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홍성대 이사장은

사학다운 사학 뿌리내린 '수학의 달인'…盡己 실천한 거목

홍성대 이사장은 올해 일흔넷이다. 특별히 하는 운동은 없지만 칠순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좋은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화색도 10년쯤 젊게 보인다.

 

그 많은 세월을 논리력과 사고력, 이성(理性)의 힘에 의지해 온 탓일까. 지금은 가끔씩 허탈감을 느끼고 숙면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정점을 향해 굳세게 달려온 뒤 끝의 허탈감 같은 것이라고 했다.

 

'진기(盡己)'는 홍성대 이사장의 좌우명이다. 자기 자신을 다하라는 뜻이다.살아온 인생을 보면 진기야말로 그한테 딱 들어맞는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정읍 태인면 태성리에서 7남매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1900년생인 부친(홍수표씨)은 서울 중동중학교 1회 졸업생이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운제(芸齊) 윤제술 선생이 부친과 동기동창이다. 홍 이사장이 전주고를 놔두고 남성고로 진학한 것도 부친과 친구인 운제 선생이 남성고 교장으로 있었고 기차 통학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부친의 호를 따 설립한 명봉도서관의 현판은 운제 선생의 글씨다.

 

어릴 때 가세가 기울었고 고교시절엔 거처를 열다섯번이나 옮겨야 할 정도로 가정형편이 어려웠다. 태인에서 신태인까지 자전거를 타고 간 뒤 통학열차를 타고 익산역에 내려 20분쯤 걸어 등교했다. 1957년 서울대 수학과에 입학한 뒤엔 과외 아르바이트로 등록금과 책값, 하숙비 등을 해결했다. 졸업 후에는 학원 강사로 진출했고 명성을 얻어 스타강사로 부상했다.

 

과외 시절 광화문 서점가를 뒤져 만든 문제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책을 저술한 게 '수학의 정석'이다. 많은 자료를 버리기가 아까웠고 내 책을 갖고 강의해야겠다는 욕심에서 책을 만들었다. 26살에 시작해서 3년만에 완성했다. 그리고 부(富)도 쌓였다.

 

돈을 어디에 쓸 것인지 고민도 많이 했고 주변 인사들의 조언도 받았다. 결론은 인재양성이었다. 그리고 1981년 상산고를 설립했다. 그의 나이 마흔네살 때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상산고는 서울에서 상산고 진학반이 따로 있을 만큼 전국적인 명문사학으로 부상했다. 한번 집어넣으면 빼내 쓸 수 없는 학교법인에 번 돈을 투자, 사학다운 사학을 만든 것이다.

 

사학에 대한 홍 이사장의 열정은 남다르다. 사립학교인 태인중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자신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당시 태인에서 전주나 익산의 중학교로 진학하는 학생이 서너명에 불과한데 태인중이 생기면서 100여명이 중학교에 진학했고 자신도 그중의 하나라고 한다. 사립학교가 없었다면 국민중 3분의 2는 중고교 문턱에도 가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사학을 곱지않은 시선으로만 볼 게 아니라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한다. 한국 자선단체가 네팔에 10억짜리 학교 지어주자 학생과 학부모, 정부가 그렇게 고마워하던 광경이 부러웠고 우리도 그런 풍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홍 이사장은 낯 내는 걸 싫어한다. 주변에 도움 줬던 일들을 물었더니 손사래를 쳤다. 1998년에는 거액의 사재를 출연, 모교인 서울대에 연건평 3600㎡ 규모의 초현대식 연구동인 '상산수리과학관'을 기증했다. 크고 작은 기부가 많았겠지만 그는 입을 다물었다.

 

한국사립고법인협의회 회장, 서울대총동창회 부회장, 국제수학올림피아드후원회 회장을 역임했고 전북대 초빙교수를 지냈다. 전북대에서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홍 이사장은 1남4녀를 두었다. 아들 상욱씨는 성지출판주식회사 대표이사 사장과 상산학원 이사를 맡아 부친의 육영사업을 물려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국회 초당적 협력 요청... “단결과 연대에 나라 운명 달려”

국회·정당“‘핵융합(인공태양) 발전’ 에너지 패권의 핵심”

국회·정당“제2중앙경찰학교 부지 남원으로”

정치일반전북도청은 국·과장부터 AI로 일한다…‘생성형 행정혁신’ 첫 발

정치일반전북 ‘차세대 동물의약품 규제자유특구’ 후보 선정…동물헬스케어 산업 가속화