커(2명)·교관까지 4명이 필요하고, 장애 유형마다 다양한 소품과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전주기전대학 마사과는 이번 강습회와 별도로 2008년 9월부터 자체 재활 승마 강습 프로그램을 운영, 현재까지 105명의 장애인들이 혜택을 받았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그는 "재활 승마 교관 자격증은 국내 자격증이 없고 국제 자격증만 있다"며 "2007년 제가 도내서 최초로 땄고, 지금까지 전주기전대학 마사과에서 11명이 이 자격증을 땄다. 우리나라에서 재활 승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한국마사회와 삼성전자 승마단, 전주기전대학 마사과 등 세 곳뿐"이라고 말했다.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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